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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괴수 무벰베를 찾아라 - 와세다 대학 탐험부 특명 프로젝트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강병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을 펼쳤을때 나의 어린시절 엉터리 모험담이 생각이 났다. 도시에도 학교전설이라던가 분신사바등 온갖 괴담이 입과 귀를 통해 전달이 되지만 도시 못지않게 수많은 폐교된 학교의 귀신이야기 , 외딴집의 도깨비, 괴물이야기가 난무하는 곳이 시골일 것이다. 내가 살던 마을과 학교사이에는 큰 바위산이 하나가 있었는데 우리는 부용봉이라고 불렀다. 생김새가 마치 거북이 형상이라 빙하기기 되어 공룡들이 멸종하던 시대 거북이 처럼 생긴 공룡이 그 자리에서 돌로 변했다는 둥, 부용봉 꼭대기의 동굴안에는 특이한 괴물이 살고 있다는 둥 온갖 설들이 떠 돌았던 곳이다. 어린아이에 호기심이란...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준비도 없이 한여름 친구들과 한번 가보자고 무작정 떠났드랬다. 하필 험난한 코스를 택한 탓에 온갖 가시덤불에 찔리고 할퀴고 상처투성이에 신발은 샌들차림. 길을 잘못들어 길을 잃고 시간은 허비하고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올라갈까 그냥 포기할까 의견이 분분하던 차에 구세주처럼 만난 아저씨의 한마디에 우리는 모험이고 뭐고 그냥 울며불며 냅다 뛰어 내려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났다. 아저씨 왈 "저기 경계를 넘어가면 귀신이 잡아간다. 아저씨도 방금 귀신한테 도망쳐 나오는 길이란다. 귀신한테 잡혀가기 싫으면 얼른 집에 가거라!"
해는 저가고 여름 이라 날짐승 피해도 있을것 같아 걱정되어서 겁을주어 내려보내려던 아저씨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정말 그때는 너무나 무서워서 어찌할수 없었던 그 사건은 그때 함께했던 친구들과의 추억담이 되어있다.
서론이 너무 길었지만 우리들이 그랬던 것처럼 "환상의 괴수 무벰베를 찾으러 떠나자"는 다카노의 얘기를 들었을때는 막연히 다카노 혼자서 혹은 마음맞는 친구 한두명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괴수가 나온다는 콩고로 떠나는 줄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왠걸 콩고어를 배우고 스폰서를 만들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모험 일정등 철저하게 준비와 계획은 세우는 무벰베 원정대의 모습을 보면서 일련의 다카노의 책을 통해 보아왔던 엉뚱함으로 무장한 그저 좋은게 좋은것이다라는 말이 나올법한 사람이라 생각되어졌던 다카노 히데유키와 와세다 대학 탐험부의 재발견이었다.
하긴 오지로의 탐험인데 무계획으로 간다는것은 죽으러 가는것과 마찬가지일텐데 나의 생각이 너무 짧았으며 내 생각이 어떻든 무벰베 원정대는 다카노와 다카하시를 필두로 짜여졌고 무모하게만 느껴지는 모험을 끝마쳤다는 것이다.
환상으로 시작하여 현실이라는 중간지점을 거쳐 새로운 도전으로 끝을 맺는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환상의 괴수 무벰베를 찾는다는 환상과 말라리아와 날짐승과 배고픔과 원주민과의 갈등과 화해등 현실과의 대립등 악전고투 끝에 힘든 모험이 끝났지만 14년이 흐른 지금의 그들의 모습에서 무벰베 탐험은 단순히 여행을 넘어 각자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던 것이다. 다카노 한사람을 보아도 글같은건 작문시간 외에는 쓴적이 없는 사람이 그것도 '변경 전문작가'라는 타이틀과 함께 작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일련의 그의 책을 읽다보면 환상의 괴수 무벰베가 자주 언급이 되어지는데 그것은 곧 다카노 히데유키라는 사람의 인생을 변화 시킨 무엇이 존재하였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분명 힘들고 고된 모험이었고 성공 하지 못한 허탈감도 맛보았겠지만 그 이면에는 성공이 아닌 성취감이라는 악마와 같은 감정이 도사리고 있기에 글을 쓰고 또 다른 새로움을 향해 모험을 떠나는것이 아닐까 싶다.
이러다 나도 조만간 모험한다고 난리법석 피우는건 아닐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