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들어간 날 I LOVE 그림책
그레이스 린.케이트 메스너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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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그저그런 여름 날이다.

무얼해도 흥이 넘치지 않아 며칠 전 도착해 덩그러니 신발장 앞에

앉아있는 책꾸러미를 풀어 그림책 한 권을 꺼냈다.

피곤하고 지루한 날들이 주는 고단함을 녹여내는 묘약은 남이 쓴

이야기를 아껴먹듯 야금야금 읽어내는 것.

도착한 책들 중 가장 크고 화려한 그림책을 발견하고 이런 무늬가 새겨진

원피스를 입고 바다를 향해 걸어가고 싶다 중얼거렸다.

"책 속으로 들어간 날 (그레이스 린 글/그림, 보물창고 펴냄)"은 책 표지가

너무 화려하고 책 속으로 막 들어가려고 하는 아이의 옷 조차 책의 한

페이지 같은 느낌이 들어 저 아이가 책 속에 들어가 책이 되는 건가?

라는 엉뚱한 상상을 하게 했다.

주인공 앨리스는 눈 쌓인 창 밖을 내다보며 살짝 심술이 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마도 추운 날 집에 갇혀 있다는 생각에 짜증도 나고, 할일 없이

서성거리는 시간이 참기 힘들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심술이 난 앨리스가 집안으로 서성거리다 바닥에 놓인 책을 발견한다.

책은 마치 자신을 읽어달라는 듯 앨리스의 눈 앞에서 팔락거렸고,

앨리스는 책을 펼쳐 넘기기 시작했다.

책 속에 소녀는 마치 자기와 같은 느낌이 들었고, 소녀처럼 앨리스도

책 속으로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자 마법처럼 책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생겼으며 이어 상상치 못한 여행길로 오른다.

열대 우림으로 향한 앨리스는 화려한 꽃과 새들을 만나고 다른 장을

넘겨 사막으로 들어가 낙타를 타고 사막을 지나기도 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장소와 그 장소에 있을 법한 것들이 등장해

새로움을 선사한다.

곧 앨리스는 집에서 느꼈던 지루함 대신 색다른 즐거움을 느낀다.

하늘을 날기도 하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 물고기들과 헤엄을 치며

앨리스는 책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에 더 깊이 빠져드는 동시에 책

속에 있던 소녀가 너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시 넘겨진 책은 아늑한 공간이다 마치 앨리스의 집처럼.

엄마는 앨리스에게 페이지를 넘기라 말하고 앨리스는 페이지를 넘겨

다시 아늑한 집, 엄마와 아빠가 있는 주방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책 속으로 향했을 때보다 훨씬 밝고 표정으로 책 속에서 경험

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제 앨리스는 지루하거나 심술이 나지 않을까?

토끼를 만나 이상한 나라를 여행한 앨리스 그리고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난 또 다른 앨리스처럼 이상과 다른 현실을 살아내는 우리에게 또

다른 도피처이며 흥미진진한 여행지는 결국 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그림책이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책 속에 등장하는 장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고르기와 그 곳에 들어가면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왜 그 속에 들어가고

싶은지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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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정원에서 I LOVE 그림책
캐린 버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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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잠을 자고 일어난 날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한 오월이다.

어쩌다 설핏 잠이 들었다가도 창문을 넘어 들어오는 소리들에

집중해 나도 모르게 스르륵 눈을 뜨고 밤을 잊고 반짝이는

불빛들을 멍하니 바라볼 때가 있다.

갱년기 불면증때문일 거라 치부했던 이런 증상들이 알고 보니

어린 아이들도 종종 겪는 수면장애의 일종이라고 한다.

한 번 깬 잠은 다시 찾아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그렇다면 멍하니 있지 말고 일어나 책이라도 읽어야지....

무심하게 집어든 그림책은 I LOVE 그림책 신작으로

제목부터 너무 예뻤다.

"밤의 정원에서 (캐린 버거 글/그림, 보물창고 펴냄)"는 제목이 주는

묘함과 더불어 독특한 표지를 가진 그림책이었다.

책을 펼치면 밤의 정원을 함께 거닐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살금살금

짙푸른 밤을 향해 걸어 들어간다.

