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테메레르

테메레르 3 - 흑색화약전쟁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2월

나에게는 특이한 버릇 한가지가 있다.
맛있는 음식을 두고두고 아껴먹듯이 책에서도 그 습관이 발동할때가 있다.
읽고 싶은 마음의 간절함과 나의 머리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침과 동시에 궁금증의 해결로 인해 퇴색되어버리는 아쉬움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여 쉽사리 페이지를 넘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에 만난 책들중에 바로 테메레르가 그렇다.
1권과 2권을 읽고 오랜 기다림끝에 만난 책이어서 그 간절함은 배가되었고 혹 간절함이 허무함으로 바뀌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스러운 맘으로 책장을 펼쳐본다.

자신의 뿌리로의 여행을 마감하고 영국으로의 귀환의 여정을 시작할즈음  이스탄불에가서 용알을 수거해오라는 새로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또한번의 길고긴 여정이 시작된다.  사막의 거친모래폭풍과 야생용들의 습격은 물론이거니와 산사태까지 이스탄불로의 힘든 여정은 끝이 아닌 또다른 고된 여정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거기에다 용싱왕자를 잃은 리엔이 나폴레옹 편에 서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하면서도 리엔의 심정을 이해하기에 안타까웠다.
다만 리엔이 노여운 마음을 누그리고 테메레르와 화해하기만을 바랄뿐이다.

철저함과 집요함 기발한 책략을 통해 주변국들을 무력화 시키는 모습을 통해 나폴레옹의 유명한 명언이 생각난다. "내 사전에 실패란 없다." 바로 그말을 실감할수 있는 3권이었다.
처음 이스탄불까지의 전개는 지지부진하고 지루한감을 안겨주었지만 이후의 전개는 나로하여금 눈을 다른곳으로 둘수없을만큼 빠져들어버리게 만든다.
나폴레옹 전쟁은 실제로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는 크나큰 사건이다. 그 역사라는 음식속에 용이라는 조미료를 첨가했을뿐인데 이렇게 새로운 글이 탄생할수 있다니 다시한번 나오미 노빅의 역량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이스탄불에서 가져온 이스키에르카의 등장은 이야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주었으며 앞으로 까칠하고 고집스러운 그녀의 활약과 테메레르와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3권에서는 테메레르의 진보적이고 독립적인 성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그려졌지만 테메레르 자신도 중국의 화려함과 편안함만 보았기에 영국의 용들에 대한 처우는 불공평하게만 느껴질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세상은 넓고도 넓다. 우물안에 개구리였던 테메레르가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용들과의 만남을 통해 변모해 가는 모습을 볼수있었는데 다음권에서는 차츰차츰 성장해가는 테메레르와 로렌스 일행에게 어떠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리엔이 또 어떠한 방법으로 그들의 앞길을 방해할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