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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서 행복해
김상현 지음 / 시드앤피드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의 그 누구도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맞지 않은 신발을 신는 것과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 만큼 불편하고 우스꽝스러운
일은 없다. 이것은 삶에서도 동일하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만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이나 가면과 위선으로 분장한 모습은 영 어색하다.
봄을 찾아 짚신이 닳도록 찾아다니다 지쳐 돌아온 집 마당 매화나무 가지에 봄이
달려있다고 말하는 중국의 고시처럼 행복은 그런것 같다. 지금 이 순간이 행복이고
지금이 바로 가장 멋진 시간이다. 고개를 좀 들어 보자. 너무 앞만 바라보고 미친듯이
질주하지 말고 고개를 들어 하늘도 좀 보고, 고개를 숙여 땅의 기운도 맛보고, 고개를
돌려 주변을 바라보자. 나와 맞닿아 살아가는 이 공간, 이 시간, 이사람들이 행복이고
살아있는 이유이다.
아찔한 행복이 무엇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행복을 느껴보고 싶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도 가슴저리게 아픈날도 정신이 아득해 질 정도로 아찔한 행복도
느껴보고 싶다. 자기들이 보고 싶은 모습으로만 타인을 보는 편협한 시선에 굴복할
필요는 없다. 내가 쌓아온 나의 길에서 다른 사람의 눈초리와 시선을 거둬내고 당당해
보자. 내 인생에 자기 마음대로 끼어들어 핸들링하려는 웃긴 오지랖들을 몰아 내보자.
누가 뭐래도 나는 나이고 내 인생이니까 과감하게 내 인생 밖으로 퇴출시켜버리자.
결국 아름다운건 누가 만들어 주는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빛나려고
노력하는 삶은 아름답지만 그 빛나는 모습을 굳이 더 내색하지 않아도 괜찮다.
왜 사냐면 웃지요라는 김상용의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의 한 구절처럼 우리네 인생은
그런것 같다. 아무도 다 살아보지 않았고 아무도 그 끝에 서보지 않았기에 왜 사냐는 말은
실례다. 타인의 삶에 너무 끼여들려고 하지 말자. 그냥 내 삶에 충실해서 하루하루를
살아내자. 그리고 누가 묻거든 웃어주자.
그렇게 살다가 힘들고 지치면 제발 좀 쉬자.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자신에게 휴식을
허락해라. 그래도 된다.
왜냐하면 이미 자알 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