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빌리의 노래 -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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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아메리칸 그림을 꿈꾸던 시절이 있다. 그렇다고 지금은 그 꿈을 꾸지

않는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하면 그 반경과 선택의 폭이 분명 많아 졌음은

인지하는 사실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꿈을 가지고 나아간 그곳, 그러나

그곳은 절망과 상실과 차별과 수치를 더 많이 주는 장소였고 많은 이들이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돌아오곤 한다. 물론 그 중엔 그 꿈의 언저리까지

도달한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은 그런 주변인에 관한 책이다. 물론 저자는 백인이다. 그러나 미국 북동부에

거주하는 미국의 주류 지배 계급인 와스프가 아닌 대부분이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백인 노동 계층의 자손이다. 그런 그가 세상과의 싸움을 통해 이런저런 난관을

극복하며 어느정도 위치에 서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그중에 특별히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도 계륵과 같은 처지가 되어

버린 로스쿨 관련 글들이다. 이 글을 통해 몇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미국 사회의 그것도

명문이라고 하는 대학들의 멋진 장학 제도가 그 중 하나이다. 저자는 그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자신이 가난해서 혜택을 받은 것이다 라고. 보통 미국의 로스쿨은

비싸다가 정론이다. 대충 졸업까지 20만불 정도의 돈이 든다고 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엄두를 내기 쉽지 않은 금액이다. 그런데 예일은 학생들 중 가난한 학생들에게 어머어마한

장학 혜택을 준다. 저자만 해도 첫 학기 수업료를 거의 내지 않고 다녔다고 한다. 또한

약 4만불에 달하는 수업료중 단 1300불 정도만 내면 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인재를 길러내는 곳이 하버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정작 그런 혜택을 보아야 할 학생들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지원할 엄두 조차도 못 낸다는 것이다.

교수들의 학생들의 페이퍼에 대한 평가를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부럽기도 했다.

처음 저자가 페이퍼를 제출했을 때 '형편없음'이라는 혹평을 받았고 다른 보고서에는

자신이 쓴 긴 문단에 동그라미를 쳐 놓고 '문단을 가장한 문장의 토사물에 불과함. 수정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는데 이렇게 하려면 최소한 그 페이퍼에 대해 교수가 완벽하게

읽고 숙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학기가 끝나갈 때 쯤에는

'완벽하다'라는 평가와 교수 스스로 가졌던 편견에 대한 사과를 받았다는 사실은

참 부럽기까지 하다.

글을 읽는 내내 노력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어떤 상황에서든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 결국

사람을 만들어 간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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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디저트 때때로 간식
히라사와 마리코 지음, 정은주 옮김 / 컬처그라퍼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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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참 좋아한다. 누군가 멋진 곳이 있다고 하면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찾아 간다. 그런데 어느날엔가 부터 방법이 바뀌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좋다는

곳이 아니라 그냥 간다. 가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을 발견할 때도 있고 정말

누구 말대로 개고생을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여행의 순간 맛 볼 수 있는 로컬

음식들의 세계는 개고생 그 이상이어도 다시 여행 보따리를 싸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여행은 즐겁고 좋다. 저자는 그런 여행의 이면에 담긴 수없이 많은

로컬 음식들을 예쁜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맛보아 본 것도 있고 전혀 생소한 것도

있지만 역시나 맛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군침이 돈다. 그냥 군침이 돈다. 그러다

어쩌다 내가 맛보아 아는 음식이라도 나오면 죽을 것 같다. 당장에라도 달려가서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 진다. 특히나 스톡홀름에서 북서쪽으로 세시간 정도 가면

만나게 되는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달라 플로다 호텔'에서 맛본 딸기 아이스

크림은 지금껏 맛보아왔던 그 많은 딸기 아이스크림 중 단연 최고였다. 그냥 단맛이

아니라 약간의 신맛을 곁들인 암튼 오묘하면서도 부드러운 딸기 아이스크림은 몇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입맛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저자가 떡하니 소개를 한다. 친절하게

그림과 곁들여서. 입에서는 군침이 돌다 흘러 내릴 경이다. 그 부드러운 우유 맛도

느껴지는 듯하고 달면서도 약간은 시다는 표현을 써야 하는 딸기맛도 느껴 지는 것 같고

바삭하게 구워낸 와플의 고소함도 느껴지는 것 같아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그렇게 책을 읽어 가다 거의 마지막 즈음에서 만난 젠자이라는 빙수는 언젠가 꼭 먹어

