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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레이철 커스크 지음, 김현우 옮김 / 민음사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알링턴파크의 위기의 주부들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그녀들은 과연 어떤 완벽한 삶을 살기에 완벽이란 단어를 전면에 내세웠을까.
런던 근교의 알링턴파크. 전형적인 중산층가정이 한데 어울려사는 곳으로 영국의 날씨하면 연상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하루의 이야기이다.
줄리엣은 뭐든지 우수했던 학생으로 어릴적 자신의 미래에는 대학교수나 글을쓰는 직업을 가질것으로 기대했고 결코 고등학교 시간제 교사라는 직업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그녀는 결혼후 알링턴 파크에 정착했고 평범한 여교사로써의 삶과 아내로서 엄마로써의 삶만 강요당한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 알링턴 파크내에 가장 좋은 주거지역에서 이상적인 가정을 만들고 싶어했던 어맨다는 정작 그 꿈은 이루었지만 자신이 꿈꾸었던 삶과는 다른 불안감과 당황스러운 감정의 연속이다. 크리스틴에게 있어서 알링턴파크는 어린시절 불우했던 과거로의 보상으로 알링턴파크야 말로 그녀가 꿈꾸었던 이상이다.라는 강박관념속에 있다. 벌써 네번째 아이를 가진 솔리는 남는 방에 외국인들을 들이면서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여성들에게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한다. 런던에 살다 최근에 이사온 메이지에게는 알링턴파크는 도약이 아닌 마감이란 것을 깨닫고 후회한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 아내로써, 어머니로써, 며느리로써 자리만 존재할뿐 여자로써의 본연의 모습은 어느새 퇴색되어버린 삶속에 놓인 5명의 여인. 알링턴파크라는 같은공간속에서 공존하는 그녀들이 느끼는 상실감은 다른듯 하면서 같다. 자신의 꿈과는 다른삶에 대한 불만과 좌절감, 정작 자신의 꿈은 이루었지만 만족보다는 만족에서 오는 회의감, 자신의 선택에 대한 후회스러움등 그녀들의 삶에는 상실감이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하지만 더불어 서로를 보듬어주고 함께하는 유대감도 보여주지 않는다.
처음 느낀 감정은 기대와는 다른 전개에 대한 당혹스러움이었다. 좀더 유쾌하거나 혹은 미국드라마인 <위기의 주부들>처럼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가미될것이라고 예상했건만 정작 알링턴파크의 여자들의 삶은 완벽함과는 동떨어진 불안함이었고 미드 <위기에 주부들>과는 다른 차원의 <위기에 주부들>의 모습이었다.
현재 나는 여자로써만 존재할뿐 아내,어머니,며느리라는 자리를 갖지 않은 상황에 있다. 그러나 이소설은 내가 겪게될 과정이었고 느끼게 될 감정의 예고편인것 마냥 두렵기도 하였다.
그래서일까. 책을 놓을까도 생각했지만 너무나 현실감 넘치는 묘사는 나로하여금 불편함과 답답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끝까지 읽을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