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디저트 때때로 간식
히라사와 마리코 지음, 정은주 옮김 / 컬처그라퍼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여행 참 좋아한다. 누군가 멋진 곳이 있다고 하면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찾아 간다. 그런데 어느날엔가 부터 방법이 바뀌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좋다는

곳이 아니라 그냥 간다. 가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을 발견할 때도 있고 정말

누구 말대로 개고생을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여행의 순간 맛 볼 수 있는 로컬

음식들의 세계는 개고생 그 이상이어도 다시 여행 보따리를 싸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여행은 즐겁고 좋다. 저자는 그런 여행의 이면에 담긴 수없이 많은

로컬 음식들을 예쁜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맛보아 본 것도 있고 전혀 생소한 것도

있지만 역시나 맛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군침이 돈다. 그냥 군침이 돈다. 그러다

어쩌다 내가 맛보아 아는 음식이라도 나오면 죽을 것 같다. 당장에라도 달려가서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 진다. 특히나 스톡홀름에서 북서쪽으로 세시간 정도 가면

만나게 되는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달라 플로다 호텔'에서 맛본 딸기 아이스

크림은 지금껏 맛보아왔던 그 많은 딸기 아이스크림 중 단연 최고였다. 그냥 단맛이

아니라 약간의 신맛을 곁들인 암튼 오묘하면서도 부드러운 딸기 아이스크림은 몇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입맛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저자가 떡하니 소개를 한다. 친절하게

그림과 곁들여서. 입에서는 군침이 돌다 흘러 내릴 경이다. 그 부드러운 우유 맛도

느껴지는 듯하고 달면서도 약간은 시다는 표현을 써야 하는 딸기맛도 느껴 지는 것 같고

바삭하게 구워낸 와플의 고소함도 느껴지는 것 같아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그렇게 책을 읽어 가다 거의 마지막 즈음에서 만난 젠자이라는 빙수는 언젠가 꼭 먹어

보고 싶은 빙수이다. 오끼니와에 몇번 갔었는데 먹어 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음식인데

저자의 소개에 의하면 흑설탕의 감칠맛 나는 단맛과 향, 끈끈하고 진한 콩이 빙수와 어우러져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행복함을 맛보게 해 준다고 한다. 대충 예상이 된다. 밥상같이

투박한 테이블일것이고 그냥 보통의 집보다 조금 더 꾸며 놓은 가게일 것이고 숫가락은 닳고

닳은 모습일 것이고 그래도 그 나름의 멋고 향은 존재 할 것이다. 오키나와는 그랬다.

아무튼 이 책을 읽는 내내 입안에 군침이 돌았다.

누군가의 말처럼 '언젠가 먹고 말거야' 라고 마음에 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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