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한 땅을 뚫고 나온 버섯이다.
이름은 모르겠다.
나무들 새로 비치는 햇살때문인지 흰 빛깔이 눈부시다.
자제발광하는 것 같다.

잔개미들 이 버섯에 꼬여있다.
먹잇감을 탐색하는 중일까
위 아래로 흩어져 기어다닌다.
 

 

 


바로 그 옆에선 썩어가는 버섯도 있다.
핀 지 한참 됐나보다.
갓 가장자리가 위로 치켜져 있다.
흰 털모자를 뒤집어 쓰고 있다

버섯이지만 죽어가는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어떤 건 사색이 되어 새까맣고
또 어느건 뜨건 물에 넣었다 빼놓는 것처럼 풀어져 있다.

사람사는 세상이 요지경속이라는데
숲 속도 마찬가지다
 

 

 

 
계단 따라 내려오면서 난간대를 잡다 깜짝 놀랐다.
처음엔 벌집인줄 알았는데 뱀허물이다.
거기에 곤충들이 꼬였다.

바로 머리 위 나뭇가지에는 30cm는 족히 되는 허물에 파리 꼬이듯 붙어있다.
 

 

 

 
또 한 구석,
거미는 살기 위해 밤새 줄을 쳤을테고
잠자리도  살기 위해 가다가
거미줄에 걸렸다.

벗어나려고 몸부림 친 걸까.
거미줄이 그쪽만 성글다.
 
 

 

 

 
 
바로 그 아래 걸려든 곤충은
아직 숨이 붙어 있다.
벗어나려고 그러는지 뒷다리늘 모아 비비적댄다
뭘 잘못한 걸까. 그 모양이  한 번 봐 달라고
두 손을 싹싹 비는 것 같다.

저것들은 죽어가고
거미는 어딘가에 숨어서 지켜보고 있겠지.
저것들 덕분에  또 하루를 살 것이고
또 어딘가에다 부치런히 줄을 치겠지.
 

 

 

 어제 오후에 내린 비로 숲은 젖어있고 나무들은 싱그럽다.

 

 



숲길에 세워진 길 안내판이다.
초행길인 사람들한테는
세 갈래 길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길 도우미다.

 

 

 

 



한치 앞도 모르는 우리의 삶. 싱겁고 어리석은 줄 알지만
저 안내판처럼 고민할 필요없이 나아갈 길을 알려준다면
아까 잠자리나 곤충처럼 시험에 들지 않고 지름길로 접어들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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