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쿠 두 편

 

 

반딧불 하나가 내 소매위로 기어 오른다, 그래, 나는 풀잎이다. - 이싸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번개를 보면서도 삶이 한 순간인 것을 모르다니 -바쇼

<마음대로 詩 해독解讀> 간 밤, 세상에서 가장 짧다는 ​시(하이쿠)를 읽었다. 아마 시인은 봇물처럼 쏟아지는 감정을 하이쿠 라는 용기에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게 담느라 수도 없이 언어를 갈무리 했으리라.

스탠드 불빛아래서 읽는 시는 나도 모르게 여백에 갇힌다.반딧불이가 팔로 기어오르는 모양을 상상하고 내가 풀잎이 되는 순간을 떠올리면 이슥한 밤기운이 감도는 듯 하다.

 시는 행간을 읽되 그 사이의 고요까지 읽어야 제 맛이 난다는 어느 시인의 말이 어둠속 반딧불이 빛같다.​ 언어의 쓸데없는 낭비를 줄이고 최대한의 의미를 담아낸 시인처럼 순간을 영원처럼 살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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