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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역사와 문화 산책 - 다정 김규현의 히말라야의 꿈 2 ㅣ 다정 김규현의 히말라야의 꿈 2
김규현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9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권인 '나마스떼 김써르'를 읽으며 뭔가 미진한 부분이 느껴졌던 것은 나의 성급한
판단이었다. 친절한 저자는 자신의 표현대로 추리고 추려서 버렸던 원고를 찾아내
예정에 없던 책을 선물한다. 사실 이책을 읽어 보고 싶었던 이유는 예전 여행길에
살짝 발만 들여 놓았던 '니번고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서였는데 생각지도 못한
네팔의 고대 역사에 대한 귀한 자료들과 다양하고 진귀한 축제들에 대해 접할 수
있게 되어 눈과 머리가 호사를 누렸다.
'우리는 100송이 꽃이다'라는 네팔의 국가 가사처럼 네팔은 다민족 다문화 국가이다.
약 100여개의 민족으로 이루어진 나라답게 각자 다양한 문화와 풍습을 인정하고
살아감이 보편타당한 질서로 인식된다는 네팔이지만 그들의 달력은 철저히 자신들만을
위해 만들어져서 숫자 모양이나 년도, 월별, 시간까지 다른 철저히 자신들만의 달력을
사용할 정도로 이방인에게는 국수적이며 폐쇄적인 나라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자신들의 나라를 연 조상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던지 알에서 깨어
난다든지 하는 신화를 만들어 신비롭게 포장하고 미화시키는데 반해 힌두권 나라들은
대 서사시 버전으로 개국 영웅들을 소개하는데 네팔이 소개하는 바랏나가르의 바랏,
자나크뿌르의 자나크가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물론 역사적 증거자료가 없어 전설과
민담으로 전해오는 것들이지만 자신들의 영웅에 대한 네팔인들의 숭배는 대단하다.
이후 수많은 왕족들이 생겨났다 사라짐을 반복하는데 붓다가 애제자인 아난다와 함께
방문하여 불교를 전했다고 하는 끼라띠스(Kiratis)왕조와 우리나라 신문고와 같은
'딸래쥬의 종'을 설치하여 누구든지 억울한 사연을 호소할 길을 열어놨던 타꾸리(Thakuri)
왕조나 전세계 최강의 용병부대인 고르카스(Gurkhas)용병과 그들이 사용하는 무기인
쿠크리(khukuri, 이 칼은 게임상에서 고가의 아이템으로 여러번 소개된 칼이다)에 대한
설명은 흥미진진하다.
그들은 춤을 어려서부터 함께 어울려서 흉내를 내며 자연스럽게 익힌다. 그들에게 춤은
그냥 놀이다. 함께 어울려 음악에 맞춰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문화이며 즐거운 놀이다.
설날만 9번씩 챙겨서 논다는 그들의 문화를 접하면서 '그럼 일은 언제해'라는 생각보다
부러움이 앞섰다. 각종 신들의 축일에 맞춰 빨간색이 아님에도 놀아줘야하는 그들의
모습은 '놀기위해 신을 만들었다'는 말이 딱 들어 맞는 문화이다. 그래서 이런 그들을
보고 '유희하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루덴스(Homo Ludens)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저자의 의견에 적극 공감하고 되었다. 예를 들자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네팔의 새해맞이
행사만도 세가지다. 그뿐 아니라 힌두교 축제가 15가지, 불교축제가 5가지, 가족축제가
3가지 그외에도 다양한 축제들이 10여가지가 더 소개되는데 중요것은 여기에 소개된
축제가 일부분이라는 것을 보면 분명 네팔은 축제의 나라가 맞다.
세상에서 가장 높고 험하고 오래된 대설산 히말라야의 공땅라모(Gongtang Lamo,5236m)
고개를 넘는 옛길인 '니번고도'는 네팔과 티베트간의 옛 고도라는 뜻인데 공식적으로는
이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그렇게 부른다. 이 길은 네팔에서 설역고원을 가로질러
중원대륙과 만주벌판과 해동과 일본으로 이어졌던 '실크로드의 갈랫길 중 하나'였던 국제적인
소통로이다. 장구한 세월동안 이방인에게는 발길을 허용하지 않던 이 루트가 2018년 봄부터
출입이 허용되었을때 아마도 저자는 분명 그 어렵다는 수속절차와 기타복잡한 제반사항들은
고려하지 않고 단지 갈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펄쩍펄쩍 뛰며 소리지르고 좋아했을것 같다.
그렇게 꾸려진 팀과 함께 니번고도에 오르며 찍었을 구절양장의 그 길은 굽이굽이 깊다.
네팔 공주가 정략 결혼을 위해 넘었을 그 길을 삼엄한 국경검문들을 거치면서도 새로운 것을
찾아 가는 기쁨으로 행복하게 다녔을 저자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1권과 마찬가지로 메모해 놓은 것들을 다시 확인하면서 저자의 성실함과
친절함에 다시한번 경의를 표하며 이 책 역시 다시 몇번이고 정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