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우울했다.
왜 우리나라 상황과 이 책 속 상황과 어쩜 이리 똑같을까?
으젠 라스티냐크를 요즘 핫한 인물인 '우병우'.
그가 서울대 재학 시절 신림동 하숙집에서 겪은 이야기라고 각색해서 영화나 드라마 한 편 만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이렇게 우습다.
나도 인간이니까 우습다.
그런데 참 웃긴 게 굳이 내 안에 숨겨져 있는 속물근성을 꺼내어 느끼기는 싫다.
내가 화장실에서 내놓은 내 분비물.
분명 5초 전까지 내 몸속에 있었지만 굳이 다시 보고 싶지 않다.
그것과 같은 원리 아닐까?
그래도 필요한 일이다.
응가가 빨간색인지, 녹색인지, 검은색인지, 황금색인지 알아야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내 응가를 보는 느낌이다.
나는 도대체 어떤 응가를 갖고 있는가?
굳이 보기 싫지만 보아야만 알 수 있는 내 건강 상태.
어떻게 이 리뷰를 끝내야 할지 난감하다.
이 책 결말도 참 난감하다.
으젠은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일까?
다시 되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