이 책은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여 풀칠해 덧바른 듯 밤의 정원을

표현해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밤나팔꽃은 밤이 되자 활짝 피어나 밤을 향기로운 빛으로 가득

채우고 그 곁을 지나는 검은 고양이를 따라 밤의 정원을 누벼본다.

밤의 정원에서 바라보는 별, 언제부턴가 하늘을 볼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어 짙푸른 밤하늘에 수놓은 별들을 볼 수가 없었다.

무수히 많은 별들을 바라보는 시간, 소녀는 고양이와 더불어

행복한 밤이 되었을까?

지붕 위를 살금살금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고양이는 밤에 움직이는

박쥐와 초승달을 은은한 빛을 내는 밤을 지나기도 하고, 둥근

보름달과 마주하기도 한다.

달이 사라져 앞이 보이지 않는 밤도 있었지만 고양이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사이를 걸어내며 귀를 기울이면 낮동안 느끼지 못했던

소리들에 집중하게 되고 어느 순간 소리에 익숙해져 스르륵 잠이

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

잘자요. 라는 인사가 주는 평온함에 신비롭고 아름다운 밤의

정원을 걸어낸 기분좋은 피로감이 몰려오면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또 다른 밤의 정원, 꿈 속에 빠져든다.

이 책은 어른이나 어린이의 잠자리 그림책으로 좋을 것 같다.

일상에서 밀려오는 피로와 공허가 동시에 밀려오는 밤, 우리는

뒤척임이 당연한 수순처럼 자리잡은지 오래다.

그럼에도 내일을 위해 억지로 잠을 청해야 할 때 꺼내보며

고양이와 함께 밤산책을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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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음 - 존 케이지의 음악 세계 I LOVE 아티스트
리사 로저스 지음, 나일성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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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화려한 이른 봄꽃들과 이별인 동시에 싱그러운 초록들과

만나는 시간이다.

게으른 독서지만, 새로운 이야기들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싶어

골라든 책은 화려한 표지를 가진 그림책이었다.

"아름다운 소음 : 존 케이지의 음악 세계 (리사 로저스 지음,

보물창고 펴냄)"이었다.

존 케이지? 제목에 등장한 존 케이지가 누구일까? 궁금해

찾아보니 그는 소음마저도 음악이라 믿었던 작곡가였다고 한다.

창문을 여닫는 소리, 계단에서 공이 구르는 소리, 알 수 없는 기타

연주 소리 등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우리는 종종 귀를 막을

만큼 짜증을 낼 때가 있다.

특히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요즘

각자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주변 소음을 차단하곤 한다.

존 케이지처럼 되기 위해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귀를 기울여본다.

그의 음악은 어떤 것에서 부터 시작되는 건지 궁금해 나도 그처럼

책을 읽으며 책장이 넘어가며 내는 사락사락 소리에 집중한다.

우리가 아는 소음들은 대부분 익숙하지만 거슬리기도 하는 소리들이다.

책에 등장하는 청소차나 아이들이 동네를 뛰어다니며 내는 소리나

음악회에서 내가 마이크를 조작해 선율이 고운 곡이 연주되는 동안

음악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면 그 사이 공백까지 음악으로

생각한다면 나도 존 케이지처럼 된다는 문장에서 듣던 음악을 멈췄다,

다시 재생하기를 반복해보았다.

난 아직 존 케이지가 아니다 ㅋㅋ

그의 음악에는 음표나 악보가 주는 정렬대신 자유로움이 가득한

것 같다.

오롯이 음악과 조명, 색에 집중하여 온전히 음악과 연주되는 음악

사이에 느껴지는 작은 소음마저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간,

그 시간이 정말 존 케이지의 음악을 이해하고 수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상상력을 발휘해 내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음악계의 생태계의 교란자, 개척자라는 또 다른 이름을 불리우는

존 케이지는 어쩌면 음악은 아름답게 조율되고 다듬어진 것 뿐

아니라 주변에서 내는 모든 소리 또한 어떠한 규칙과 박자가

존재하기에 음악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존 케이지의 정의를 따르자면 어떤 작곡가의 곡을 어느 오케스트라가

혹은 어떤 연주자가 연주해 음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차를 끓이는 주전자에서 내는 반복적인 소음을 좋아하는 사람과

듣는다면 그것 역시 음악이라는 것.

