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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주경희 지음, 이상우 사진 / 현문미디어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왜소한 체구, 까만 뿔테안경, 어색한 몸짓으로 춤을 추면서 '그녀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을 부르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일명 꽃미남 가수들이 가요계를 주름잡는 상황에서 어느모로 보나 그닥 인기를 끌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우는 한세대를 주름잡았던 인기가수임을 누구하나 부인하지는 못할것이다. 얼마전 다큐미니시리즈 <인간극장>으로 최근의 근황을 알린 이상우는 가수로써의 이상우가 아닌 사업가로써 발달장애아를 둔 아이의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우리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반 교양 프로그램을 즐겨보지 않는 나이기에 그의 가족의 모습은 건너건너 간략하게 뉴스를 통해서만 전해 들은것이 다였다.
그러기에 <사랑으로>는 내가 알지 못한 이상우라는 인간의 면모를 들여다 볼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사랑으로>는 이상우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제목처럼 이상우의 이야이이다.
이상우라는 가수가 태어나고 사춘기를 거쳐 성장하여 꿈이었던 가수가 되기까지 더 나아가서 한 여자의 남편이 되고 두아이의 아버지 라는 자신의 자리를 찾은 이상우의 일대기와 그의 부모, 형제 그리고 이상우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남부럽지 않은 가정의 막내로써 넘치는 사랑을 받았던 유년기와 소박하게 가수라는 꿈을 꾸었고 부모의 반대로 꿈을 포기해야만 했었던 청소년시절,집안에 몰락과 더불어 다른길을 선택하기도 했지만 결국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갈망했던 대학시절, 가수로써 성공가도를 달리던 이상우의 모습, 한여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부모가 되어지는 이상우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권의 책속에 이상우의 전부를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일까.
물론 그안에는 부모의 내리 사랑과 형제애가 숨겨져 있었으며, 꿈에 대한 갈망도 느낄수 있었고 이제는 자신이 내리사랑을 보여주는 뭉클함을 안겨주었지만 전개되어지는 모습들은 단편적으로나마 이제껏 매체를 통해 알고 있던 정보들을 쭈욱 나열한 듯한 느낌이었다.
이상우 자신이 직접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풀어낸것이 아니라 타인의 눈을 통해 쓰여져서 였는지 표지에서의 다정한 부자간의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조금더 깊이 있고 가슴 한켠에서 무언가를 느끼기를 원할때쯤이면 멈추어버림으로써 자꾸 맥이 끊어져 버림이 마치 수박 겉만 핥다 끝난것 같은 진정한 수박의 맛을 보지 못한 허기를 느끼게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렇다고 실망으로만 다가온것은 아니다. 나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닌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말을 이상우의 아내 주인자씨를 통해서 느낄수 있었다. 발달장애라는 진단을 받고 이상우는 자신의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황과 좌절하기에 바빴으나 아내는 묵묵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아들에 대한 사랑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지금의 이상우를 만들었고 비록 장애아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살아가야할 승훈이지만 그에게는 언제나 어머니라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내가 부모가 된 입장이 아니다 보니 정상아도 아닌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그 마음에 십분의 일 아니 천분의 일도 헤아릴수는 없겠지만 얼마나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이 드는지 정도는 알고 있다. 자신들 뿐만 아니라 자식의 미래를 생각하면 그 부모의 심정은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고도 남을 것을 것이다. <말아톤>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수영선수 김진호가 있다. 그리고 승훈이가 있다. 그들은 모두 발달장애아 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좌절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고 희망이라는 길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그길을 따라가는 그들에게 한결같이 태양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 부모님들이 계시기에 그들은 앞으로 전진할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해바라기 부모님들을 보노라면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그 사랑이 얼마나 크길래 그 마음이 얼마나 깊길래 ....
나도 그 사랑을 나의 자식들에게 보여줄수 있을까 느끼게 할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이 앞선다.
언제나 부족하다고는 불만투성이였던 나를 묵묵히 지켜주시는 나의 부모님께 감사인사 드려본다.
"사랑합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