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크와 팩트 - 왜 합리적 인류는 때때로 멍청해지는가
데이비드 로버트 그라임스 지음, 김보은 옮김 / 디플롯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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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끝없는 호기심은 그 끝을 모르고 그 호기심은 인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호기심은 떄론

이성을 마비 시키기도 하며 미증유의 오류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게도 만든다. 여과 없이 받아 들여진 정보들은 그대로

세상과 사람을 오염시키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저자는 중국 공산당이 참새를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며 기생하는

부르주아의 상징’으로 여기고 중국에서 박멸한 일과 ‘뭔가 해야 한다.

→ 이것이 바로 그 일이다. → 그러므로 이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라는 정치적 삼단논법으로 수천만명을 아사시킨일 등을 예로 들며

현명한 인류가 어떻게 하년 한 없이 멍청해 질 수 있는지에 대해

기술한다. 뿐만 아니라 인류사를 거쳐온 논리적 흑역사들을 소개하며

적절하게 섞여진 페이크가 오히려 진실을 앞서고 여론을 형성하며

강한 권력으로 등장하여 사회을 흔들어 놓음을 설명한다.


저자는 인류가 전진하려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과거의

오류들을 수정해 나가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이여기하며 비판적

사고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비판적 사고는 객관성을 담보하며

합리적이고 근거에 기반한 질문을 던지는 과학적 회의주의를 수용한다.

아를 통해 허위 정보나 잘못된 믿음과 비과학적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다. 통제된 여론 속에서 인간은 선택과 수용이 아니면 오염된'

정보에 종속 될 수 밖에 없다. 조지 오웰이 이미 오래전 '극단적

무관심 radical indifference'을 주제로 한 디스토피아 소설 '1984'를

통해 경고했던 것 처럼 말이다.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우연이든 우연을 가장한 작위적 수단이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보를 가공하고 조작하여 교묘하게 진실과

가짜를 혼돈하게 만드는 자료의 범람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저자는

개개인의 안목을 넓히고 바른 시각을 갖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앞으로는 AI를 동원한 더 정교하고 치밀한 가짜들이 넘쳐날터인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회의주의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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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튼과 김종성
김종성.정성갑 지음 / 브.레드(b.read)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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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의 김우중 회장의 꿈은 원대했다. 서울 한 복판에 대우타운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국제적 수준의 호텔 건립을 제안했고 당시 일리노이

공대에 있던 김종성 건축가를 한국으로 오게하고 그의 첫번째 한국 건축

설계작인 힐튼 호텔을 건립하게 되는데 이는 당시 콘크리트 일색이었던

국내 건축계에 거튼월과 철골로 대변되는 국제주의 건축이 도입되는

시작점이 된다.


우리 힘으로 지은 최초의 대형 호텔을 만들기 위한 김종성 건축가의

노력은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동원한다.

국제주의 건축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시그램 빌딩의 브론즈 커튼월을

제작한 미국 플라워 시티가 위촉 설계와 시공 검수를 맡았고, 이를 토대로

효성이 알루미늄을 제작 및 시공하였다. 인테리어는 존 그레이엄이 맡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시그램 빌딩을 담당한 이탈리아 업체의 트래버틴

바닥과 알프스에서 채석한 베르데 아첼리오로 수놓은 벽면, 그리고 일일이

황산을 적신 스펀지로 빛을 낸 브론즈 기둥 등이 들어갔다. 그야말로

김종성 건축가라서 가능한 국제적 네트워크였고, 이 설계와 시공 과정을

함께한 크고 작은 국내 업체들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을

축적하였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는 그의 스승 미스 반 데어 로어의 말을 실현하듯,

힐튼 호텔에서부터 서린빌딩까지 김종성 건축가의 작품은 대지 조건에

순응하면서도, 간결한 형태 안에 치밀하게 연구한 비례로 대부분 건축물들이

몇 번의 강산이 변하는 세월을 지났음에도 이를 초월하는 가치를 발하고

있다. 이를 인정받듯, 2014년 김종성 건축가의 설계안(힐튼호텔, 서린동

SK빌딩, 서울역사박물관, 올림픽역도경기장, 대우문화재단빌딩 여의도

대우증권 빌딩등)들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되었다.


