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 매드앤미러 1
아밀.김종일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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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진행이다. 같은 한 줄, 다른 두 편의 이야기. 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일본의 소설 중 이런 방법의 구성을

가진 작품들이 있었던것 같은데 국내 소설은 처음 접해 본다.

게다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것 처럼 독자에게 '미션'을 제공하며

흥미와 집중을 요구한다.


<행복한 신혼, 죽음에서 돌아온 남편이 문득 낯설게 느껴진다.>

제공된 한 문장이다. 묘한 대비가 보인다. 죽음과 신혼, 행복과

낯설음. 미묘한 단어의 흐름 속에서 작가들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했다. 단어 하나와 문장하나 사이의

이해관계는 얽히고 설키면서 어그러진 실타래를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하는 두 사람은 각각의 죽음을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반전은 독자를 책에서 떨어지지 못하게 한다.


현실은 늘 냉혹하다. 사람을 사랑할 줄 알고 자신에게 그 사랑을

가르쳐 준 동우의 통화속 말은 현실이고 지독하리 만치 차갑고

냉혹하다. '못생긴 거 알지, 누가 몰라. 눈은 단춧구멍 같지. 피부는

멍게 같지. 몸은 돼지 같지. 불 안 끄면 섹스도 못 해. 그런데도

나 같은 날건달 건져 주는 여자가 얘뿐이라서, 내가 만난 애들 중

그나마 돈 있는 애가 얘뿐이라서, 그래서 잡았다. 됐냐?' 사실이

아닐것이라 부인하고 무시하려 해도 스믈스믈 기어 나오는 의심의

나락은 그 끝을 알수 없고 동우는 사고로 죽는다. 결혼한 바로

그 날. 처절하다. 사랑을 갈구하는 은진의 절규는 동우의 입맞춤으로

이미 절정을 맞이할 정도로 깊은 갈증을 가진다. 그리고 은진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 받고 싶어 예쁨 받고 싶어'


김종일 작가의 작품인 '해마'는 빙의, 숙주와 영생, 지배와 탈피

그리고 죽음을 다룬다. 숙주의 정신과 육체를 좀 먹고 지배하려는

그 무언가에 지배 당한 서광을 죽이는 여자. 삶이라는 치열한

변주곡 안에서 살아 있음을 향한 강한 열망과 욕지기가 나오리

만치 처절한 의지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두 작품 모두 몰입감을 가지게 한다. 막연한 불안에서 출발한 의심은

갈등을 야기하고 그리고 이어지는 일탈과 파격은 함께 살고 있지만

진실이라는 과제 앞에 늘 망설이고 주저하게 되는 우리네 모습을

잘 그려낸 좋은 작품인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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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소스빨 - 배달 음식이 필요 없는 황금 소스 레시피 51
소연남 지음 / 페이퍼버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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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도 몰라; 오래전 신당동에 있는 떡볶이집 할머니가 하신

말씀으로 광고에도 쓰였던 카피인데 이 책을 보는 순간 생각이

났다. 그렇게 귀한 비법을 알려준다니 눈이 확 띄였다.

동감한다. 요리는 소스빨이다. 기본적인 소스 하나만 잘 만들어

놓아도 그 효용과 쓸모는 다양하고 조금만 응용하면 무궁무진한

요리의 세계가 열린다. 이 책은 25년간 소스와 음식을 개발한

저자(소연남. 소스를 연구 개발하는 남자라는 말의 앞자를 딴

별칭이다)의 다양한 노하우와 기술이 들어 있는 보고와도 같은

책이다. 첫장부터 만능 소스가 나온다. 이거 하나 제대로 완성해

놓으면 씨간장 처럼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하다.


맛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 시판 음식이 맛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사용하는 소스에는 우리가 쉽게 구하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10여종이상이 들어간다. 우리가 아무리 연구해도 가능하지 않은

벽은 분명 존재한다. 저자는 이를 '속세의 맛'이라는 그럴듯한

단어로 표현한다.


발사믹 소스. 오래전부터 애정하는 소스이다. 시판되는 것을 몇번

사 먹어 본 이후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 누군가의 레시피를 훔쳐서

만들어 그럭저럭 만족하던 차에 눈에 들어 왔다. 친절하게 소스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들을 소개하고 재료와 응용 방법까지 제시한다.

