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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1
미우라 시온 지음, 윤성원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순간만은 바람도 , 땅도 내 거다. 이렇게 달리고 있는 한 나만이 체감할 수 있는 세계다.'
다이어트 한답시고 런닝머신위에서 10분을 뛰기도 힘겨워하고 지겨워서 좀이 쑤시는 나다.
어릴적에는 나름 달리기를 곧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30분 걷는것에 만족하고 뛰는것은 엄두도 내지 않게 되어버리다니.....,
그런데 달리기를 소재한 책이 시선을 잡아 끌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있다] 제목처럼 강하게 부는 바람을 헤치며 달리는 역전경주라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달리기를 소재로 한 책이다.
'만화적 상상력과 드라마틱한 스토리의 최고 청춘소설'이라는 광고가 문구가 나를 솔깃하게 했을 것이다.
자칭 만화 매니아까지는 아니지만 준매니아 급은 되지 않을까 한다.
왠만한 책방의 만화는 대부분 섭렵했을 정도이니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 주위의 구박이 심해서 자중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나에게 만화 대신 대리만족을 충분하게 안겨준 책이다. 그것도 평범함 혹은 괴짜스러움과 황당함으로 시작하지만 각고의 노력끝에 최고가 되는 인간승리를 다룬 스포츠 만화를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 맞는 책이 아닐수 없다.
강압적인 운동부 감독과 질투와 질시에 쌓인 운동부에 진력이 나서 결국 사고를 치고 평범한 학생으로서 대학에 입학한 가케루. 그러나 천성적으로 달리기를 좋아하기에 언제나 타인과의 벽을 쌓고 홀로 달리기를 하던차에
"달리기를 좋아하나?","네 달리기는 참 좋구나"라는 말을 건넨 기요세를 만나 지쿠세이소라는 허름하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주택에 입주하게 되면서 생각지도 못한 제2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주인부터 해서 절대 평범하지 않는데 입주해서 살고있는 면면 또한 평범함을 넘어 비범함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날 하코네 역전경주에 도전하는 10명의 선수가 있다.
지쿠세이소라는 다허물어져 가는 건물에서 기요세를 주축으로 하여 신화를 만들려 한다.
"우리다함께 정상을 노리자"
어느날 전부 모인 자리에서 기요세는 터무니 없는 제의를 한다. 자신의 꿈이었으며 희망인 달리보자고
다들 제정신이냐고 거부의 반응을 보내지만 그들은 기요세를 이길수가 없다.
마지못해 달리기를 시작하지만 어느새 그들은 달리기를 통해 새로운 자신들을 찾아가고 있었다. 자신들이 이 달리기를 얼마나 사랑해 왔었는지 이 새로운 도전이 자신들을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아주는지 알게 되었다.
장장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인데도 그 두께를 체감할수가 없었다. 한장 한장을 넘길수록 나는 그들과 함께 였다.
함께 음주가무도 즐기고 함께 바람을 가르고 달리기도 해보고 티격태격 싸우기고 하면서 어느덧 그들과의 생활에 흠뻑 젖어버렸다.
이들에게 있어 정상은 우승이 아니다. 고작 1년을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해서 천재가 아닌 이상 우승을 바란다는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는 것 보다 어려운 일이다.
정상이란 말은 최고의 꼭대기 지점을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상하면 1등을 얘기하며 우승을 얘기한다.
그들의 정상은 자신과의 싸움을 통한 정상이다. 마음의 정상을 말한다.
중학교때이다. 1학년 2반의 급훈은 '최고보다는 최선을'이었다.
선생님께서는 물론 최고는 언제나 자랑스러움을 동반한다. 타인에게 과시할수도 있고 자기자신이 최고의 정점에 올라와았다는 자부심도 가지게 되지만 최선은 뿌듯함을 안겨준다고 하셨다. 최선을 다해서 물론 최고가 되면 좋겠지만 최고가 되지위한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결코 슬픈일이 아니며 창피한 일도 아니며 자신이 패배자라고 느껴서도 안된다고 말이다. 최선을 다하는 자신을 사랑하라시면서 급훈으로 삼으셨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있다>를 통해 최선을 다해 정상에 도달한 10명의 역전의 용사들에게 박수를 보내본다.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한다. 혼자 시작해서 굴곡많은 42.195km라는 인생의 도로를 달려야 하고 종착점도 혼자서 정상의 기쁨을 맞이해야 하는 고독함이 있다. 그러나 역전경주는 다르다. 기요세의 다함께라는 말처럼 10구간을 10명에게 각각 20km씩 부여한다. 시작도 동료의 격려속에서 시작되고 달리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바톤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동료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무사히 바톤을 넘겼을때의 감정은 어깨의 무거운 짐을 놓는 후련함이 있을 것이고 뿌듯함과 자랑스럼움이 공존 할것이다 . 결코 혼자가 아닌 다함께 정상을 맞볼수 있는 경기이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를 통해 역전경주가 무엇인지에 배웠고 인생이 결코 혼자가 아님을 배웠고 마음의 강인함을 배우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