시대의 흐름은 역시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경복궁의 모습도 예전의 모습은

거의 사라진 잔재에 불과하듯이 힐튼도 쇄락의 길을 걷다 결국 철거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어떻게든 존속 시키려는 김종성 건축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발업자의 이윤과 보존 모두를 충족 시킬 수 없어

힐튼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건축 문화가 살아 숨쉬는 서울을

꿈꾸던 김종성 건축가의 꿈은 여전히 누군가의 힘을 빌어 꿈틀 거리고 있다.

건축물과 역사가 공존하는 그런 도시를 꿈꾸면서.


입구에 키스하는 남녀 동상이 유명했고 시원한 남산 뷰가 멋진 객실과 외국

어느 호텔에도 비견할 만한 멋진 로비를 가지고 있어 많이 방문했던 그 곳

추억의 책장으로 존재한다. (도서의 사진이 잘려져 있어 이웃님의 사진을

사용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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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 인피니트 - FTX 창립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어떻게 55조 원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는가
마이클 루이스 지음, 박홍경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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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 작가이자 금융 저널리스트인 마이클 루이스(Michael Monroe

Lewis)는 특이하게도 프린스턴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이력을 가진 뉴욕

타임스 매거진의 컬럼니스트로 익히 알고 있는 빅숏과 머니볼과 넥스트:

마이너들의 반란의 저자이다.


이 책은 실존 인물이자 사상 최대의 금융 사건인 세계 제2의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급작스러운 파산의 핵심 인물인 샘 뱅크먼프리드를

우연히 취재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려낸다. 1992년 생인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은 세계 제2의 암호화폐 거래소

FTX를 설립하여 한때는 코인 업계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며 기업가치

400억 달러(약 55조원)에 육박하는 초 거대 기업을 만들어 2021년

11월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자’ 순위에서 최연소이자 유일한

20대로 32위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는 저자와의 첫 만남에서 핵 전쟁,

전염병, 인공지능의 공격 등 인류의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한대의

돈(infinity dollars)’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여담으로 마이클

블룸버그에 이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에게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기부했고 2022년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3,980만 달러를 기부하며

조지 소로스의 뒤를 이었다고 한다. 그는 2023년 사기, 자금 세탁외

7가지의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평결을 받았고 법원은 그에게 징역 25년형을

선고했다.


그의 일화 중 이사회 구성에 대한 부분이나 도큐 사안(DocuSign, 전자서명)

관련 내용은 그의 경영관과 경제관을 뚜렷이 보여준다. 이사회가 없으면

외부의 의심을 받을 수 있기에 이사회를 구성하여 회의도 하였으나 실제

회의 후 나머지 두 사람이 누군지 이름이 무엇인지에 대해 기억을 하지

못하는 점이나 새벽 3시에 전자 서명을 하는 일에 크게 개의치 않았던

부분들은 실상 그가 일반적인 견제나 균형없이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도 인류 역사를 통틀어 20대에 샘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면서도 성숙한 감독이나 기업의 일반적인 규정에 크게 제한을 받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할 정도로 특이한 케이스이다.


고잉 인피니트(Going Infinite)라는 제목이 보여 주듯 한 청년의 오만한

꿈과 이상을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 주변에 기생하며 끝없이

탐욕의 촉수를 드리우는 하이에나같은 인간들의 욕망 모두를 대표하는

미국의 거대 자본주의를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당시 국내 상황도 암호

화폐에 대해 규명되지 않는 혼돈에 빠져 있던 떄인지라 중간 중간 한국과

관련되 내용들도 등장한다. 이 책은 거대 자본의 흔적에도 집중하지만

한 인물에 대해 이상주의자와 고도화된 사기꾼인지, 공리주의자인지

단순히 자폐스펙트럼 증후군의 여파인지 오래도록 회자될 사건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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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는 기술 - 영혼의 고귀함,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경이로움에 관한 고찰
롭 리멘 지음, 김현지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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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는 기술에는 과학이 없다. 맞는 말이다. 어떠한 정답도

이론과 결론도 의미가 없다. 각자는 각각 자신의 길을 걸으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간다. 저자인 롭 리멘( Rob Riemen)

은 소크라테스가 우리에게 던진 올바른 삶의 방식과 젛은 사회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며 각자 자신만의 길을 찾아 잘 사는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데 특별한 무엇이 아닌 보편적 가치에서

그 답을 찾는다.


