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리단길 요리사 남준영
남준영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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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리단길 요리사 남준영 남준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서울의 위성도시에 살고 있어서 서울은 잘 방문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경기러라도 열정이 넘쳐서 서울의 맛집들을 도장깨기 하고 다녔던 시절이 있었다. 예를 들면 성수동의 팝업 스토어, 이태원, 홍대도 마다하지 않고 말이다. 맛집을 다니는 것도 블로그 포스팅의 주제였으니까 그리고 음식이 주는 위로와 낯선 경험은 나에게 큰 의미다. 오늘도 사건 사고가 터져버린 차에 엄청나게 부드러운 생크림과 고구마가 어우러진 달콤한 케이크가 먹고 싶다. 사람에게 힐링 푸드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러나 코로나가 닥치면서 칩거 생활이 길어지더니 이제는 근교 아니면 잘 다니지 않는 포장배달에 길들여진 외식생활자가 되었다.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도 <효뜨>, <꺼거>, <남박> 6개 브랜드 창업을 하고 성공시킨 청년 쉐프가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남준영이다. 경리단길이 흥할 때 까지는 그래도 서울에 살았어서 잘 다녔는데 이제 용리단길까지 생긴 줄은 이제 알았다. 각 신생 상권에 붙는 이름이 귀엽다. 이제는 수 많은 길 들이 있어서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말이다. 각 브랜드는 저자의 브랜딩 능력과 탁월한 공간배치능력에 힘입어 승승장구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책에서는 나처럼 남준영의 브랜드를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가본 것처럼 엄청나게 많고 상세한 사진 자료들이 함께한다. 만약 효뜨에 간다면 무얼 먹어야 할지, 꺼거는 어떤 메뉴가 시그니처인지 거기에 얽힌 사연은 무엇인지까지 알 수 있다. 작가의 친절함이자 노하우 공개인 메뉴판 사진까지 각 브랜드에 걸쳐 친절히 실었다. 소재와 제본은 어떤 형태인지 까지 말이다. 창업을 하고자 하는 예비사장님들은 이런 구성력까지 벤치마킹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범죄도시2를 보지는 않았는데, 베트남 추가촬영이 필요한 맨 처음 형사들이 등장하는 술먹는 신을 <효뜨>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국내에 효뜨보다 더 베트남스러운 곳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로 출국은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물론 나는 이 다음에 이 영화를 보게 되면 효뜨가 먼저 생각날 것 같다. 책에서 밝힌 일화 중에 베트남 노점에서 펼쳐진 파라솔을 직접 싣고 한국으로 왔다는 이야기에 기함했다. 정말 베트남색을 내기 위해서 이런 것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썼구나 하는 것을 말이다. 디테일에 미친 사람이 아닐까. 최근의 가치소비와 맞물려 이제는 맛과 서비스는 기본에 내가 원하는 분위기까지 있어야 가심비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간다. 아무리 맛이 있어도 인스타그래머블 하지 않으면 가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이것도 놓칠 수 없는 기준이 되었다. 이를 남쉐프는 기가막히게 알아챈 것 같다. 공간의 중요성에 본인이 생각하는 요리라는 힐링까지 곁들여서 성공한 것이 아닐까.

그렇지만 내가 남준영 쉐프의 브랜드들 중에 이미 알고 있는 곳이 있었다. 무려 1년전에 오사사에서 촬영해간 한국에서 서서 먹는 술집이 있다는 주제로 방송된 <키보>였다. 타치노미(서서먹는 술집)과는 조금 다른 컨셉으로 키타큐슈에서 카우쿠치(매장 코너에서 서서먹는) 콘셉트로 만든 가게였다. 심지어 나는 술도 안 마시는 사람인데 왜 키보가 생각났을까. 확실히 서서술을 마시는 컨셉의 술집이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하이볼의 맛이나 맥주를 엄청나게 관리한다는 포인트를 입력받았기 때문이다. 서서 10분을 마시고 가더라도 맛에 대한 엄격함은 기본이 되어야 살아남는다.

