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니시키씨는 어디로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8월

책장을 덮고 난 후에 책에 대한 느낌은  너무 진하고 달짝지근해서 개운함이라고는 찾아볼수없는 씁쓸하고 텁텁한 커피의 뒷맛과도 같다는 것이다.  아니 무섭고 참담하다는 느낌이 더 적절할것 같다.
현대의 사회는 무한 경쟁의 사회이다. 
그 경쟁의 시작은 아마 "응애"하고 엄마의 배속에서 태어난 순간부터가 아닐까 한다.
자신에게 생명이 주어지는 그 순간부터 마지막 그 생명이 끝날때까지 결코 경쟁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인간이 삶을 영위해 나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필수요건중에 하나이다.
경쟁은 갈수로 치열해져서 초등학교에 들어서자 마자 누가 1등하느냐에 따른 경쟁을 거쳐 고등학교에서는 누가 더 좋은 대학에 가는가하는 경쟁 대학에 입학에서는 남부럽지 않는 직장에 들어가는 경쟁 그 힘든 경쟁을 뚫고 누구나 인정해주는 직장, 사회의 구성원이 되었지만 거기에 기다리는 것이라고는 더욱 치열한 경쟁상대들 뿐이다.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될 경쟁의 연속인 것이다. 

이책에서는 도쿄제일은행 나가하라 지점이 경쟁의 무대의 한예이다.
저자인 이케이도 준은 한때 은행에서 근무한 전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지 너무나 리얼하다.
어느날 100만엔이라는 돈이 사라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러나 다음날 고스란히 은행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 것은 더 큰 사건의 시초일 뿐이고 비슷한 시기에 은행원 니시키씨가 실종되는 일까지 겹치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은 한사람의 시점으로 이끌어 가지 않는다. 구성원 한명한명이 릴레이식으로 바통을 이어받는다.
그 가운데 그들의 속내 위에서 언급한 현실은 너무 가혹하고 씁쓸하기만 하다.
고졸의 졸업장으로 피터지는 싸움을 거쳐 지점장이 되기를 원하는 후루카와 부지점장, 지금은 지점장에 있지만 더 높은 곳을 바라는 구조지점장, 해외 지점으로 파견을 위해 자존심까지 던져 버릴수 있는 도모노, 성과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정신병까지 앓게 되는 안도, 실적과 성공에 대한 과욕이 부른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한 다키노,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니시키 등 단적인 예일 뿐이지 이시대에 직장인의 한사람인 나도 그 사회에 속해있는 구성원이다. 거부하고 싶다. 나는 다르기를 바란다. 그러나 나는 그들과의 유대감을 가지고 있으며 동료일수 밖에 없음이 서글펐다.   

처음부터 과연 미스터리 소설이 맞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출발하였다. '뭐야!  무엇이 새로운 장르라는 것인지 내가 이런걸 원한게 아닌데!' 하는 불만 섞인 의중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결론은 이책 미스터리 맞다. 먼저 전혀 미스터리같이 전개해 나가지 않아서 그렇지 책의 진행에 따라 미스터리의 요소를 갖춘 소설이 되었고 내막을 알게 되니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게 되었다.
마지막 반전에 가서는 "어허!"라는 말을 내뱉게 하는 것을 보니 미스터리물 맞다.
그러나 정통 미스터리물이나 추리소설같은 긴장감을 기대하기보다는 그냥 물흐르듯이 읽어 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이해가 될것이다.  
마지막으로 과연 은행원 니시키씨는 어디로 갔을까 그가 말한 "너를 믿는다"라는 말은 무슨뜻일까.   그의 행방이 궁금하다. 나는 말하고 싶다. 믿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