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와 거지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9
마크 트웨인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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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휴일 아침이면 우리 세 자매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시간에

일어나 어린이 명작동화를 시청하곤 했다.

부스스한 머리를 한 채 셋이서 주제곡을 합창하면 어김없이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밥을 먼저 먹어라.', '아빠 깨시겠다 조용히 봐라.' 일상적인 잔소리

였는데 종종 그때를 떠올리면 갓 지은 밥에 달걀과 간장, 참기름을

넣어 비빈 비빔밥 냄새와 함께 소공녀 세라, 벌거벗은 임금님...

그리고 왕자와 거지가 떠오르곤 한다.

그래서 이번 추억의 책읽기는 <왕자와 거지>

"왕자와 거지 (마크 트웨인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책 제목이 주는

반가움과 더불어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이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떠오른다.

왕자와 거지를 만화를 처음 만나고, 엄마를 졸라 동화책으로

만났을 때 에드워드와 톰의 모험과도 같은 일상을 보며 '

이 아이들은 쌍둥이인가?' 의문을 갖기도 했었다.

빈민가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때어난 톰과 영국 전체가 반가며

기뻐했던 에드워드 탄생은 그저 평범한 어느 집안에 일어난

이벤트 같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며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닮았지만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며 각기 다른 호기심과 소망이

자리잡는다.


왕을 만나기를 소원하는 톰, 시대상을 반영한 아이의 모습과

생활은 빈부의 격차와 사회상을 따끔하게 꼬집어낸다.

당장 먹을 것이 없어 구걸하는 톰은 더럽고 추한 환경에서

구걸을 해 무언가 가지고 오지 못한 밤이면 아버지와 할머니에게

구타를 당하는 것도 평범하기만한 일상이다.

그런 톰은 언제나 신부님의 책 속에서 읽은 이야기들처럼 꿈을

꾸던 어느 날 우연찮게 에드워드 왕자를 만나게 된다.


"불쌍한 아이를 어찌 그리 함부로 다루느냐! 아바마마의 가장

비천한 백성을 어찌 그렇게 막 다루는 것이냐! 문을 열고

저 아이를 들여보내도록 하라!"-p.18


에드워드는 톰을 안으로 들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며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키운다.

생김새가 너무도 닮은 두 아이는 서로 옷을 바꿔 입고

누구도 그 둘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해 톰 대신

에드워드는 궁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리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다른 삶을 살게

된다.

톰은 어쩔 수 없는 왕자 행세를 하며 상상하고 꿈꾸어 왔던

생활이 아니라는 생각에 실망을 하고, 에드워는 역시 거지의

삶으로 스며들며 허언증을 가진 정신병 환자 취급을 받는가

하면 도둑의 누명을 쓰기도 한다.

그러면서 둘은 아주 다른 삶의 경험으로 한층 더 성숙하게

성장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 자격 없는 아이의 머리에 왕관을 얹지 말라. 내가 바로

왕이도다!"


"그를 놓아주고 행동을 삼가라! 그분이 바로 왕이시다!"-p.329


영원히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에드워드는

대관식장에 등장하며 자기의 자리를 찾아간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기 좋을 세계명작 고전읽기 시리즈는

다소 분량이 많아 아이들이 지루할까 걱정스러웠지만, 그림과

사진은 물론 부록으로 시대상이나 작가에 대한 정보, 내용의

장면 등이 설명되어 재미있게 읽기 좋은 책이었다.

입은 옷에 따라 왕자와 거지로 분류하며 부당한 대우 역시

당연시 여기던 시대는 어쩌면 지금까지 똑같이 이어져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실을 더욱 높이 사는 사회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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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8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윌리엄 월리스 덴슬로우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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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이 잠이 들지 않는 밤이 이어지는 가을이다.

생각도 고민도 걱정도 다 잊고 집중할만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럴 땐 독서?

그렇게 생각하며 집어든 책은 고전 중 한 권이었다.

보물창고의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고전 산책 중 열여덟 번째 이야기



"오즈의 마법사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보물창고 펴냄)"를 집어들고

생각나는 음악, <somewhere over the rainbow>를 재생시키며 양갈래

머리를 한 소녀 도로시를 만나기위해 출발했다.

오래 전 이 책을 읽고, 나는 좀 엉뚱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캔자스의 작은 소녀 도로시가 헨리 삼촌과 엠 숙모와 평범한 일상

속에서 회오리 바람에 의해 어디론가 알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가

버린다는 것 자체가 엉뚱함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도로시가 오롯이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강아지 토토가 도로시와 함께 이 여정에 참가하고, 도로시 덕분에

동쪽 마녀가 죽어 마녀의 신발은 도로시의 몫이 된다.