제일 가보고 싶은 집은 아침 8시부터 장사해서 점심 장사까지만 하는 <남박> 쌀국수집이다. 동네에서 사랑받는 내가 요리를 계속하는 이유를 상기시킨 집이라고 하니 제일 끌렸다. 따뜻한 모닝쌀국수와 강황밥 세트로 촉촉하게 적셔주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장사를 하고 있는데도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젊은 사장님의 노하우를 배워보며 MZ감성의 브랜드를 엿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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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 같이 읽기 - 벨 훅스의 지적 여정을 소개하는 일곱 편의 독서 기록
김동진 외 지음, 페페연구소 기획 / 동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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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 같이 읽기 - 김동진 외 6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미국의 흑인 페미니스트인 벨 훅스의 책을 독서모임에서 같이 읽으며 각자 한 책을 맡아서 이야기를 써냈다. 내가 읽어본 책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난 여자가 아닙니까?>였다. 책을 통해 <올 어바웃 러브><본 블랙>을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각자의 몸과 마음으로 필터링된 벨 훅스 같이 읽기에 대한 내용은 묘한 마음을 일으켰다. 그러다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구판 계급에 대해 말하지 않기) 챕터에서 알게 되었다. 나는 유학을 다녀온, 사회에서 사람들을 가르치는, 학벌이 좋고, 페미니즘에도 관심이 있는 이 깨인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같은 책을 읽었어도 받아들이는 게 달랐구나 싶었다. 김은지 작가가 벌이가 없었을 때 내가 이런 사람들이랑 같이 독서모임을 해도 되나 생각해봤다고 했다. 나도 경제활동을 하지 못했을 때 독서모임 관련해서 비슷한 생각을 했더랬다. 매달 강남으로 나오는 차비, 커피값, 식사비, 책을 사서 읽어야 하는 책값 모든 게 부담이었다. 그게 자그만치 6년 전인데, 지금은 그래서 살림살이가 나아졌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그렇지만 누가 나를 볼 때는 차도 있고, 신도시에 살고, 그렇게 경제적으로 어려워 보이진 않는다고 한다. 물론 복어처럼 부풀리고 살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지금도 최저임금에 가까운 급여를 받으며 어떻게 하면 이 근로소득에서 자본가가 될 수 있는지 머리를 굴리고 있는게 나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내 계급에 대해 말해보고, 연대를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계급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부터가 시작이라는 내용이라고 해서 묘하게 깔려있던 어색함의 근원지를 찾아내서 속이 시원했다.

나는 책을 꽤 여러권 읽는다. 그만큼 잘 잊기도 하지만.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한 책도 많이 읽는다. 그 중에는 읽었다고 독후감을 올리지 않는 책도 있다. 그 책들에 대해서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파트와 같이 생각해 보았다. 나는 페미니즘이라면 이정도 선까지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의 생각은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 누구는 급진적이고, 누구는 온건하다. 누구는 꼭 커트머리를 해야 하고 민낯이어야 하고, 탈브라를 해야 한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각자의 사정으로 그렇게 할 수 없다. 긴 머리에 화장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페미니스트도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곳에서는 나는 깨인 사람이 아니다. 뷔스티에 원피스라고 적혀있는 상품명을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나는 그런 게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페미니스트다. 누구의 몸에도 맞지 않는 프리사이즈의 옷 처럼이라는 말이 굉장히 깊게 공감했다. 계급과 꾸밈과 사고방식과 편견 이 모든 것을 아울러야 한다. 나는 어디까지 다가갈 수 있는 것인가. 벨 훅스를 나도 작가들과 같이 읽으며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말하기 불편하기 때문에 가려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뤄준 벨 훅스의 다른 책들을 읽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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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 - 사람을 쉽게 믿지 말라!
한가(家)롭게 지음 / 한가롭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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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 한가롭게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표지는 진한 오렌지색에 중년 남자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다. 세로로 진하게 <뒤통수>라고 제목이 적혀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인간관계에서 크게 데이는 그 뒤통수가 맞다. 그 위에 고딕체로 <사람을 쉽게 믿지 말라!>라는 명언까지 말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뒤통수를 맞아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 대상은 친구, 가족,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마지막으로 나 자신까지 다양하다. 나 자신에게 뒤통수를 맞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셀프뒤통수는 잘못된 준비와 연습이라고 말한다. 혼자 농구를 겁나게 연습했다는 작가 이만하면 어디에도 뒤지지 않겠지 하고 농구시합에 나갔는데 완전 깨져버린다. 목표달성을 위한 연습 좋다. 그렇지만 그 정도는 다 남들도 하는 것. 목표달성에 필요하고 보완해야 할 점을 찾아서 집중하고,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자만하지 말고, 나의 약점을 보완하자. 이정도면 난 잘났어 하고 돌아다닐게 아니란 것이다.

