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 켄 리우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 2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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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 명을 죽이는 정도로는 모든 학대범을 막을 수 없다면, 문화가 변화하는 추세를 되돌릴 수 없다면, 살상 무기의 발명을 막을 수 없다면,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없다면 ...... 그렇다면 더 많이 죽이는 수밖에.”


<종이 동물원> 작품의 저자 켄 리우의 세 번째 단편집. 11편의 단편들 모두 다른 설정이라 신선했지만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은

▫️육체를 떠나서 인간의 정신을 데이터 세계로 내보내게된 과정을 선보인 ‘포스트휴먼 3부작’
▫️나라간 물품을 비행선으로 보급하며 비행선에서 살아가는 부부의 기록을 담은 ‘장거리 화물 비행선‘
▫️불특정 시간에 잔혹하게 시행되는 상대방의 미래를 본 주인공의 선택을 그린 ’카산드라‘


작품이 과학적인 부분도 많고 설정이 디테일하고 설명이 전문적이라 과학자인가 싶어 작가의 이력을 봤더니 프로그래머이자 변호사 그리고 하버드 출신. 그래서 ’포스트휴먼 3부작‘이 그렇게 전문적이었나…


소프트(?) 공상과학 소설집을 읽고 싶다면 추천. 그렇지만 전문적인 과학 지식만 쓰여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설정과 문화, 환경을 통해 단편마다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 전작을 두 권 모두 사놓고도 왜 읽지를 않았는가… 이 작품을 읽어보니 전작이 더 궁금해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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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 - 뜨겁게 사랑하고 단단하게 쓰는 삶 일러스트 레터 3
줄리엣 가드너 지음, 최지원 옮김 / 허밍버드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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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성이 해야만 하는 모든 의무를 엄숙하게 수행하는 동시에 그런 일들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려 노력했다.“



브론테 자매에 대한 어떤 사전 지식도 없이 읽어나갔지만 브론테 자매와 그 시절 환경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유명한 고전 작품 <제인 에어>와 <폭풍의 언덕>을 쓴 작가가 자매였다니! 이 사실을 알고나니 작품이 더 흥미로웠다.

책의 시작은 브론테 자매의 할아버지에 대해 페트릭 브론테가 보낸 편지를 시작으로 브론테 자매의 유년시절부터 그들의 죽음까지 이어진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힘든 생활고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며 글을 쓴 그녀들의 삶은 참 고단했다. 경제적 여유가 안되어 기숙학교에 생활하며 언니 둘을 잃은 가족들의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브론테 일가의 자식들은 모두 40을 넘기지 못했고 형제들 모두 아이를 낳지 못하고 죽었다. 시대적으로 청결하지 못한 환경과 태생적 연약함이 그들 죽음의 원인인 것 같다.


“문학은 여성에게 필생의 사업일 수 없으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됩니다. 여성은 자신에게 합당한 직분에 몰두할수록 그저 교양이나 기분 전환을 위해 문학에 시간을 쏟을 여유가 없어지니까요. 당신은 아직 그러한 직분으로 인도되지 못했지만, 장래에 그렇게 된다 면 명성을 얻고 싶다는 열망도 줄어들 겁니다. 즐거움을 위해 상상력을 발휘하려 하지도 않겠죠......“


작가를 생계수단으로 여기려던 자매들은 그 시절 여성의 ‘위치’와 사회적 억압 때문에 글쓰기를 업으로 삼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꾸준한 노력 덕분에 결국 이뤄냈다. <제인 에어>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샬럿 브론테의 유년시절, 기숙학교에서의 삶이 <제인 에어>에 고스란히 표현되는 장면을 읽고나니 <제인 에어>가 궁금해졌다. 누군가는 영원한 고전이라고 하지만 누군가는 유치한 사랑이야기라고 하니… 언젠가 꼭 읽고 싶어졌다.

실제 그들이 주고받은 편지와 다양한 삽화, 그림, 실제 자료가 더해져 실제로 브론테 일가의 시대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 특히 이 책의 시리즈는 해당 작가의 팬들이 읽는다면 더 공감하거나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아가게 되는 작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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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자 수확자 시리즈 1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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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 드라마 한 편 본 느낌. 인류의 죽음을 관리하는 수확자들의 정치싸움! 등장인물들 뿐 아니라 세계관이 너무 섬세해서 엄청 집중하며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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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자 수확자 시리즈 1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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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류에게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은 평화나 안락이나 즐거움이 아니다. 다른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할 때마다 우리 모두의 내면도 조금씩 죽기만을 빈다. 공감의 고통만이 우리를 인간으로 유지시킬 터이기 때문이다. 그것마저 잃어버린다면 어떤 신도 우리를 도울 수 없다.”



