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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 능력 - 진심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힘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 김병화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정심과는 명백하게 다른 공감은 상상력을 발휘해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보고
다른 사람의 느낌과 시각을 이해하며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활용해 행동지침으로
삼는 기술이다. 이는 상대방이 나에게 해주기를 바라는대로 그들에게 해주라는
황금률과도 같지 않다. 왜냐하면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고 각기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상력이 발휘되어야 한다. 마치 20대의 패트리샤 무어가 85살의
노파로 변신하여 무려 4년동안이나 북미 도시 100여 곳을 다니며 직접 체험적 삶을
살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노인이나 관절염을 앓는 이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것 처럼 말이다. (예를들면 감자칼이나 두꺼운 고무 손잡이가
달린 주방 용품들) 이때부터 '포괄적 디자인' 혹은 '보편적 디자인'이라는 말이
사용되게 되며 이는 미국장애인법안이 제정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다.
솔직히 이 책 어렵다. 실험심리학, 아동심리학, 인문학, 문화인류학, 문학, 정치학,
두뇌과학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한 학문들이 쏟아져 나온다. 일례로 '공감' 이라는
단어를 정의할 때 저자는 언어학에서 출발하여 어원과 근원을 살피며 자연스럽게
심리학으로 넘어가 심리학적 입장을 드러내며 슬며시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을
이야기하는 장 피아제의 이론으로 이어 나간다. 그저 저자의 학문적 소양이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대목이다.
공감을 방해하는 네가지 장벽이 존재하는데 편견, 권위, 거리, 부인이 그것들이다.
이것들은 우리의 공감능력에 적지 않은 장애를 주며 불편하게 만들어 바르지 못한
선택을 종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행스러운것은 우리는 이것들에 어느정도 저항
할 수 있거나 극복할 수 있은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맞닥뜨린 장벽을 제대로 보아야 그것을 넘어갈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공감 능력은 상상력이 발휘되는 만큼 더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감은 동정심이
아니고 자비는 더더욱 아니다. 철저하게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공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