책에서 뒤통수란 <경계성 사기>란 말을 한다. 정말 성문법에서 잡아 족치지 않을 정도 피해자가 감내할 만한 정도니까 뒤통수라고 하는 것이다. 그 경계를 넘어가면 사기다. 그러므로 젊을 때 당해도 안되고, 나이 들어서 당하면 더 안된다. 어릴 때 실패는 피와 살이 된다지만, 그런 고난과 역경은 되도록이면 안 겪는게 좋단다. 뒤통수를 맞게 되면 단순히 금전적인 손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손해 그리고 더 발전할 수 있었던 기회를 상실해 버린 기회비용까지 발생한다. 그 말은 다 알지만 사람을 너무 쉽게 믿어버려 문제다.

믿지 않아도 믿게끔 간이며 쓸개를 빼놓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다. 소위 작업이나 공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세상에는 어떻게 저런 거짓말을 믿었지?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3명이 작정하면 한사람 바보 만들기는 너무나 쉽다. 주위에 나를 띄워주고 아무 이유 없이 잘해주는 사람들을 늘 경계의 눈초리로 보자. 뒤통수치는 인간들과 사기 치는 인간들이 주변에 생각보다 많다. 그것도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 그들은 겉으로는 매우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다정하게 다가온다. 정말 조심해야 한다.

책의 제일 짧은 꼭지였던. 돈 빌려달라는 사람들에 대한 대응책. 돈도잃고, 사람도 잃고, 건강도 잃으니 어지간 하면 빌려주지 마라.

돈빌려주고 인간관계에 내 속시끄러움에 사람에 대한 신뢰까지 무너지면 그것만큼 고달픈 게 있을까. 최근 보이스 피싱범을 실제로 잡은 실화바탕의 영화를 본 터라 이점이 더 와 닿았다. 주인공은 집에 불나본적 있냐며, 아이들이 오갈데 없어서 보호시설로 간 와중에 빌린 돈을 보이스피싱 당했다. 대출을 받기위해 친절히 걸려온 손진영 대리 때문에.