하지만 도로시는 신발을 얻었다는 기쁨보다는 작고 누추하지만

숙모와 삼촌이 있는 집이 그리워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 자신과

토토를 캔자스의 작은 집으로 다시 보내달라 청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뇌가 없지만 누구보다 지혜로운 허수아비, 심장은 없지만 심장이

뛰는 우리보다 여린 양철 나무꾼, 동물의 왕이지만 겁이 많은

겁쟁이 사자를 만나며 도로시는 그들과 우정을 나누며 먼 길을

떠난다.

도로시와 친구들이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는 길은 평탄치 않았다.

또한 오즈 역시 도로시와 친구들의 소원을 조건없이 들어준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도로시와 친구들은 꿋꿋하게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길을 걷고, 무시무시한 날개 달린 원숭이들을 부리는 서쪽

마녀를 물리치는 등 오즈가 조건으로 내세운 일들을 묵묵히

해결한다.

그러는 동안 도로시 일행은 자신 속에 숨겨져 있던 용기와

가치를 발견하고 깨닫는다.

오즈는 사기꾼이었지만 도로시는 글린다의 도움으로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작고 보잘 것 없는 집으로 돌아와 비로소 도로시는 자신의 가치를

가족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된다.

다소 분량이 많은 이 책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기 좋게 그림이나

사진, 부록 등으로 부연 설명을 넣어 읽는 재미를 더했다.

"걸어서 가야 해요. 아주 긴 여행이 될 거예요.

때로는 즐겁겠지만 때로는 어둡고 힘들지도 몰라요."

삶은 언제나 동전의 양면처럼 행운과 불행, 기쁨과 슬픔이

존재한다.

도로시와 친구들은 오즈의 마법사만 만나면 자신들의 소원을

들어줄 거라는 기대하지만, 오즈는 조건은 붙여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들을 수행하도록 한다. 그들이 가는 길과 해결해야 할

일들은 마치 우리의 삶과 같아서 그 사이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들이 하나, 둘 이루어지지만 서로 눈치채지 못했다.

지금 우리도 그런 것이 아닐까?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알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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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워크 I LOVE 그림책
맷 데 라 페냐 지음, 코리나 루켄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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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부터는 본격적인 독서를 해야지. 마음을 먹었는데 아직도

낮에는 더운 기운이 남아 있어 책 읽기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가벼운 독서를 위해 그림책을 읽는데, 요즘 그림책들은

가볍게 읽히기가 쉽지 않다.

구월에 만난 그림책 중 한참을 읽고, 더 한참 그림을 보았던

그림책이 있어 소개해본다.

"패치워크 (맷 데라 페냐 글, 보물창고 펴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각기 다른 색과 모양을 가진 천을 이어붙여 한 장으로

만들어내는 바느질 용어이다.

다만 각기 다른 천을 아이들에 비유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우리는 태어날 때 고유한 어떤 특징을 가지고 태어난다.

성별도 이름도 생김새도 하물며 성격까지 다른 우리는 적성이나

정체성 대신 부모님이 정의한 어떤 틀에 제일 먼저 갇히게 된다.

책에서도 아이에게 파랑이라 부르고 파랑이 되도록 아이를 성장하게

하려는 부모님 덕분에 아이는 조금 슬픈 표정이다.

어쩌면 아이는 노랑이나 보라 혹은 빨강이 되고 싶었는지 모른다.

파랑의 마음 속에 분홍이 자리잡을 수도 있지만 아이는 부모의 바람을

따라야 하나 고민을 한다.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자기 색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어 부모가 만들어놓은 틀이 어쩌면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

아이들의 적성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 자리를 찾고 잡아간다.

그 길에서 지치지 않게 손을 잡아주며 아이의 색을 고운 빛을 찾아

빛나도록 도와주면 어떨까?

아이들의 얼굴에는 각기 다른 색이 덮였지만, 행복이 묻어나는 표정들로

물들어 알록달록한 패치워크가 완성되어 간다.

각자에게 주어진 개발하고픈 재능을 찾아가는 길, 미래를 향해 지금을

걷고 있는 아이들에게 나도 응원의 목소리를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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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경성 - 한국 근대사를 수놓은 천재 화가들 살롱 드 경성 1
김인혜 지음 / 해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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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제법 가을을 닮은 바람이 불어온다

늘어지고 상처투성이가 된 마음을 다잡기 위해 팔월

끝자락부터 책읽기를 다시 시작하고 만난 책 중 가을에

읽으면 좋겠다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살롱 드 경성 (김인혜 지음, 해냄 펴냄)"이라는 책인데 제목과 표지가

주는 호기심과 기대감이 상당해 당장 펼쳐들 수 밖에 없었다.

삼십대가 시작되면서 나는 종종 그림을 보러 외출을 하곤 했었다.

