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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쿠 살인사건
다카하시 가츠히코 지음, 안소현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샤라쿠, 그는 누구인가
도슈샤이 샤라쿠 - 혜성처럼 갑자기 나타났다가 10개월 동안 140여점의 작품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신비스러운 화가이며, 샤라쿠가 활동하던 당시나 그 이후에도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다가 1910년 독일의 우키요에 연구가인 율리우스 쿠르트 박사가 샤라쿠를 렘브란트, 벨라스케와 더불어 삼대 초상화가로 극찬하면서 비로서 일본에서도 유명해진 화가이다. 한마디로 역수입되었다고 볼수있는데 정작 샤라쿠가 누구인지, 왜 작품 활동을 단 10개월만에 끝내야 했는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샤라쿠 별인설, 개인설 , 심지어 우리나라 풍속화가인 김홍도와 신윤복이라는 가설까지 주장되어 지고 있는 그야말로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이 신비로움 때문이라도 샤라쿠가 더욱 각광받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리나라 가요계를 보더라도 얼굴없는 가수를 내세워 신비 마케팅을 펼칠 정도이니 만약 샤라쿠라는 인물의 정체가 밝혀진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 까지 하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책의 전반적인 밑바탕은 샤라쿠가 누구인지 밝혀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우키요에 일인자인 니시지마 교수의 제자로 있는 츠다는 우연히 한권의 화집을 손에 넣게 되고 샤라쿠의 정체를 밝힐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게 되며 추적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가설을 완성하게 되고 이때부터 서서히 들어나는 추악한 현실과 음모와 대면하면서 사건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나는 이 과정에서 저자에 방대한 지식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오랜세월 동안 미스터리와 우키요에에 심취해 왔다고 하더니 그 진가를 여지없이 발휘하는 부분이었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미술사 계보도 문외한이 나에게 일본의 우키요에 계보를 한번에 이해하기란 하늘에 별따기와 같은 너무나 버거운 일이 아닐수 없다. 절대 일독으로 끝내서는 안된다더니 바로 여기를 두고 하는 말인가 싶었다.
<샤라쿠 살인사건>은 에도가와 란포상과 '주간문춘 선정 20세기 걸작 미스터리 8위'에 오른 작품이다. 그러나 읽는 과정에서는 그다지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츠다와 요스케의 우키요에와 샤라쿠 별인설을 대화식을 이끌어 가다보니 미스터리를 읽는 것인지 샤라쿠에 대한 공부하는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착각도 하게되었지만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보게되면 아! 이래서 20세기 미스터리 8위에 올랐구나' 라고 동의하게 된다. 저자의 우키요에에 대한 지식은 물론이거니와 무엇보다 잘짜여진 정교한 구성, 치밀한 전개(물론 다소 치우침이 존재하지만)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러나 미스터리에 빠져서는 안될 추리와 반전 이 부분에 있어서는 사건이 너무 쉽게 해결되다 보니 좀 조급하게 마무리하지는 않았나 싶기도 하다. (물론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판단임을 명시한다.)
어쨌건 이 유명한 소설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여태껏 소개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가져봄직 하다.
<샤라쿠 살인사건>은 우키요에 미스터리 3부작의 포문을 연 작품이다.
<후쿠사이 살인사건>,<히로시게 살인사건>이 남아있는데 하루 빨리 만나게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