표지를 넘기자마자 간지 없이 뼈 때리는 조언이 실려 있다. 자신과 가족의 소중한 삶과 행복을 남에게 빼앗기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작가가 독자에게 주는 간곡한 메세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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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이하진 지음 / 열림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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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이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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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나는 이능력자인 발현자와 잠재자의 세상인 SF물을 읽었다. 그런데 읽는 내내 이건 작가가 설계한 세계이기도 하지만 지금 지나가고 있는 지금의 이야기구나 하는 생각이 더 짙게 들었던 작품이다. 주인공인 마미르는 이능력 척도가 8에 달하는 엄청난 발현자다. 8은 도시 하나를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다. 본인은 열역학 2법칙을 이야기하며 열을 옮기는 능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미르가 고등학생이던 2018년에는 친구들과 물을 갑자기 시원하게 얼음을 만들거나 떡볶이를 먹을 때 장난친다고 뜨거운 단무지를 만들거나 하는 일정도로 만족하는 친구였다. 굴러가는 나뭇잎만 봐도 까르르 웃는 고등학생. 그러나 이능범죄가 사회를 호시탐탐 노린다. 발현자들 중에는 나쁜 마음을 먹고 사회를 파괴하고자 하는 자들도 많은 법이다. 원래는 언제나 그런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능력 발현으로 그런 기회를 더 수월하게 얻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를 눈치 챈 미르는 학교로 돌진하는 트럭을 막기 위해 애썼고, 다친 미르를 구해주다가 10년 지기 친구인 건은 교란이 된다. 교란은 이능력자의 혈액에 노출되었을 때 생긴다. 사람들 마다 10년 정도의 시한부 삶을 살아가게 된다. 면역체계가 교란되면 항원농도가 높아지고 사이토카인 증가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교란>치료법도 없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무시무시한 병인 것이다. 이런 교란을 연구하기 위해 미르는 라이모스에 들어가서 무효이론을 연구한다. 책의 마지막에 도대체 왜 이놈의 이능력이 발현되는가에 대한 짧은 결론이 나온다. 무언가를 갈망하는 마음에서 발현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발현자가 될 수 있고 잠재자의 욕망에 따라 다른 것일 뿐이다. 그러니 발현자와 잠재자는 한 끗 차이다. 그런데 왜 이미 발현한 욕망이 희석되면 죽음으로 이끄는 구조를 설정했을까. 각자의 마음은 다 다르고, 닿고자 하는, 이루고자 하는 그 많은 점이 다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미르는 계속 무효이론을 연구하며, 라이모스의 복지혜택 중 하나를 누리기 위해 건과 결혼해서 병원에 머물게 한다. 그러며 교란으로 사망한 라이모스의 직원이었던 엄마 <서현주>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해수>를 만난다. 서현주의 연구이론에서 더 나아가 연구노트와 무효이론에 대한 연구와 진실에 다가간다. 그러면서 직접 바이알을 깨는 장면에서 얼마나 처절하던지...결국 미르가 세상을 구하는 지, 자기가 제일 구하고 싶은 <>을 구해내는지 봐줘야한다. 읽어내야만 한다.

덧붙이자면, 짧게 등장하는 건의 부모님과 원망하는 마음과 미르의 마음이 묘사되는 신에서 같은 재난을 겪었더라도 이렇게 아물기를 누구를 원망하기를 지속하는구나 싶어서 마음이 안 좋았다. 그런 사람의 골들을 다 이어주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겠는가. 많은 사건사고를 떠올리게 되며 우리가 가져야 할 단 하나의 이론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더 많이 기억하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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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느낀 행복들 - 국제 문학 에이전트, 대한민국에 빠지다
바버라 지트워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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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느낀 행복들 바버라 지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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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데는 이 작품을 발견하고 번역하고 출판해주는 국제적인 문학 에이전트가 필요하다. 한국문학의 가능성을 보고 활동한 1세대가 저자인 바버라 지트워다. 신경숙의 작품을 비롯 다양한 한국 작가를 외국에 알렸다.

개인적으로는 신경숙 작가의 이슈 때문에 좋아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친구라서 저자와 신경숙은 자주 등장한다. 이렇게 한국과의 인연이 많은 그녀가 한국에서 느낀 행복들이라는 제목으로 뉴요커가 바라보는 한국과 문화의 여러면을 담담하게 써냈다. 한국인이지만 이 문화에 이런 이야기까지 숨어있었다고? 하는 것들도 여러 가지 있었다. 원래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은 잘 모르고, 늘 있어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책의 구성은 하나의 소주제와 여행지에 대한 단상. 각 장의 마지막에는 한식을 조리하는 조리법까지 나와 있다. 한국 사람이 내가 읽기에 조리법은 레시피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까지 한 쪽 소개되어 있어서 외국 독자들이 시도해 보기에 즐거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의 경우 다시마를 어느 정도 분량으로 잘라내야 하는지 모를 독자를 위해 1장은 신용카드 크기라고 적어놓은 직관적인 설명에 탄복했다. 역시 세계 공통의 사이즈라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아마 나라면 늘 알죠? 너구리 다시마 크기! 했을텐데 말이지.

