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내게 들리는 종소리는 공기가 팽팽하게 잡아당긴 선율이었고 솔잎을 비롯한 숲 나무들의 모든 잎과 주고받은 선율이었다.  또한 자연의 힘이 취해 조절한 후,계곡에서 계곡으로 메아리처럼 울리는 소리의 한 부분이었다. 메아리는 어느 정도까지는 본래의 소리다."(171쪽)

나는 가능하면 많은 시간을 혼자 지내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함께 있자면  곧 지루해지고 시간도 헛되이 보내기 마련이다. 상대방이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일지라도 마찬가지다. 나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 나는 고독만큼이나 편안한 친구를 만난 적이 없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방에서 혼자 지낼 때보다 밖에 나가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 더 외롭다. 생각하거나 일하는 사람은 언제나 혼자다."(189쪽)

 책 <월든. 현대문학>은 소로가 1845년부터 2년간 이 호수 북쪽에 기거하면서 쓴 책이다. 소로는 거기서 손수 집을 집고 밭을 일궈 자급자족하며 살았다. ​그 오두막집 앞에는 이러한 글귀가 씌어 있다고 한다.


"나는 숲에 간다. 삶의 가장 본질적인 것들만을 대면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주말이다. 주 중에 앞만 보고 열심히 산 사람들에겐 황금 같은 시간이다. 오래전 카드회사인가 하는 광고 카피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문구가 유행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더러는 여행을 떠나고 또 더러는 나름 근사한 계획을 세우는 이도 있겠다.

 

주말 오전에 소로의 글을 읽으며 본질적인 것과 대면하는 것은 뭘까. 그에 따른 방편은 있을까. 혼자 궁리하다 짧아도 좋으니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고독과 외로움속에 나를 방치해 보자. 묵상이 가능한가 보게.

 

고독과 외로움, 그것은 혼자 일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문학평론가 정여울도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자신이<혼자있음>을 잘 견디지 못하는 인간임을 알았다고 고백한다.

 

 단 하루도 자유롭지 못한 관계라는 그물코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를 위한 외로움과 고독에 빠져보는 것이다. 그럼 내면의 나가 생활인의 내게 무슨 소리인가를 들려줄지 모른다. 비단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진지하게 그런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다.  식구들, 가족들, 주변인들, 속에 섞였을 뿐이다.  릴케의 일화가 떠오른다. 어느날 한 청년이 자작시 한 편을 들고 시인 릴케를  찾아간다. 청년은 시인에게 시를 보여주며 자신이 시인이 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릴케는 청년에게 이런 답을 주었다. "당신은 밖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지금 하지 말아야 할 일들입니다. 그 어느 누구도 당신을 충고하거나 도와줄 수 없습니다. 당신 안으로 들어가십시오."

 

고독한 묵상의 시간을 가지라는 얘기다.  소란 속에서는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고요해질 수도 침잠할 수도 없는 일이다. 홀가분한 주말 우리에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틈내 보는 건 어떨까!

 

"나는 숲에 간다. 삶의 가장 본질적인 것들만을 대면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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