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그의 뼈를 비운다. 대나무처럼 뼈 속을 비운다. 그리고 몸속 공기주머니에서 뼈 속으로 끊임없이 바람을 불어 넣는다. 새의 조상은 파충류다. 뱀은 하늘을 날려고 오천만 년이 넘도록 '날개짓'을 꿈꿨다. 저주받은 몸통에 깃털을 틔우기 위하여 수도없이 허공에 뛰어 오르다 뒹굴었다. 온몸은 시퍼렇게 멍들었고 밤마다 피울음을 울었다. 그리고 마침내 쥐라기 시대, 익룡의 몸이 두둥실 하늘로 떠올랐다.
새의 날개는 앞발이다. 파충류의 앞발이 피눈물 나는 날개짓 끝에 깃털로 변한 한것이다 하지만 아직 새들의 꿈은 끝나지 않았다. 보다 높이 보다 멀리 날기 위해 몸부림친다. 높이 나는 새는 멀리본다. 날개짓을 많이 하는 새는 그만큼 높이 ,멀리 날 수 있다. '상상속의 새'붕새는 한 번 날개짓에 구만리를 난다. 벌새는 일초에 아흔번이나 날개짓을 해도 몇 십미터도 못간다."(196쪽)
김화성 기자의 <책에 취해 놀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