집에 재료만 있으면 만들기 쉬우나 아쉽게 몇가지 모자라서 마트를

다녀왔다. 쉽다. 그리고 맛있다. 약간 시판소스의 느낌도 외식업체의

느낌도 나는 그럴듯한 소스가 완성됐다. 새싹 채소에 한번 으깬

두부를 얹은 양상추샐러드에 한번 치즈와 과일을 담은 샐러드에 한번

이렇게 세번을 먹었는데도 질리지 않는 맛 역시 발사믹이다.


책이 크지 않다. 여타의 요리책이 너무 커서 식탁위에 음식재료들과

장비들을 늘어 놓고 같이 펼쳐 놓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 책 아담해서

딱 좋다. '요리는 장비 빨'이라는 말이 무색하리만치 요리는소스로

좌우된다는 지극히 단순한 진리를 이야기 하는 이 책 식탁에 두고

오래도록 참고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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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이토 히데노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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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 아주 오래 전 나의 마음이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집에 있었던 '봄(진도개)'이는 친구이자

가족이었다. 어디를 가도 항상 같이 다니고 붙어 있어 동네

분들이 '너네 형'이라고 불렀던 봄이는 내가 8살이 되던 여름

갑작스레 우리 곁을 떠났다. 가족과 같던 봄이를 떠나 보낼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던 가족의 상심과 상실은 상상을 초월했고

그 이후 지금까지 우리집엔 더이상 어떠한 반려동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만의 리그. 주위를 둘러 봐도 거의 반반이다. 반려 동물을

대하는 자세나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들에 대해 마땅치 않은

시선과 당연하다는 입장이 팽팽하다. 어느 편도 들고 싶진 않다.

다만 상실에 슬퍼하고 그 대상을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개인적으론 아직도 나는

그들과 헤어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그 아픔과 슬픔을 견뎌낼

자신이 없다.


펫로스. 말 그대로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느끼는 슬픔뿐만

아니라 회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의미한다. 어떠한 죽음이든

감정이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 죽음의 과정을

수용하는과정은 흡사 사람의 그것과 유사하다. 죽음의 순간이

다가 오면 반려동물과 인간은 서로 긴장한다. 그리고 연민을

느끼며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한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알아 차리고 받아 들이는 이에게 이별은 조금

쉬운(?) 이별이 될 수도 있지만 준비되지 못한 이별은 언제나

힘들고 오래간다. 저자의 기억도 나의 기억도 그렇다. 그중

죽음의 순간을 함께 하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은 상상보다 훨씬

강하고 오래 남는다. 물론 그 슬픔은 각각의 이유를 가진다.


개를 행복하게 하는 자격. 저자는 펫로스로 고생하는 사람은

예외 없이 죽은 반려 동물을 깊이 사랑했고 그들을 객관적으로

보았으며 온 힘을 다해 행복하게 해주려고 했던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그랬기에 다른 반려 동물을 통해 위안과 위로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반려 동물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글을 통해 반려동물을 향한 저자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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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익스프레스 - 세계적인 심리학자들의 마음 관리
이동연 지음 / 북카라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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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실체를 발견하고 싶은가? 개인적 호감과 반감을 내려놓고

그만큼 낮아져라. 그러면 세상이 제대로 보일 것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말이다. 이 책은 편지 형태로 쓰인

어떻게 시작해야 하며 어떤 마무리가 임팩트 있는 느낌으로 남게

되는지에 대한 심리학자들의 조언이 들어 있다.