생각을 자유롭고 유연하게 갖는다면 주변에서 내는 소음에도

그리 예민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림책을 통해 또 하나를 배우는 밤, 봄과 여름을 잇는 오월이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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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시메노 나기 지음, 박정임 옮김 / 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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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서 여름을 잇는 시간이 너무나 심드렁하고 건조해
매일이 그저그런 날이었다.
새로운 무언가를 마주하지 않으면 정말이지 우울해
버티기 힘들 것만 같을 즈음 따뜻한 표지가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만났다.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시메노 나기 지음, 놀 펴냄)"
가 이야기인데 제목이 주는 묘함보다 나를 더 자극한 건
봄을 닮은 화사한 낮의 카페 퐁과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짙푸른 밤의 카페 퐁의 모습이었다.
마치 삶과 죽음의 각기 다른 세계의 시간처럼.
표지에 적힌 문장에 나는 몇 년이 지나도 아직 몸이
기억하는 시간과 그날의 공기, 사람들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아마 사는 동안 내가 기억하는 가슴이 시리게 아픈 시간
중 하나일 것이다.

"떠난 이들은 사실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 배달부들은 다섯 번째
임무를 모두 수행해야 성공 보수를 받을 수 있다.
19년 묘생을 마친 후타가 이 세계에 들어오며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다 발견한 카페 퐁,
점장 니지코와 만나 고양이 배달부가 된다.
후타는 이 세계, 저 세계라는 표현 조차 아직은 어색하다.
그리고 고양이 배달부로 일을 하며 함께 하지 못하고 추억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이해되지 않지만, 후타 역시
간절히 바라고 꼭 만나야할 대상이 있기에 다섯 번째
임무까지 모두 수행해야 한다.
카페 퐁의 니지코는 사람과 고양이들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하는 듯하다.
니지코는 인간과도 고양이와도 소통이 가능해 그 특별함
으로 카페 퐁의 특별한 주문들을 해결한다.
손님들은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사람이거나 혹은
만날 수는 있지만 직접 무언가를 시도하기 힘든 사람들에
대한 사연을 적고 니지코는 그 사연들이 담긴 우편함을
열어 선별 작업을 한다.
그리고 선별된 사연 속 소원을 이루어지게 하는 건
고양이들이다.
그렇게 모두 다섯 개의 사연이 후타에게 배정된다.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자신이 꿈을 이루고 지금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고 싶은 딸의 사연, 태어나지 못했지만
오래 아이를 기억하려는 부부의 사연, 지금이 아닌 오래전
기억 속 첫사랑과 만나고픈 여자의 사연, 자신에게 상처를
줬지만 성공한 지금의 자신을 옛 스승에게 보여 증명하고픈
청년의 사연, 의절했지만 어머니를 그누구보다 그리워하는
중년의 딸이 마주하는 과거의 아픔에 대한 사연.
사연 하나하나가 아픔을 이겨내고 성장한 자신을 상처를
극복하고 일어나 씩씩한 걸음을 걷고 있는 자신을 대견해
하며 과거와 화해하고 혹은 그럴 수 없게 된 시간이나 사건을
뒤돌아보는 것 같다.
나의 봄밤도 여름으로 향하는 시간도 어쩌면 오랜 뒤에
돌아보면 나를 성장시켰던 시간으로 기억될지 모르겠다.
지금 이 순간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로 후회하거나 자책하지
않는 삶을 살아내는 게 내 몫의 걸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퐁카페의마음배달고양이
#놀
#다산북스
#나의삶을사는것
#만남에대한따뜻한이야기
#소설읽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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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의 벚꽃 엔딩 초등 읽기대장
이규희 지음, 이지오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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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사월, 분홍빛 비밀이 가득한 이야기를 만났다.

열한 살 소년과 낯선 동갑내기 소녀의 만남은 향기로운 봄 꽃들

사이에서 가장 아름답고 따스한 이야기 꽃을 피워냈다.

"열한 살의 벚꽃 엔딩 (이규희 글, 한솔수북 펴냄)"은 시골 폐교로

이사 온 이준이의 심심하고 평범한 일상에 해나가 등장하며 매일

새롭게 꽃잎처럼 물들어 가는 분홍빛 이야기이다.