보고 싶은 빙수이다. 오끼니와에 몇번 갔었는데 먹어 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음식인데

저자의 소개에 의하면 흑설탕의 감칠맛 나는 단맛과 향, 끈끈하고 진한 콩이 빙수와 어우러져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행복함을 맛보게 해 준다고 한다. 대충 예상이 된다. 밥상같이

투박한 테이블일것이고 그냥 보통의 집보다 조금 더 꾸며 놓은 가게일 것이고 숫가락은 닳고

닳은 모습일 것이고 그래도 그 나름의 멋고 향은 존재 할 것이다. 오키나와는 그랬다.

아무튼 이 책을 읽는 내내 입안에 군침이 돌았다.

누군가의 말처럼 '언젠가 먹고 말거야' 라고 마음에 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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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쓰지 않는다
오제키 소엔 지음, 김지연 옮김 / 큰나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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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는 것은 과연 어떤 삶일까하고 궁금함을 가졌던 적이 있다.

과연 그렇게 살 수 있을지, 그런 삶을 사는 나를 보며 사람들은 과연 무엇이라고 말할지

상상을 해 보았다. 이것도 가리고 저것도 감추고 살아온 수없이 많은 시간들을 돌아보는

내게 저자의 한마디는 비수가 된다. "슬플때는 온 몸으로 처절하게 슬퍼하고, 기쁠 때는

하늘 끝까지 날아 오를 만큼 기뻐하고,...." 얼마나 기대하고 꿈꿔 왔던 삶인가. 그런데

우리내 삶은 그렇지 못하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다해 산다면 분명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며 무리에서 도태될 것이며 손가락질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삶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삶이라고 역설적으로 말한다. "水急不流月"이라는 말을 인용하여

어떤 학생과의 대화를 소개하면서 사이비 인텔리들이 가진 '이래야 한다. 저래야한다.'라는

자신들의 논리에 꿰어 맞춘 이상상을 제시하는 문제에 대해 꼬집는다. 수급불류월이라는

글은 강물이 아무리 빠르게 흘러가도 물에 비친 달의 모습은 떠내려 가지 않고 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말하는 것 뿐인데 사람들은 이런 저런 선입견을 가지고 이래야 한다든지

저래야 한다든지의 단정을 지으며 뭔가 논리를 주장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 선입견을

버려야만 살아 있는 인간의 진실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신경쓰지 않는

마음'이 생겨 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린 선입견을 많이 가진다. 첫인상이 좋아야

한다느니 손은 어떻게 생겨야 잘 산다느니 인상이 안좋아 보인다느니 하는 우리 나름의

주관적 선입견으로 상대방을 재단하고 잘라 낸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선입견을 버리는

것이 출발이라고 한다. 그럼 우린 아직 출발도 못한 상태라는 말이다.

저자는 또한 "고수"라는 단어에 대해 검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하여 설명한다.

검의 오의를 통달한 사람은 칼을 이용해 사람을 죽이지 않고 사람을 살린다. 죽일 필요가

있으면 바로 죽이고 살릴 필요가 있으면 바로 살린다. 죽이는 것도 생각대로 살리는 것도

생각대로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이쯤되면 살리고 죽이는 의미가 없어진다.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살리고 죽이는 것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을 우리는 고수라고 한다. 이런 고수들은 다른 사람이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다. 그냥 산다.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산다. 그것이 고수의

삶이다. 저자는 이런 상태의 삶을 "신경쓰지 않는 삶"이라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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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글배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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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경험한 사람이 좀 더 많은것을 먼 곳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실패를 통한 성장은 아프고 힘들지만 그만큼의 가치와 매력이 충분히 존재한다.

저자는 그런 자신의 실패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희망을 준다.

할수 있다라는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도전해 보라는 의욕적인 희망을 준다.