서울 명동, 제주도, 남양주, 진도, 특히 작가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부산 등 여러곳이 소개된다. 특히 외국인이 소개하는 책을 통해서 센텀시티에 탕이 18개가 있는 찜질방이 국내 최대 크기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기분이 묘했다. 나름대로 여러 군데에서 온천욕을 해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국내 최대를 가보지 못했다니 자존심이 상했다. K뷰티를 소개하면서 세럼과 에센스가 2번에 걸쳐 나오는 무려 11가지 스텝의 기초화장법에 또 놀라버렸고 말이다. 그런데, 에센스를 2번 바르는 동안 크림은 레이어링 하지 않는 건가 싶었다. 외국사람들이 상술이라고 비웃는다는 아이크림까지 등장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화장품으로 무려<해마>가 쓰인다는 것은 정말이지 처음 알았다. 수족관에서나 보는 그 해마가 사용되는 제품이 있다니. 뷰티를 위한 열정과 소재의 다양성은 정말 넓구나. 그런데 이걸 또 K뷰티의 나름 신봉자인 내가 외국인을 통해서 알다니. 또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달팽이크림은 알고 있어서 어느 정도의 체면치레는 했다고 내심 생각했다.

전에 외국 여행을 다녀온 후 무려 서울에서 살고 있을 때 동대문 근처 게스트하우스에 묵은적이 있었다. 외국 사람들은 어떤 걸 구경하러 오는 걸까 했는데 (무려 한 9년정도 전이었다) 비무장지대 투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정말 전후무후한 독특한 곳이 비무장 지대구나. 그 걸 <관광>이라는 개념으로 사람들은 방문하는구나 했는데, 바버라의 여정에도 등장한다. 혹시 가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외국인을 위한 단체투어도 있지만 개별적으로도 DMZ평화관광도 가능하다. 이 관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신분증이다. 내국인은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외국인의 경우에는 (여권, 외국인등록증, 미군ID)가 필요하다. 글로벌한 시대에 맞춰 모바일 신분증도 인정된다. 이것은 꼭 사전에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물론 실물로 가져가서 방문하는 게 제일 안전하다. 또한 서울 관광에는 케이팝 스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덕심의 여정은 꾸준히 존재한다.

작가가 힘들 당시 (남편의 건강문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스님과의 차를 마시는 시간에 들은 우리는 지금 행복합니다라는 대목에서 나도 템플스테이가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5년 전 일 때문에 번 아웃이 왔을 때 추천받은 것이 템플스테이였는데 아직도 못해봤다. 새해맞이로 근심 걱정이 있거나 조용한 사색이 필요할 때 도전 해볼만한 코스다. 작가는 아직도 그 때의 일을 생각하며 지금의 행복에 대한 고마움을 상기시킨다고 한다.

내가 다녀온 코스 중에 하나인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도 추천한다. 서울에서 2시간 이상 가야하긴 하지만 제임스 터렐의 작품과 안도 다다오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고즈넉하며 상당한 입장료를 자랑하기 때문에(3만원 가량) 서울의 박물관보다는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겨울에 다녀온 뮤지엄 산만 알고 있는데, 초록이 무성할 때 여름비가 내리는 날 또 가봐야겠다. 작가는 명상관이 생기기 전에 다녀와서 아쉽다 하더라. 특이한 명상관에서 음원으로 들려주는 싱잉볼과 함께라면 걸어 다니느라 고단했던 몸을 20분 동안 충분히 이완할 수 있다. 국내 독자라면 내가 알고 있는 지역에 이런 것이 있다니 하는 발견을 할 수도 있다. 외국인들은 이런 것을 독특하게 여기는구나 하는 정도의 가벼운 마음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도 한국 와서 가봤는데, 내가 아직 못 가봤다니 하는 부끄럼에 몇 가지 여정을 추가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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