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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나이
에마뉘엘 보브 지음, 최정은 옮김 / 호루스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고독, 얼마나 아름답고 또 슬픈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고독은 더할나위없이 숭고하지만, 내 뜻과는 상관없는 오랜 세월의 고독은 한없이 서글프다.
강한사람은 고독해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약한 존재이다.
그래서 친구가 없으면 외롭다 고독, 얼마나 아름답고 또 슬픈일인가. <p236>
에마뉘엘 보브는 1970년대 중반이후부터 경제와 과학 문명의 탐욕스런 발전과정에서 탈락한 젊은이들이 그의 사후 60년후 주목하기 시작했다.
물질 만능주의로 줄달음치는 세상의 울타리 밖으로 내쳐진 무력한 젊은이들의 심리상황을 절묘하게 묘사한 그의 작품들이 1970~1980년대 젊은이들의 일상과 너무 흡사했기 때문이다.
<내친구>의 빅토르 바통이 오늘날 젊은이들의 자화상이다.
그는 몽루주의 허름하기 그지없는 노동자 아파트 7층 옥탑방에서 생활한다.
사치스러운 기분을 내고싶을때는 마들렌사원을 산택하고, 가끔씩 5구역에 있는 무료급식소에 가며, 센 강변을 따라 걷는걸 좋아한다.
철도역에 가면 미지의 세계를 엿볼수 있고 인생의 묘미를 맛볼수 있다.
수중에 돈이 좀 있는 날 밤에는 괴테거리로 나간다.
그는 세계제1차대전에 참전하여 상해를 입어 현재는 나라에서 3개월에 한번씩 나오는 상이군인 연금 300프랑이 그의 수입 전부이다. 그는 가족도 없으며, 직장도 없고, 친구조차도 없다.
그는 고독한 존재이며. 고독이라는 울타리속ㅇ서 벗어나고 싶기에 친구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이것이 그의 피폐한 일상이며, 삶의 단편이다.
처음 제목을 보고 생각하기를 화자인 주인공 그의 친구에 대해서 풀어놓는 얘기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얘기는 고독한 주인공 빅토르의 고독한 일상이고 나태한 일상이며 불안전한 삶의 모습을 그려낸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빅토르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담배불 빌리는데도 조심스럽고 사람을 가린다. 혹 기쁘거나 화가나도 마음에 있는말을 상대방의 눈치를 보는 모습은 소심함의 전형을 보여준다.
나태한 빅토르
본인은 자유롭게 살기위해 고기도, 영화도, 털스웨터도 단념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대변하지만 게으른자의 변명일 뿐이다
망상적인간 빅토르
자신의 처지를 비탄하면서 부자되기를 바라고, 스스로 헛된 망상에 빠져서 허우적되며 일을 그르친기만 한다.
어쩌면 그는 약간의 관심을 바랄뿐이지만 시대가 시대고 자신의처지가 처지인지라 그릇된 판단으로 실상 피해자일수도 있다.
주목받기를 원하는 빅토르
관심을 지나쳐 동정을 바란다. 막상 시선을 받게되면 한없이 움츠려들다가 거기에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들어버린다.
상후하박 인간 빅토르
친구를 원하나 동등한 입장이거나 자신보다 못한 상황에 처해있기를 바라고 자신에게 친절하여야만 하고 자기자신이 세워놓은 기준에 맞아야 친구가 될수 있다고 믿고, 마음에 드는 친구라 믿고 수중에 있는 돈까지 털어 주지만 결국 남는것은 배신뿐이다.
"누군가와 가까워지기를 바란다면 남이 손내밀기를 바라지 말고 자신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바로 빅토르를 두고 하는 말이 었으며, 나를 두고 한 충고였다.
<내친구>빅토르를 보면서 처음에는 그의 외로움과 전쟁직후 경제공황상태와 장애라는 핸디캡으로 인해 사회에서 도태될수 밖에 없는 현실에 동정표를 던졌으나, 책을 덮으면서는 그 생각이 어느새 지우개로 지워져 버린다.
이기적이면서 우월주의와 편견에 사로잡혀있고 자기 변명하기에 급급하고, 수동적으로 얼마되지 않는 연금을 받으면서 꿈조차 꾸지않고 주워진 삶속에서 조차도 스스로 노력없이 누군가가 해주길 바라는 빅토르를 보면서 노력보다는 일확천금을 기대하고 쉬운것만 찾아가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같아서 씁쓸함을 맛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나이 빅토로.
그는 앞으로도 평생 쓸쓸한 사나이로 남아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