무의식 속에 인간의 자아는 날마다 새로워진다. 매일 새로워진

자아를 만나기 때문에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며 내일의

나 역시 다를수 밖에 없다. 자아는 시선의 차이를 가진다. 무엇을

보느냐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둘의 간극은 무한하며 확연히 다른

자아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발견된 자아를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는지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다. 자아와 가치관의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객관적 시선을 훈련해야 한다. 이에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은 자기 내면의

어둠을 잘 알아야 다른 사람의 어둠도 잘 다룰 수 있다고 말한다.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의 '실수'에 관한 글은 익히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늘 새롭게 다가 온다. '삶은 수영을 배우는 것과

같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삶의 여정을 수영에 비유하는 그의

글은 우리의 주저함과 머뭇거림에 사정없이 질타한다. '그 외에

삶을 익힐 방법이 없다'고. 실수란 더 잘하려면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는 과정이다. 머뭇거림은 이 과정을 두려워하는

이들의 공통적인 습성이며 이는 삶에서 제공되는 수 많은 기회를

스스로 거절하는 것이다. 아무리 수영에 대한 지식이 많다 하더라도

물에 뛰어 들지 않으면 수영을 배울 수도 할 수도 없다. 이밖에도

'말'에 대한 글이나 '간과'에 대한 글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불확실성과 불투명한 미래는 인간을 두려움과 공포로 몰아 넣고

마음의 병을 만든다. 이런 우리에게 저자는 성숙, 삶의 여유, 선입견,

판단력, 우월감등을 주제로 심리학자들의 생각들을 종합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융의 문장 하나를 남겨 본다.

'주위에 사람이 없다고 고독한 것이 아니라,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에 대해 공감을 얻지 못해 고독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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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랑을 배운다 - 하나님의 사람이 되는 ‘행복한 항복’
이상학 지음 / 두란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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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믿고 있는 하나님을 내게 말해 보아라. 내가 네 신앙을 말해

주겠다. p24

회개란 자기에 대해 통탄하는 것이요 죄에 대해 돌이키는 것이요

죄로부터 시선을 돌려 회개의 대상을 향해 돌아 서는 것이다. p132

부제가 너무 멋지다. '하나님의 사람이 되는 행복한 항복'. 정말

행복한 항복이다. 나 자신이 아니고 하나님을, 내가 먼저가 아니고

하나님이 먼저가 되시는,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

지는 항복이다. 우리의 두손을 드는 항복이다. 아무것도 가진게

없다는 표식이자 모든것을 드린다는 헌신이고 모든 것을 맡긴다는

선언이 바로 '항복'이다. 저자의 이 아름다운 행복이 부러워진다.


사랑이시기에 사랑 그 자체이시기에 우리는 그 사랑을 배우며

그 사랑을 살아야 한다. 비록 너무 많이 듣고 익히 알고 있는 개념이라

진부할지라도 그 사랑이 우리를 살리고, 그 사랑이 우리를 살게 한다.

이 사실을 떠나면 하나님의 사람이 아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사랑

이시기 떄문이다. 복음은 하나님의 사랑이 전부이다. 그런데 자꾸

다른것들을 개입시키면서 사랑을 혼재시킨다. 하나님의 사랑을 인간의

사랑의 프레임 안에 가둬 버리고 그것이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여기다

보니 본질을 자꾸 잊어 버리고 '복 주시는 하나님'만을 찾는다. 그렇게

우리의 사랑은 가벼워졌다. <잊혀진 제자도>와 <하나님의 모략>의

저자인 달라스 윌라드(Dallas Albert Willard)는 죄 용서의 복음이 죄

관리의 복음이 되어 십자가와 부활이 가진 놀랍고 큰 능력을 상실해

버렸다고 말한다.


사랑하기에 고난이 오고 사랑하기에 역경이 오는 것이다. 사실

이 말에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하나님의 사랑의 본질이 이해되지

않고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에 머무르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다.

그 분의 사랑은 우리의 성장을 요구한다. 머물러 있는 사랑(혹믿음)이

아니라 자라고 커가는 사랑(믿음)을 요구하신다. 때문에 감당할만

고난과 역경을 주시는 것이고 또한 넉넉히 이기는 힘도 주시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선재적 사랑이다. 먼저 사랑하셨고 먼저 찾아 오셨고

먼저 죽으셨고 여전히 사랑하신다. 이 사랑을 우리에게 '너희도 이 같이

행하라'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그 사랑을 배워야 한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나의 뮤익과 목적이 아닌 그 분의 나음과 전함을 위한

그런 사랑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세상의 걱정꺼리에서 세상을 위한

방주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청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인스턴트 사랑과 악세사리

사랑에 휘둘리는 그들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참 사랑인지를 깨달아 알고 그렇게 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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