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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에게 완벽한 여자는 없다
시노다 세쓰코 지음, 이영미 옮김 / 디오네 / 2008년 10월
평점 :
완벽한 결혼이라는 게 존재할까 ? 남들이 부러워 하는 결혼? 아님 남들 눈에는 그저 그런 평범한 결혼의 모습이지만 자신이 완벽하다고 느끼면 10점 만점에 10점짜리 결혼이 되는 것일까? 여기에 완벽한 여자와의 결혼이라고 착각에 빠진 남자가 있다. 소위 3고(고신장, 고학력,고수입)라 불리우는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 리카코 연 수입은 800만엔에다 키크고 남들의 시선을 한꺼번에 사로잡아버리는 미모에 완벽한 몸매, 어디하나 흠잡을때 없는 거기에 교만하지 않고 천박하지 않은 교양까지 갖춘 그야말로 완벽한 여성의 표본이 되성 여성이다. 그에 반해 결혼조건에서 완벽하게 기피된다는 3저(저신장, 저학력, 저수입)에 해당하는 신이치.
첫만남 부터 결혼까지 그야말로 어려움없이 풀려나가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순탄한데 뭐가 오타쿠에게 완벽한 여자는 없다라고 할까라는 의구심도 잠시 잠깐. 역시나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에서는 완벽한 그녀이지만 집안일에서는 그야말로 처절할 정도로 게으름에 극치를 달리고 타인의 시선 밖에서는 히스테리 또한 장난 아니라 환상을 품고 결혼한 신이치가 느끼는 당연하다 싶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신이치 본인도 가부장적이고 남성우월주이에 빠져 살아온 한마디로 남자였다. 남자는 밖. 여자는 안이라는 틀이 깨어진지는 오래이다. 맞벌이가 늘어나는 세상으로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힘든 현대사회에서 서로 도와가며 가정생활을 유지해야함은 당연한 일인 것을 왜 그렇게도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면서 불만을 표출하는지...., 이야기는 그렇게 신이치의 관점에서 시종일관 자기 중심으로 리카코를 판단하고 몰아가다 결국은 이혼까지 생각을 하지만 그것 또한 리카코의 임신으로 끝이나고 이제 이야기는 신이치의 육아일기로 방향을 전환한다.
갑작스레 이야기를 아이를 내세워 '자식때문에 참고 산다'는 우리네 부모님의 방식을 고수하려는 의도에서 결론을 너무 쉽고 허무하게 끝맺을려는건 아닌가 하는 서투른 판단에서 나는 오류를 범하게 되었다.
신이치의 육아일기는 이전 이야기와 연장선상이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아이를 키우것 또한 아내의 몫이라는 전통적인 세습속에서 남편의 육아일기는 가부장적인 전통에서 벗어나는 일이고 실제로 현대사회에서 남편들이 육아를 담당하는 모습은 특별한 일도 아니게 되었다.
<오타쿠에게 완벽한 여자는 없다>는 신이치와 리카코의 역할을 바꿈으로써 가부장적인 고정관념속에 결혼이라는 제도안에서 남녀역할 분담, 결혼, 출산, 육아, 맞벌이와 같은 문제점을 제시하였다. 그 과정에서 다소 과장되고 극단적이며 코믹하게 그려내어 거부감이 들기도 하였지만 한마디로 통쾌하였고 우리의 의식구조가 바뀔려면 아직도 한참이나 멀었구나 하는 현실에 씁쓸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