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된 것도 참 오랜만이지만.

운전면허에 도전한 것도... 요근래에 새로움이다.

지금껏 살아오면서..여러가지 이유로 시도하지 않았던,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해보고 있는데..

나에게 운전면허도 그런 것이었다.

차가 없으니...굳이 돈을 들여 면허를 딸 생각을 하지 않았고, 시간이 날때 따고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돈이 없어서...일을 하면서는 시간이 없어서... 마침 차도 없으니 운전할일도 없잖아. 안해, 못해 의 결론에 이르렀었는데.

이제 백수가 된김에. 차는 비록 없지만 운전을 할줄 알고 싶은 마음이 든거다.

 

그래서 거금을 투자하여. 아 정말 거금...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하고 운전을 배웠는데.

아아 세상에 이렇게 어려운것을, 이 많은 사람들이 해내고 있는거였다니.

아아 세상이 달라보여..아아 많은 운전능력자들...

내가 왜 운전을 하고싶은 마음이 들었을까..아 나는 왜 운동능력이 이리도 떨어지는 것인가. 아 자괴감...

 

시동걸때도 오 긴장.

브레이크를 떼고 클러치를 떼는 그 순간..아 차가 움직여...차를 움직이게 하면서 앞에도 봐야하고 뒤도 봐야하고 옆도 봐야하고 계기판도 봐야하고. 아 나 이외의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이걸 해내고 있구나..

운전학원 선생님들은...정말 극한직업이구나..운전무식자 나를 가르치셔야 한다니...

심지어 운전무식자가 운전하는 차 조수석에 타야 한다니 말이다.

 

나는 운전을 할줄 알고 싶었기 때문에, 단순한 그 이유로 1종을 선택했는데

첫 수업 이후. 내가 얼마나 잘못된 결정을 내렸는지 알았다.

그래도 해보는거라고. 수업이 거듭될수록 정말 조금씩 나아지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는데.

아 나는 이만큼의 시간을 들이고 이만큼의 노력을 들이면 겨우 이만큼이라도 나아지는구나..

 

유튜브는 정말 없는게 없다는 것도 알았다.

아 운전도 가르쳐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험전에 몇십번을 봤는지 모른다 ㅋㅋㅋ그,런,데.

첫번째는 티자주차에서 탈선+2분의 시간초과 로 떨어졌던것 같고. 어차피 떨어진거 나머지 구간 마저 돌면 안돼냐고 물어봤는데 ㅋㅋ그런건 안돼는거였어 ㅋㅋㅋ

완전 열심히 연습해서 붙을줄 알았던 두번째 시험에서는 막판까지 백점으로 가다가 가속구간에서 기어변속안해서 바로 실격 ㅋㅋㅋㅋ결승지점(??) 약 오미터 남겨두고 내렸다 내렸어...

뭐에 씌였는지. 기어변속은 왜 머릿속에서 지워졌던 걸까. 방금전까지 백점이었는데 왜 나를 내리라고 하는거야 왜 떨어졌는지도...사실 몰랐어. 감독관님이 말해주기 전까지.

너무 자주 만나서 이러다 감독관님들과 친구되겠어 싶었던 세번째였나.

그게 바로 어제였는데.

드디어, 나는 '장'내 기능을 마스터했다.

백점. 그래 백점.

 

도로주행 예약하고 왔는데

이것은 또다른 세상이겠지......

 

내가 왜...왜 이걸...시작했을까.....

 

원래도 운전 능력자들을 좋아했지만. 버스를 타도, 택배기사님을 볼때도 우러러보게 된다 자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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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je 2017-05-19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날씨 대박. 낮술마시고 싶은 날씨가 바로 이런 날씨

hnine 2017-05-19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운전 배울때 생각나서 웃으면서 읽었어요 어쩜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셨는지.
이 어려운걸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다니, 난 평균에도 못미치는 인간인가보다고 절망했었지요 ㅋㅋ
저보다 더 여러번 떨어지고 겨우 합격한 제 여동생이 지금은 저보다 훨씬 운전 잘 하고 다녀요.
그러고보니 운전면허 받은게 대학교 3학년때, 1987년이네요. 내가 이렇게 늙었다니!! (푹...고개 꺾이는 소리)

jeje 2017-05-21 00:55   좋아요 0 | URL
저뿐만이 아니라니...ㅠㅠ 큰 위로가 됩니다. 희망을 가지고 도로주행에 열중해야겠어요 ㅋㅋ 얘기 들으니까 도로주행은 또 다른 세상이라고 하더라구요 ㅋㅋ 정말..당장 운전 안할거면서 왜 시작했는지...후회를 좀더 하게 될거같아요 으흐흐 후회는 좀더 하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계속 해나가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