처음 아빠와 엄마를 따라 폐교에 왔을 때 여기가 집이라는 엄마, 아빠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던 이준은 이사 후 하루하루가 지루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엄마와 조각을 하는 아빠는 작품 활동도 하고

전시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아토피로 고생하는 이준이에게 맑은

공기를 줄 수 있는 이 동네가 그저 좋아 이준이의 지루함은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 믿는 것 같았다.

그렇게 홀로 떨어진 달래분교에 살며 읍내 구름초등학교를 다니는

학생이 된 이준이 앞에 어느 날 거짓말처럼 해나가 나타났다.

심심하고 크기만했던 운동장에 낯선 여자아이 나타나자 이준이는

달려가 아이에게 인사를 건넨다.

동네에서 또래 친구를 만난 적이 없는 이준이는 해나가 그저 신기해

해나의 말과 행동에 집중하며 해나와 만나는 시간을 기다린다.

더구나 해나는 이준이가 좋아하는 과일 빙수가 맛있는 한옥 카페 집

딸이란다.

봄볕처럼 이준이 앞에 나타난 해나와 이준이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단 하나 동네 친구가 된다.

때때로 제멋대로인 해나가 밉지 않은 건 벚꽃을 보는 해나의 표정과

이준이를 볼때마다 환하게 웃기 때문이다.

해나가 나타나지 않으면 이준이는 심심하고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

해나와 같이 있으면 시간도 빨리 가고, 해나와 헤이질 땐 서운하기까지

하니 말이다.

종종 어이없게 벚꽃을 보고 누워 있자거나 소꼽놀이를 하잘 때만 빼고

이준이는 해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좋다.

폐교 전 달래분교에 있던 풍금 이야기를 꺼내자 이준이는 해나를 데리고

풍금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해나는 풍금을 치며 노래를 불렀는데 요즘 아이들답지 않게 동요를 많이

알고 있었다.

엄마, 아빠에게 해나 이야기를 했지만, 풍금 소리와 노래 소리를 들었지만

해나를 보진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이준이를 보러 온 해나는 벚꽃이 지고 있다는 말을 하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친구들과 숨겨둔 구슬을 찾아야 한다고

말을 한다.

아빠가 알려준 통로를 통해 해나와 교실 바닥에 숨겨둔 구슬을 찾아낸

이준이.

해나는 이준에게 찾아낸 알록달록 색이 예쁜 구슬을 선물로 준다.

엄마의 고등학교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온 날, 모처럼 학교 전체가

시끌벅적하지만 이준이의 마음은 해나가 오지 않음 어쩌나...

에 머물고 엄마 친구 딸 유리에게 학교 구경을 시켜주는 동안

수시로 창밖을 확인했다.

유리와 함께 있는 이준이를 본 해나는 심술이 나서 유리의 신발을

숨겨둔다.

이준이는 그런 해나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리곤 해나는 내년에 벚꽃이 필 때 다시 만나자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한옥 카페로 향한 이준이는 해나 찾으며 눈물을 흘리고 주인

아줌마인 해나 엄마는 이준이의 말에 놀라며 해나는 교통사고로

죽었으며 그 이후에 여기에 한옥 카페 해나의 집을 열어 해나를

기억한다는 말과 며칠 이상한 일들이 생긴 이유를 이제 알았다는

설명을 하며 한쪽 벽에 걸린 해나의 기록과도 같은 사진들을 보며

해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제 이준이는 또 다시 혼자가 된 기분이다.

또래였던 해나를 만난 것도 헤어진 것도 꿈만 같고 이상하고

별나다고 생각했던 해나가 죽어서도 벚꽃을 보러 왔다 다시

가버린 것이 슬프기만하다.

해나 아줌마는 슬프게 우는 이준이를 달래며 해나가 좋아하던

달래분교도 벚꽃도 모두 여기 있으니 너무 슬퍼하지 말자고,

내년에 다시 올 해나를 기다리자며 이준이를 토닥인다.

이준이는 이제 내년 봄을 위해 더 건강하고 씩씩하게 매일을

지내고 있을 것이다. 벚꽃과 함께 올 해나에게 지난 1년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어서.벚꽃과 함께 피어난 분홍빛 설레임이

가득한 소년소녀의 시간은 벚꽃이 지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내년 봄에는 열두 살의 벚꽃 엔딩이 있지 않을까?

분홍빛 봄 인연이 아프지만은 않은 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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