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말이 필요할까 하악하악

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너무나 좋다. 마치 할아버지를 다시 만난것같은 친근함에 마냥 행복해진다.
이외수님을 방송에서 처음 보았을때 덥수룩한 수염에 긴 장발, 추레한 외모 도저히 작가라고는 생각지도 않고 산에서 갖 수행을 마치고 하산한 도인정도로만 생각되어졌다. 진행자가 작가라고 알려줄때야 비로서 그분의 직업을 알수있었다.
그러나 마치 '도를 아십니까'라는 말을 내뱉을것 같은 모습과는 달리 인간미와 엉뚱함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한 미소로 중무장하였으니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생겨남은 당연지사.
물질만능주의로 인해 인간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점점사라져간다는 현대사회라지만 그분을 보노라면 없던 믿음도 생겨나게할것같은 매력을 지닌 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좋은 분의 글을 아직까지 접해보질 못했기에 <하악하악>은 더할나위 없는 좋은기회로 다가왔다.  

처음 <하악하악>이라는 제목을 보고 괜히 낯을 붉히게 하는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단어로만 생각되어졌다. (나만 그렇게 생각한건 아닐지...)
그래서 물어보았다.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인간 혹은 동물의 거친숨소리를 나타내는 단어로써 난처한 상황, 혹은 불리한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으며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제서야 팍팍한 인생, 하악하악 팔팔하게 살아보세라는 표어와 함께 나치 상상속에 물고기인줄만 알았던 용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이무기도 아닌 무어라 칭할수 없는 생선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물에서 떠난 물고기가 "하악하악" 거친숨을 내쉴 지언정 그래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서 이외수님의 생존전략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었다. 

"끄덕끄덕", "쿡쿡쿡", "킥킥킥"," 에휴~~","오호라", "으흠~~"
내가 하악하악을 읽으면서 느낀 모든 감정과 행동들을 망라하였다.
속담과 동화를 반어법을 통해 인간에 대한 반성을 끄집어내니 고개를 "끄덕끄덕".
이건 웃으라고 하는건지 어이없어 하라는 건지 모를 허무개그를 읽노라니 진의를 파악하기도 전에 나오는 "쿡쿡쿡","킥킥킥",
한마디로 어이상실.
인터넷의 홍수속에 무자비한 칼을 휘두르는 악성댓글에 대한 비판글을 읽자니 나오는건 한숨소리 "에휴".
나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인터넷계의 살아있는 전설 인터넷 폐인 "오호라"는 감탄사.
무어라 규정지어야 할까. 어렵다. 어려워 이러니 생각하는 로뎅이 될수밖에 "으흠".
외모에서 풍겨나오는 포스만큼이나 독특하다고 밖에 표현할수 길이없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처음 책을 접했을때의 너무나 간결함에 실망했던 나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없다. 
이외수님의 인간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애정,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고스란히 전달되어지는 가운데 빠질수 없는 정예련님의 삽화까지 한마디로 짧은글, 긴여운의 향기를 남기는 책이었다.  
 

253. "하루 일곱 갑 피우던 담배, 어제는 두 갑으로 줄였다. 이만하면 괜찮은 의지력이라고 자뻑하고 있다. 이제 야동만 줄이면 된다. 하악하악"  -  이외수님의 짧은글 

 1. 어제 인터넷 쇼핑을 했다.  평소 내가 입던 치수보다 한 치수 작은 청바지를 샀다. 싸게 사서 나름 흐뭇하다.  이제 허리 치수만 줄이면 된다. 하악하악  - 나의 짧은 카피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