"꿈을 꾸는 사람이 되기에 아무것도 늦지 않았다" 흔히 듣는 말이다. 많은 이들이

강연에서나 연설에서나 혹은 뭔가 좀 이룬 사람이 잘난척하면서 하는 말에 거의

포함되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이 정말 가슴에 와 닿는 사람에게는 흔한 말이 아닌

진리이고 생명수와도 같은 말이다. 배터리가 나간 휴대폰의 전원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그 휴대폰은 켜지지 않는다. 그 휴대폰을 켤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충전이다.

그런데 우리는 알면서도 여전히 전원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서 왜 안켜지냐며 짜증을

내기도 신경질을 부리기도 한다. 그냥 가만히 충전기에 꽂아 두면 된다. 우리의 삶이

그렇다. 지쳐있고 힘들어 있는 사람에게 아무리 푸쉬하고 밀어 붙이고 닥달을해고

그에게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쉼을 허락하는게 더 현명한 방법이다. 쉴 수 있다면

충전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도 나아갈 수도 있다.

이것이 현명함이다.

또한 저자는 힘들날에 대해 이렇게 정의 한다. "힘든날도 지나고 나면 더 힘든 날

이겨낼 힘이 될거야" 힘든날이 지나고 나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것이라는 보라빛

환상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 힘든 날을 지난 여력이 있기에 조금 더 힘든 일이 오더라도

견딜 수 있고 참을 수 있는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현실적이다. 보라빛 찬란한 환상이

아니라 삶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다. 그렇다. 힘든날이 지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날이

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보다 더 힘든 일이 생겨도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경험이기에 다음번에는 동일한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조금은 더 조심하고 노력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련을 이겨낸 너에겐 감동이 있다라는 말로 위로한다.

그 엄청난 일들을 겪고 이겨냈기에 그 자체 만으로도 이미 감동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에 와 닿는 글귀다.

"삶에는 고난도 있고 시련도 있지만 그 많은 순간을 버텨낸 너에겐 감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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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종말, 그 너머의 세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미즈노 가즈오 지음, 김정연 옮김 / 테이크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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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1450-1640)로 대변 되는 근대 자본 주의는 콜럼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는 유럽의 프론티어를 열게 되었고 바스코 다가마가 희망봉을 발견하면서

포르투갈이 강세를 나타내는 형국을 드러내게 되나 점차 네덜란드의 강세로 바뀌게

되는 시점을 말한다. 이때 당시 인도의 수출품은 면제품이 대부분이었는데 캘리코

(옥양목)라는 면제품이 영국에 수출 되면서 열광적인 유행을 얻게 된다. 당시의

이 얇은 인도 목면에 대해 '여성과 같이 가볍고 비춰보여 아름답다'라고 표현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당시 직물 위주의 산업이었던 영국은 큰 타격을 입게

되었고 보호 무역 정책및 자국 산업에 대한 보호의 일환으로 캘리코 수입 금지법을

만들기에 이른다. 현대 무역 상황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이미 300여년전 영국에서

벌어진 것이다. 물론 이후 50여년이 지난 후 증기기관을 이용한 직물 대량 생산이

가능해 지고 역직기나 방직기등이 보급되면서 자연스레 흐름은 영국의 직물 산업

쪽으로 돌아 오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 속에서 영국의 제철 산업에도 영향을 미처

산업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일련의 상황을 돌아 보면 인도의 목면이

영국에서 유행하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한 보호무역주의와 수입 금지법 등이 발표되고

그를 토대로 제철 산업이 발전하게 되고 이는 산업화라는 어마어마한 혁명의 시발점이

된것이다.

저자는 일본의 현재 상화을 살얼음판으로 비유한다. '살얼음판 아래 단단한 지면이

없다면 눈이 녹으면 그 위에 서 있는 모든 것들은 아래로 떨어져 버리게 됩니다. 언제 눈이

녹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 위에 서 있는 다는 것은 위기를 알면서도 그것에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는 어리석음과 같다'라고 말하며 현재의 일본의 상황에 대해 비관적으로

설명한다. 그때는 이미 늦는다는 것이다. 발밑에 기반이 없거나 흔들리면 금이가기 시작할

것이고 그러면 늦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 일본의 상황을 "성장은 어렵다. 오히려

디플레이션이 정상이다"라고 솔직히 이야기 한다. 이미 많은 눈들이 녹고 있고 얼음은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빙판은 금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말로 마무리 한다.

"이미 머니교는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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