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의 벚꽃 엔딩 초등 읽기대장
이규희 지음, 이지오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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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사월, 분홍빛 비밀이 가득한 이야기를 만났다.

열한 살 소년과 낯선 동갑내기 소녀의 만남은 향기로운 봄 꽃들

사이에서 가장 아름답고 따스한 이야기 꽃을 피워냈다.

"열한 살의 벚꽃 엔딩 (이규희 글, 한솔수북 펴냄)"은 시골 폐교로

이사 온 이준이의 심심하고 평범한 일상에 해나가 등장하며 매일

새롭게 꽃잎처럼 물들어 가는 분홍빛 이야기이다.

처음 아빠와 엄마를 따라 폐교에 왔을 때 여기가 집이라는 엄마, 아빠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던 이준은 이사 후 하루하루가 지루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엄마와 조각을 하는 아빠는 작품 활동도 하고

전시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아토피로 고생하는 이준이에게 맑은

공기를 줄 수 있는 이 동네가 그저 좋아 이준이의 지루함은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 믿는 것 같았다.

그렇게 홀로 떨어진 달래분교에 살며 읍내 구름초등학교를 다니는

학생이 된 이준이 앞에 어느 날 거짓말처럼 해나가 나타났다.

심심하고 크기만했던 운동장에 낯선 여자아이 나타나자 이준이는

달려가 아이에게 인사를 건넨다.

동네에서 또래 친구를 만난 적이 없는 이준이는 해나가 그저 신기해

해나의 말과 행동에 집중하며 해나와 만나는 시간을 기다린다.

더구나 해나는 이준이가 좋아하는 과일 빙수가 맛있는 한옥 카페 집

딸이란다.

봄볕처럼 이준이 앞에 나타난 해나와 이준이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단 하나 동네 친구가 된다.

때때로 제멋대로인 해나가 밉지 않은 건 벚꽃을 보는 해나의 표정과

이준이를 볼때마다 환하게 웃기 때문이다.

해나가 나타나지 않으면 이준이는 심심하고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

해나와 같이 있으면 시간도 빨리 가고, 해나와 헤이질 땐 서운하기까지

하니 말이다.

종종 어이없게 벚꽃을 보고 누워 있자거나 소꼽놀이를 하잘 때만 빼고

이준이는 해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좋다.

폐교 전 달래분교에 있던 풍금 이야기를 꺼내자 이준이는 해나를 데리고

풍금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해나는 풍금을 치며 노래를 불렀는데 요즘 아이들답지 않게 동요를 많이

알고 있었다.

엄마, 아빠에게 해나 이야기를 했지만, 풍금 소리와 노래 소리를 들었지만

해나를 보진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이준이를 보러 온 해나는 벚꽃이 지고 있다는 말을 하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친구들과 숨겨둔 구슬을 찾아야 한다고

말을 한다.

아빠가 알려준 통로를 통해 해나와 교실 바닥에 숨겨둔 구슬을 찾아낸

이준이.

해나는 이준에게 찾아낸 알록달록 색이 예쁜 구슬을 선물로 준다.

엄마의 고등학교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온 날, 모처럼 학교 전체가

시끌벅적하지만 이준이의 마음은 해나가 오지 않음 어쩌나...

에 머물고 엄마 친구 딸 유리에게 학교 구경을 시켜주는 동안

수시로 창밖을 확인했다.

유리와 함께 있는 이준이를 본 해나는 심술이 나서 유리의 신발을

숨겨둔다.

이준이는 그런 해나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리곤 해나는 내년에 벚꽃이 필 때 다시 만나자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한옥 카페로 향한 이준이는 해나 찾으며 눈물을 흘리고 주인

아줌마인 해나 엄마는 이준이의 말에 놀라며 해나는 교통사고로

죽었으며 그 이후에 여기에 한옥 카페 해나의 집을 열어 해나를

기억한다는 말과 며칠 이상한 일들이 생긴 이유를 이제 알았다는

설명을 하며 한쪽 벽에 걸린 해나의 기록과도 같은 사진들을 보며

해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제 이준이는 또 다시 혼자가 된 기분이다.

또래였던 해나를 만난 것도 헤어진 것도 꿈만 같고 이상하고

별나다고 생각했던 해나가 죽어서도 벚꽃을 보러 왔다 다시

가버린 것이 슬프기만하다.

해나 아줌마는 슬프게 우는 이준이를 달래며 해나가 좋아하던

달래분교도 벚꽃도 모두 여기 있으니 너무 슬퍼하지 말자고,

내년에 다시 올 해나를 기다리자며 이준이를 토닥인다.

이준이는 이제 내년 봄을 위해 더 건강하고 씩씩하게 매일을

지내고 있을 것이다. 벚꽃과 함께 올 해나에게 지난 1년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어서.벚꽃과 함께 피어난 분홍빛 설레임이

가득한 소년소녀의 시간은 벚꽃이 지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내년 봄에는 열두 살의 벚꽃 엔딩이 있지 않을까?

분홍빛 봄 인연이 아프지만은 않은 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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