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건사고
시바사키 토모카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시바사키 토모카를 처음 만난 작품은 <그거리의 현재는>이었다. 
<그거리의 현재는>이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한가로운 오후 길모퉁이 커피전문점 한귀퉁이를 차지하고서 아직 도착하지 않는 친구를 기다리며 창밖으로 보여지는 풍경과 지나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는 내모습이 자연스레 연상되게끔 하는 책이었다면 <오늘의 사건 사고>는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를 지내면서 나와 나의 친구들 그리고 나의 이웃들의 일상속의 단편들을 과장되지 않고 물이 흘러가는듯 자연스럽고 담백하게 그려 내었다.  

<오늘의 사건사건>의 오늘은 친구 마사미치의 집들이를 가는것이 그들에게 있어서 특별한 일이며 일상을 탈피하는 사건이 될수 있는 날이다.
자기맘에 드는 사람이면 앞뒤가리지 않고 달려들지만 관심밖에 인물이나 일에는 확실한 벽을 쌓아버리는 마치 어린아이 같은 케이토와 눈에 보이는 것. 귀로 듣는것, 생각하는 모든것을 영화의 소재로 생각하는 만년 영화감독의 꿈을꾸는 나카자와, 나카자와의 연인이며 나카자와와 오랜친구 케이토와의 대화속에 소외되지 않고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키의 모습은 마치 나와 초등학교 동창친구와 그의 아내인 지금은 친구인 그녀가 자연스레 연상되었다. 친구와 나의 대화속에서 친구 아내도 미키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가와치는 착해빠져서 무엇하나 거절하지 못하고 결단력이 상실된 소심함에 지켜보는 여자친구입장에서는 답답할 뿐이다. 시끄러운 성격의 니시야마 이성에게 인기가 없는 것이 늘 불만으로 괜히 옆에 있는 가와치에게 화풀이를 하는 모습은 결코 미워할수가 없는 모습이다.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사랑에 가슴앓이를 하지만 늘 어른스럽고 배려심이 느껴지는 집들이의 주인공 마사미치등 등장인물 한사람 한사람에게 힘을 싣기 보다는 모난돌 없이 둥글둥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바로 시바사키 토모카의 글의 강점이라 할수 있다.

<오늘의 사건사고>는 대단한 반전도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드라마도 존재하지 않는다. 시종일관 담담하게 전개되는 에피소드는  다소 지루할수도 있겠지만 그 담담함 속에서 무심코 지나쳐버린 기억에서 잊혀져버린 시간을 되새김질 할수 기회가 될수 있을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오늘은 회사와 집을 오가는 것이며, 간혹 친구와 영화를 보거나 주말 여행을 가거나 퇴근 후 친구와 동료들과 식사를 하면서 웃고 떠들고 하는 일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오늘이 된다. 그리고 오늘이 지나면 당연하다는 듯이 내일이 찾아오며. 그리고 오늘은 어제가 되어버린다.
중간에 놓인 오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켜주는 특별할것 없지만 지금 이순간이 자신에게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 의미로 전달하는지를 일깨워주는 오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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