저자는 각 장을 에튀드(étude, ‘습작’ ‘연습’ 따위의 뜻으로 음악의

연습곡도 에튀드라고 한다. 영어로는 ‘스터디(study)’가 같은 뜻에

해당된다)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전쟁에서 배우는 삶, 어리석음과

거짓에 대하여, 용기와 연민에 대하여, 불안과 뮤즈라는 장을

풀어 나간다. 특별히 눈에 들어 오는 것은 이 책을 '문명을 위협하는

힘, 그리고 무엇보다 문명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힘에 대한 명상'이라고 평한 대린 M. 맥마흔(Darrin M.

McMahon)의 글이다. 저자의 글은 명료하다. 어렵고 복잡하게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 명료하게 접근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또한 저자의 글은 도전적이고 도발적이다. 파시즘을

이야기하며 도덕적 해이에 대해 서슴없이 이야기한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글을 읽으면 시원하다.


저자는 성별, 인종, 신앙, 출신, 국적, 외모 등 우리를 구별하는 데

사용되는 모든 요소는 부차적이라는 것이기에 인간의 진정한

정체성은 사람에게 속하고 인류의 단결을 보장하는 모든 보편적인

영적 가치, 즉 진리 안에서 살고, 정의를 행하고, 사랑하고,

아름다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의 구체화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역사는

우리가 최소한 한 가지의 교훈을 얻을 때 까지 계속 반복되며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통해 배우고 현실을 살아간다. 과거의 경험은

가능성을 키우는 동력이 되며 우리는 그 동력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인간이 되는 기술은 삶의 지적 명확성과 정신의

고귀함을 얻는 것인데 혼돈의 시대를 살아 가는 우리에게 과연

실현 가능한 도전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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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히는 군주론 - 新譯 君主論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세키네 미츠히로 엮음, 이지은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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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방대한 분량과 본문의 난해함으로 오만과

편견과 더불어 이름은 익히 들어 봤지만 끝까지 읽어 본 이가 드문

책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나도 중도에 포기한 적이 몇번 있는

책이기에 독자들의 접근성과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쉽게 풀어 쓴

이 책에 관심이 갔다.


백성이 없는 군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군주는 반드시 백성이

있어야 히며 진정한 주인은 군주가 아닌 백성임을 천명하는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의 최선의 보루를 '민중에게 미움을 사지 않는

것'이라 명시한다. 어떤 성을 쌓더라도 백성들에게 미움을 받으면

그 성은 존재하지 못하고 군주를 지켜주지 못한다. 권력의 철옹성만

쌓으면 괜찮을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지금의 우리 정치 풍토에

정확히 반하는 기록이다. 50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린 다시 '군주론'에

대해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맞이한다. 독선과

불통으로 대변되는 정치, 살아 남기 위해 허덕대야 하는 젊은이,

두쪽으로 나뉜 이념 논쟁의 끝은 보이지 않는 지금 마키아벨리의

'갈라치기 수단은 군주의 약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말은 너무

적절하다. '군주는 백성을 알아야하고 백성은 군주를 알아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말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쓴 시기의 이탈리아는 그야말로 전국시대였고

군웅들이 서로 권력을 쟁취하려는 혼돈의 시기였다. 이러한 때에 그는

군주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조언을 구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군주는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혜롭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물론 여기에도 바른 조언을 가려낼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하다. 작금의

지도자들이 범하는 오류 중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좋은 조언은

군주의 사려 깊음에서 비롯된다. 소통하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하여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비단 정치가들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각자에게도 필요한 덕목이다. ‘혼군(昏君)은 거부하고, 명군(名君)은

소통한다’.


비록 잔인하리만치 비도덕적이고 권력 지향주의적인 그의 사상이

여전히 논란거리지만 그의 탁월한 식견과 통찰력 있는 선언은

5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이성을 자극한다. 그는

정치가들이 선과 악의 개념을 넘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책의 제목에도 써 있듯이 '술술 읽히는'에 부합하려는 출판사의

노력이 잘 드러난다. 군주론의 난점 중 하나인 주석을 최소한으로

줄였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중요지점은 굵은 폰트를 사용하여

핵심을 파악하기 수월하게 편성하였으며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

핵심 주제들을 다시 한번 소개하는 친절함을 보이며 중간 중간에

삽입된 도식은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군주론을 정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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