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미들
이면우 시인
사람들이 울지 않으니까
분하고 억울해도 문 닫고 에어컨 켜 놓고 TV 보며
울어도 소리없이 우니까
요렿게 우는 거라고
목숨이 울 때는 한데 모여
숨 끊어질락 말락 질펀히 울어젖히는 거라고
옛날옛적 초상집 마당처럼 가로등 환한 벚나무에 매달려
여름치 일력 한꺼번에 찌익, 찍 찢어내듯 매미들 울었다
낮 밤 새벽 가리잖고 틈만 나면
시집<아무도 울지않는 밤은 없다>.34쪽의 詩
<마음대로 詩 해독解讀> 시인은 여름날 시원하게 울어젖히는 매미를 보자 울음을 참고 사는 사람들이 떠 올랐나보다.
너나할 것 없이 슬퍼도 울 일 있어도 울지 않은 인간이 안되 보였을까. 매미들의 울음에 대해 말을 꺼낸다.
매미가 인간들에게 울며 울음의 본보기를 보여준다. 말해야 할 때 말 못하고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하고 울음을 참다 종국에는 우는 것조차 잊어버린 건 아닐까. 이 시를 읽다보면 신경계가 고장나 본능을 잃어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장마 가고 나면 매미가 여기저기서 울어대겠지. 여름 한 철을 살기위해 참고 기다렸던 시간만큼 숨이 끊어져라 울어대겠지. 삶의 바닥까지 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