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경험은 이전에 몰랐던 것들을 일깨워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정말 많은 아이가 크고 작은 장애를 겪고 있으며 이들이 갈 만한 곳이 없다는 사실이었다.”이 책은 짧게는 두-세 달, 길게는 10년까지 여러 명의 의사소통 장애 아이들을 돌본 언어치료사인 저자가 25명의 아이들을 치료하며 생긴 에피소드들과 그들에게 보내는 짧은 편지를 엮은 에세이다.사회 전반적으로 소외된 아이들이 다양한 형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가장 안타까운 사연은 뇌종양을 발견하고도 종교적 치료를 한다고 의학적 치료가 늦어져 예후가 너무 안 좋아진 사연이었다. 부모의 무지가 한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린 사연이었다.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자폐증, 말더듬증을 겪는 경우도 치료가 늦어졌다. 친부는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집안에 신경쓸 수 없고 외국인인 친모는 언어도 안되고 우울증에 걸린 경우도 있어 아이에게 신경 쓸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사연 속 대부분의 아이들은 상태가 호전되고 본인의 의사를 표현 할 정도의 언어치료가 되었다는 점이다. 자기 몸을 가눌 수 조차 없는 뇌병변이 심한 아이들은 언어치료가 아무 효과도 없었고 그런 아이들이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런지 생각하는게 너무 괴로웠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최전방에서 행동하는 저자의 모습이 정말 감사했다.지난날 장애인입소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청소년 시절의 내 모습을 생각하니 부끄러웠다. 매번 느끼는 점이지만 편식 독서, 편항적인 독서만 하는 내가 한겨레출판사의 하니포터로 활동하면서 접하는 다양한 분야의 에세이는 나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준다. 내가 몰랐던 부분, 관심이 없던 부분에서 알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리고 그런 부분에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독자의 작은 관심이 그들에겐 도움이 된다는 것. 이렇게 알아가는게 시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