미술은 전공도 아니고 특별한 재능이 있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삼십대

시작부터 그림이 좋아져 전시 소식이 있는 곳을 찾아 길을 나서곤

했는데 그때 만난 화가 중 박수근의 그림에서 멈칫하곤 했다.

책의 목차에서 화가 박수근과 소설가 박완서가 등장하는 것을 확인 하곤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나누어 펼쳐지는 이야기로 우리가 알고 있던 작가나

화가 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들이 등장해 더 흥미진진했다.

시대와 배경 그리고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우정과 사랑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눈맞춤을 하는 동안 가을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상, 백석, 정지용 시인으로 넘어가는 이야기에는 한국 근대 미술을

끌고 온 화가들이 짝을 이루어 등장한다.

낯선 이름의 화가들이 그 시대와 배경을 통해 영감을 얻거나 문인들의

모습 또는 그들의 작품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작품을 빛나게 했다.

나의 이십대와 삼십대를 채워준 소설가 박완서의 <나목>이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 관한 부분에서 문득 박수근의 그림이 보고 싶어져

서둘러 양구로 향했다.

책으로 우선 두 사람의 인연을 읽고 출발해 그런지 이번에는 조금 더 다른

시각으로 그림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입구부터 아련하게 오래전 박수근의 그림을 처음 본 날이 떠올랐다.

책과 문학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며 <몽실 언니>를 만나고, 박수근의

그림 <기다림> 속 아이를 업은 소녀의 모습이 몽실이를 닮아 그림을

보는 내내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났다.

책을 들고 입장해 <나무 아래>를 관람하는 동안 처음 그림을 그리던

화가의 연습 노트와 박완서의 소설에 등장하는 PX에서 그림을 그리던

시대까지 천천히 그림을 읽으며 하루를 보냈다.

책을 읽기 전 선입견이 있었다.

그림에 대해 어렵게 서술한 책이 아닐까, 전문가만 읽고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내 우려와 달리 시인이나 작가 그리고 화가들의 일상을 쉽게 풀어

내어 그림과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들이 우리에게 알려지게

된 배경을 잔잔하게 서술해 읽는 내내 더 많은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강렬한 여름의 열기로 이성과 감성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팔월,

소진한 기력과 열정을 되살려 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예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로 작용했던

그들의 열정, 때때로 냉정하게 자신을 채찍질하던 순간순간을

보며 가을을 걸어낼 힘을 얻었다.

슬프지만 결코 암울하지 않았던 아름다운 그들의 시간, 그 시간을

이어걸을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이야기라 오래 기억이 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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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도그 - 2023 칼데콧 대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더그 살라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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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한 가운데로 들어온 칠월의 날들은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우리를

찾아오는 중이다.

에어컨을 켜고 집 안에서 지내는 일상이 가장 안전하다 생각하는 내게

바다 바람을 몰고 온 귀엽고 발랄한 그림책이 있어 그림책 수다 시작.

2023 카데콧 대상과 에즈라 잭 키츠 상을 수상한 그림책 제목이

"핫 도그 (더그 살라티 글, 그림/보물창고 펴냄)"라고 해서 우리가

간식으로 먹는 '핫도그'라고 생각한 나는 책을 만나 표지를 보고는

혼자 한참을 웃었다.

주황색 털이 붉게 빛나도록 날리는 닥스훈트, 그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산책으로 교감을 한다. 종종 운동길에서

마주치는 그 모습들이 난 참 부러웠는데 그림책 속 개와 주인 할머니도

그런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더운 날 할머니와 개는 산책을 나온 모양이다.

이미 시작부터 개는 더위에 지쳐 걷기를 힘들어하고 할머니는 그런

개를 달래고 끌고 걸으며 도심 속을 누빈다.

그러다 할머니는 택시를 불러 세우고, 개와 함께 낯선 곳으로 향한다.

개는 낯선 길을 지나 낯선 냄새가 나는 곳에 도착해 바다를 마음껏 즐긴다.

할머니와 개는 서로를 바라보는 눈이 표정이 그저 행복하다.

한참을 바다에서 놀고 난 후 다시 사람들 속에 섞여 집으로 향한다.

떠날 때와 달리 밤이 다가 온 도시는 어둡고 시원한 공기가 있어 출발할

때보다 신나는 걸음으로 걸을 수 있었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 밤.

개는 바다 친구들과 신나는 시간을 보내는 꿈을 꾼다.

매 순간 숨이 차오르도록 걸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일상에서 벗어날

틈이 주지 않는 우리에게 일상에서 살짝 벗어나는 삶이 얼마나 여유롭고

행복한지 알려주는 그림책 덕분에 할머니와 개처럼 나도 집 밖에서

즐거움을 찾아볼까? 라는 일탈을 꿈꾸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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