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멋진 세계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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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무라카미 허루키와 데이비드 스톤 마틴이 만났다. LP 모으기가 취미인 작가와 앨범

자켓 디자인계의 전설인 DSM. 이 책에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장한 188장의 LP 재킷

사진이 들어 있다. 익히 알려진대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 팬이며 그 나름의 독특한

소장품 구매 철학을 가지고 있다. 취미와 게임의 범주를 넘지 않기 위해 레코드 한 장에

오천엔이상 오십달러 이상은 지불하지 않고 어지간하면 발 품을 팔아 찾아다니는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쯤되면 수집가라고 이야기해도 될 법한데 정작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재즈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책 전체에 수록된 재킷들을 살펴 보미 소장한

앨범들이 몇장, 가지고 싶었던 음반들이 몇장, 생소한 음반들이 다수 보였다. 한사람이

재킷 사진 만으로 180여장의 음반을 가지고 있다면 애호가이자 수집가가 분명하다.



벤 산의 영향으로 펜을 사용헤 잘 조여진 심플한 선이 중심인 DSM의 그림은 담백한

단색이 특징인데 이는 당시 사정이 재킷제작에 많은 비용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많은 색체를 사용하기가 어려웠던 영향도 크다. 194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가지

소위 DSM의 전성기이자 재즈의 전성기를 보내며 워낙 다작을 제작하여 어느정도

정형화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그 정형화한 지자인이 뭐라 말할 수 없이 좋은

행복한 경지’에 이르렀다. DSM의 재킷은 연주자의 성격과 습관과 표정의 변화 등을

이해하고 그것을 토대로 그들의 모습을 그려 따스한 인간미와 재즈의 리얼한 실황감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특징을 가진다. 여기에 그 특유의 유머감각도 돋보인다.



그녀가 노래하는 것은 괴로움, 기쁨, 사랑, 실연 같은 단일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다.

그녀는 실로 다면적인 여인이고 그녀의 노래에서는 가창력이나 음색 같은것을 떠나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고 블루스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색을 가진 여자 가수라는

평을 받는 빌리 홀리데이의 재킷 사진을 오랜만에 보았다. 흑곰인지 옷인지 논란을

일으켰던 재킷이나 무언가 침울한 표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앨범이나 우수에 가득찬

표정의 재킷 사진들을 보며 빌리 홀리데이의 음반을 걸어 몇 곡을 듣고 있자니 ‘빌리

홀리데이는 언제나 빌리 홀리데이다’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이 실감났다. 그외에도

이 책에는 테너 색소폰의 스텐 케츠, 피아노의 오스카 피터슨, 드럼의 진 크루퍼 등과

같이 쟁쟁한 뮤지션들의 음반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의 말처럼 그의 작품들과 함께

재즈의 깊은 매력에 빠져 보는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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