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세계일주 레이스
밸리 챈드라새커런, 스티브 헬리 지음, 권성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스티브와 밸리라는 골 때리는(!!!) 두 친구가 있다.
세계 명문인 하버드대를 나와서 방송작가 일을 하고 있으니 바보들은 아닐테고..
하여튼 서로 아웅다웅 못잡아먹어 안달인 두 친구는 어느날 엽기적인 경주를 제안한다.
다름아닌 세계일주여행!!!!
단, 규칙이 있다.
첫째, 미국 LA에서 한 명은 서쪽으로, 다른 한 명은 동쪽으로 떠나서 1분이라도 빨리 다시 LA로 돌아오는 사람이 승자가 된다.
둘째, 이동할 때는 비행기나 헬리콥터, 열기구를 타면 안된다.
경주에서 이긴 쪽은 LA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비싼 스카치위스키를 상품으로 얻게 된다.
그리고 이들의 경쟁에 관심을 보인 출판사를 꼬셔서(!!!) 여행비용을 대게 했다.

2007년 4월 14일.
드디어 스티브는 태평양을 건너 한국으로, 밸리는 멕시코를 향해 출발하면서 좌충우돌 경주는 시작된다.
스티브는 태평양-중국-몽골-시베리아-모스크바-유럽-대서양을 거쳐 미국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선택했고,
밸리는 브라질-유럽-모스크바-카이로-중동-상하이를 거쳐 미국으로 돌아오기로 한다.
(이 두 사람은 모스크바에서 만나 하루를 함께 지낸다)
이 과정에서 밸리는 약간의 반칙을 쓴다.
바로 두 번째 규칙, 즉, 비행기를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규칙을 여러번 어긴 것이다!!!!!

하여튼 이 두 친구는 목숨의 위협을 받기까지 하는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레이스를 완주한다.
그러면서도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 때론 익살로, 때론 허풍으로 우리를 즐겁게 한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란 광고문구도 있는데, 사람들은 왜 여행을 할까? 특히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낯설은 해외여행을 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광고문구에 100% 동의한다. 정말 집 떠나면 개고생이다!!!)
물론 특별히 뚜렷한 목적을 가진 해외여행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업무상 출장으로, 또 어떤 사람은 공부를 위해서 등등.
하지만 이런 특정한 목적을 가진 경우를 제외한다면 우리가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는 말을 하기 위함이 아닐까?

스티브와 밸리는 세계일주 여행을 하면서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여러 사람을 만난다.
물론 그들의 나라인 미국의 이웃들이나 유럽 국가들처럼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누리면서 부족함 없이 지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스티브와 밸리의 관심은 이런 나라들의 국민들에게는 잠깐 머물 뿐이다.
오히려 그들은 다른 나라들, 즉, 중국, 멕시코, 몽골, 브라질, 이집트, 팔레스타인, 캄보디아 등에 사는 사람들에 깊은 애정과 유대를 드러낸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가난한 사람들,
문명의 이기와는 동떨어진 채로 어렵게 살아야 하는 사람들,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걱정해야만 하는 사람들,
어쩔 수 없이 외국인인 스티브와 밸리를 경계하다가도 어느 샌가 마음을 여는 사람들.

스티브와 밸리는 이들과 마음으로부터 소통한다.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처한 환경과 조건은 동일하지 않으며, 그들의 문화적 배경을 이루는 역사적 상황과 언어도 상이하다.
그런 사람들과 여행자들이 소통하는 것은 세계 어디를 가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공통적인 것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고단하지만 일상에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바로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가서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는 감탄사를 뱉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나는 돌아다니는 것보다 한 군데 머물러 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지리를 무척 좋아하고, 세계 여러 나라의 수도 이름대기 게임도 무척이나 즐겨 했지만, 실제 여행 자체는 내게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다.
하지만, 스티브와 밸리가 경험한 이렇게 재미있고 아름다운 여행이라면,
이렇게 스릴 넘치면서도 사람의 인정이 흐르는 여행이라면,
기꺼이 오늘 밤 꿈속의 시간을 투자하여 이들의 여행행적을 그대로 따라갈 용의가 있다.

아참!!! 스티브와 밸리 중 누가 먼저 LA에 도착해서 상품으로 걸린 위스키를 얻었을까?
그건 직접 읽으시면서 확인해 보시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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