대박 대박 👍🏻👍🏻👍🏻 이렇게 긴 호흡의 책을 읽은 것도 오랜만인데 놓지않고 책을 붙들고 읽은 것도 오랜만이다. 정말 신박하고 재미있다.



<선더헤드>라는 초초초슈퍼 컴퓨터가 지구의 질병, 전쟁 등을 통제해서 인류의 수명이 대폭 늘어난다. 늙고 약해진 몸은 회춘을 통해 다시 젊어지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인류의 수는 과밀해지고 ‘수확자’만이 이들을 ‘수확’, 죽일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시트라‘와 ’로언‘이라는 학생들이어느 날 수확자 패러데이를 만나며 수확자가 되기 위한 견습생 역할을 제안받고 허락하게 된다. 서로 경쟁을 해야되는데 둘은 서로에게 마음이 생기게 되고 이를 눈치챈 고위 수확자들이 경쟁을 심화시키는 조건을 걸게 된다.



수확자들에겐 계명이 있는데 그 계명을 교묘히 이용하는 수확자들도 있다. 어느 세계에나 흑과 백, 여당과 야당이 있듯 이 책도 정치가 관여하는 부분이 많은데 1편인 이 책은 정치적인 부분의 시작이라고나 할까?

또 다양한 스타일의 수확자가 있는데 수확을 하는데 철저한 통계와 수치를 계산해서 골고루(?) 수확하는 타입, 어린아이는 수확하지 않는 타입, 무작위로 대량수확을 하는 타입이다.
마지막 타입은 살인을 즐기는 스타일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수확을 해대고 할당된 수확의 수가 너무 작다고 불평한다. 아마 현재에 태어났다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가 되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에게 죽음은 갑작스럽게 나가와서 더 슬프다. 당장 결혼을 앞둔 부부들, 건강했던 아이들, 노년을 바라보는 노부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 그리고 짧은 생을 살기에 갑작스러운 죽음은 더 고통스럽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눈 앞에서 보는 것 만큼 끔찍한 고통은 없는 것 같다. 일상생활을 함께 살아가는 수확자들은 갑자기 이들 앞에 등장해서 예고없이 수확한다.

‘회춘’을 통해 100년, 200년 이상의 삶을 살았으면서도 수확당하는 사람들은 죽기를 두려워한다. 삶이 그만큼 가치있는가? 죽어가는 몸을 되돌리면서 연장하는 그 삶이 100년을 더 살고 싶은 만큼 재미있을까? 지금 당장 내 삶이 수확된다면 조금 억울할 것 같지만 50년 뒤에 수확된다면 난 담담히 받아들일 것 같다. 오래도록 살아가기에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 단조로울 것 같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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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 언어치료사가 쓴 말하기와 마음 쌓기의 기록
김지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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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경험은 이전에 몰랐던 것들을 일깨워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정말 많은 아이가 크고 작은 장애를 겪고 있으며 이들이 갈 만한 곳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 책은 짧게는 두-세 달, 길게는 10년까지 여러 명의 의사소통 장애 아이들을 돌본 언어치료사인 저자가 25명의 아이들을 치료하며 생긴 에피소드들과 그들에게 보내는 짧은 편지를 엮은 에세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소외된 아이들이 다양한 형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가장 안타까운 사연은 뇌종양을 발견하고도 종교적 치료를 한다고 의학적 치료가 늦어져 예후가 너무 안 좋아진 사연이었다. 부모의 무지가 한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린 사연이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자폐증, 말더듬증을 겪는 경우도 치료가 늦어졌다. 친부는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집안에 신경쓸 수 없고 외국인인 친모는 언어도 안되고 우울증에 걸린 경우도 있어 아이에게 신경 쓸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사연 속 대부분의 아이들은 상태가 호전되고 본인의 의사를 표현 할 정도의 언어치료가 되었다는 점이다.

자기 몸을 가눌 수 조차 없는 뇌병변이 심한 아이들은 언어치료가 아무 효과도 없었고 그런 아이들이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런지 생각하는게 너무 괴로웠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최전방에서 행동하는 저자의 모습이 정말 감사했다.
지난날 장애인입소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청소년 시절의 내 모습을 생각하니 부끄러웠다.


매번 느끼는 점이지만 편식 독서, 편항적인 독서만 하는 내가 한겨레출판사의 하니포터로 활동하면서 접하는 다양한 분야의 에세이는 나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준다. 내가 몰랐던 부분, 관심이 없던 부분에서 알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리고 그런 부분에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독자의 작은 관심이 그들에겐 도움이 된다는 것. 이렇게 알아가는게 시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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