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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프루츠 에디션) - 허밍버드 × 티피티포
조유미 지음, 화가율 그림 / 허밍버드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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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혹 모를까 대부분의 사람은 나와 내외중이거나
이별 중인 사람이 많다. 이유는 있다. 그렇게 일생을 살아 왔고 그렇게 살아낸
결과가 지금의 나다.
이런 우리의 삶에 저자는 '자신을 사랑하라, 지금 이대로 모습이 좋다' 고 돌맹이를
던져 파문을 일으킨다. 수면 깊은 곳에서 일어난 파문이 점점 가장자리로 물러나며
기세가 약해지는 듯 한데 어느새 한 귀퉁이의 흙들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한알갱이씩, 한줌씩, 한덩어리씩 씻겨지는 흙들 마냥 견고히 쌓여 있는 고집의
담들이 균열을 보인다.
'예리함'을 두고 바라 보는 시선에 따라 '예민함'과 '섬세함'으로 나뉘듯 우리의 삶은
누군가 보여주는 모습이 한결 같을 수는 없다. 이 사람에겐 이렇게 저 사람에겐 저렇게
보이는 것이 맞다. 중요한건 난 나라는 사실이다. 억지로 객관화할 필요도 그렇다고
억지로 주관화할 필요도 없이 살아지는대로 살아내는것 그것이 우리네 인생이고 삶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을 바꾸려하지 말아야 한다. 평생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나 하나 때문에 그것을 바꾸려 한다면 모르긴 몰라도 그는 수백 수천번은
더 포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게 바꿔 놓으면 만족할것 같은데 안 그렇다. 아마도
평생 불만족스럽고 평생 모자랄 것이다. 그러지 말고 그냥 내가 조금 받아 들이고 인정하면
편하다.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을 받아들여서 얼마든지 그럴수 있다는 마음으로 바뀐다면
오히려 상대방이 '이 사람이 왜 이러지' 하면서 겁을 먹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좋은 것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상대와 내가 닮아 갈 수 있도록 묵묵히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인생은 나무젓가락을 쪼개는 것과 같다라는 저자의 말이 흥미롭다. 아무리 정성껏 쪼개도
굴곡은 생기게 마련이고 그 굴곡으로 인한 불편함은 오롯이 내 몫인 것이다. 과하다 싶게
한 쪽으로 치우치면 아주 불편함을 무릅쓰고 사용하거나 새로운 것을 쪼개면 된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나의 선택으로 인해 엄청난 불이익과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또 다른 선택지가 놓여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미래는 내 앞에 놓여진 젓가락을 쪼개는 것과 같다. 어떻게 쪼개졌느냐는 상관없다.
불편함을 감수하며 사용하던지 다른 젓가락을 쪼개던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