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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림의 옛 그림과 뛰노는 동시 놀이터 ㅣ 신현림 동시 놀이터
신현림 글.그림 / 살림어린이 / 2011년 7월
평점 :
"그림과 시는 절대 어렵고 심각한 것이 아니에요. 여러분도 그림을 만만하게 보세요. 놀이니까요.
그림에 대해 전혀 몰라도 돼요. 그림 속에 내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신현림 시인의 말이다. 이 책<옛 그림과 뛰노는 놀이터>은 사진 찍고 시 쓰는 시인이 우리 옛 그림을 가져와 거기다 아이 마음을 시로 담아냈다.
시인이 꾸민 동시집은 우리가 한 번쯤은 봤음직한 조선시대 그림 스물두 편을 싣고 거기에 쉬운 설명과 그림을 보고 느낀 단어들을 모아 재밌는 동시를 썼다.
친근한 그림을 다시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어떻게 동시로 쓸 생각을 했는지에 대한 시인의 기발한 생각을 엿보는 것 또한 이 책의 재미다. 그림 보고 동시 읽고 꿩 먹고 알 먹고다.
그중 어미 개와 새끼개를 순하게 그린 이암의 <모견도>, 김홍도의 <서당>, 추사 김정희가 제자를 위해 그렸다는 <세한도>,
작가 미상의 <까치와 호랑이>에 붙인 동시가 더 좋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는 시인은 아이들에게 귀띔한다. 감성이 풍부해지고 상상력을 꽃 피우려면 그림을 가까이하라고. 우리 그림은 옛날 조상들의 삶을 보여줘 전통문화를 일깨우고 그림을 보고 자기만의 느낌을 메모해 가다 보면 세상을 보는 안목이 두 겹 세 겹 두툼해진단다.
그림에 시를 붙인 것도 좋지만 책 마지막 부록엔 조선시대 회화만 모아 초, 중, 후기로 나누어 설명한다. 신사임당의 초충도, 정선의 진경산수화, 풍속화, 서민들이 그려서 더 친근한 민화 등 화가와 작품들을 시대별로 보여준다.
이 정도라면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우리 그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떠먹여 주는 셈이다. 시인의 동시집을 보자니 후회스럽다. 한때 어줍잖게나마 그림책 읽고 동시 쓰기를 시도했다가 그만둔 일이 생각나서다. 그땐 그림책에 시 있다는 생각에 동시 몇 편 써 보기도 했었는데 살짝 욕심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