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랑 나랑 I LOVE 그림책
케라스코에트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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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길고 더웠던 여름이 지나자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기분좋은

바람이 분다.

때때로 폭풍우가 치는 낮과 밤이 이어지지만 하늘은 변덕스러운

기온과 다르게 가을을 닮아 가고 있다.

여름보다 짧아진 밤이지만, 책을 읽기에는 좋은 날들이라 읽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책들을 한 권씩 읽는 재미가 있는 구월이다.

그 중 첫 번째로 읽은 그림책은 표지부터 너무 사랑스러운 "곰돌이랑 나랑

(케라스코에트 글, 그림/보물창고 펴냄)"이다.

표지 속 아이는 행복한 얼굴로 커다랗고 포근한 곰인형과 마주하고 있다.

아마도 아이에게 곰인형은 애착 물건인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나 처음 사귄 친구같은 존재일 수도 있는 곰인형은 아이의 매일을 함께 한다.

아이가 태어나 처음 만나는 것들은 모두 낯선 존재일 것이고, 그 중 그래도

익숙한 존재가 곰인형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아이는 언제, 어디서든 곰인형과 꼭 붙어 지난다.

더러워진 곰인형을 세탁해주려는 아빠에게 아이는 떼를 쓰며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소리친다.

"곰돌이는 안 돼요!"

아이는 이제 학교에 가야할 시기가 되었고 여전히 아이 곁에는 곰인형

곰돌이가 함께 한다

아이는 가방에 곰돌이를 구겨 넣으며 낯선 학교에서도 세상 가장 포근하고

따뜻한 친구가 자신과 함께 하길 원하지만 엄마는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아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곰돌이를 데리고 학교에 가고 싶다.

낯선 학교에서 아이는 하루를 잘 보내고 돌아올 수 있을까?

다행히 아이는 북적거리고 다소 정신없는 학교에서 하루를 잘 보내고

신나는 얼굴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아이가 제일 처음 인사를 나눈 건 역시 곰돌이였다.

세탁을 하면 안 된다는 아이의 마음, 학교에 함께 가고 싶다는 아이의

투정, 학교에서 돌아와 제일 먼저 자신이 왔음을 알리는 대상이

곰돌이여서 아이가 얼마나 곰돌이를 사랑하고 의지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 집으로 환하게 웃으며 들어오는

아이의 모습에서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어요, 내가 이 만큼 자라 할 수

있어요! 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책으로

구월을 독서를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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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할 수 있게 되면 I LOVE 그림책
잭 웡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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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닮은 그림책을 만난 팔월이다.

바다로 휴가를 떠나는 계절에 만난 그림책 표지는 수영장을 배경으로

수경을 이마에 걸치고 색색 줄무늬 수영복을 입은 아이가 동그랗게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본다.

"수영을 할 수 있게 되면 (잭 웡 지음, 보물창고 펴냄)"은 그렇게 나의

여름 밤에 들어와 수영을 할 수 있게 되면.... 이라는 말로 나의 마음을

간질거리게 했다.

엄마와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바다 근처까지 달려 바다를 바라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아마 아이는 나처럼 수영을 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네가 수영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가장 먼저 바다로 데리고 가 바다가

어서 오라 환영하는 인사를 받자는 엄마의 말과 신나게 모래를 뛰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엄마는 아이가 그 동안 즐길 수 없었던 수영을 하게 되면

알 수 있는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그림 속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행복 그 자체이지만 아직

그 안에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엄마는 아이가 두려워하는 수영을 그 두려움을 극복하면 얼마나

신나는 일들이 펼쳐질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즐거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한다.

글자수를 많이 넣지 않은 그림책이지만, 그림으로 그 즐거움이

그대로 느껴진다.

엄마가 이야기해주는 그림 속에는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다양한

연령층이 등장해 누구나 수영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제 아이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수영을 할 수 있게 되면 느낄 수 있는 행복감, 물놀이의 즐거움을

상상하며 아이는 수영을 배울 준비를 완벽하게 한 것 같다.

이 책은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함께 읽으며 수영을 하게 된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 또는 가고 싶은 곳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그림책 속 아이가 수영을 배워 엄마와 바다로 여행을 갈 수 있도록

응원의 말을 나누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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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4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한지윤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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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으로 치닫는 시간에는 여름을 취향껏 즐기고자 하는 열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열정을 상실한 나는 신이 나지도 흥이 넘치지도 않는 여름

가운데 우뚝 선 느낌이다.

'지금 삶의 지혜가 필요한가?'

나 스스로에게 묻고 지혜를 얻기위해 꺼내든 책은 어릴적 신 포도

이야기로 나를 자극했던 이솝 우화였다.

"이솝 우화(이솝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고전을 읽어야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려주는 이야기라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림책이나 만화 또는 짧은 명상집처럼 구성된 다양한 이솝 우화는

작가의 시간에서 오래 떨어진 지금까지 아이와 어른에게 사랑받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소제목 주제로 묶인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어릴적 읽었던 감동과 다른 감동을 선사해

지혜가 필요한 날들에 큰 위로가 되었다.

이솝 우화는 인간 관계나 사회에서 있을 법한 일들을 동물이나

자연에 빗대어 철저하게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살아가면서 주어진 환경과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 사이에서 변화와

변모를 거듭하는 것이 다반사지만 그럼에도 인간의 원형과 본질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지혜와 명철을 구하고, 경험하지 못한 것들과 마주하기 전 자신을

들여다 볼 시간이 필요한 건 세대를 떠나 삶의 본질적인 철학을

구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솝 우화는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읽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까마귀는 백조의 아름다운 하얀 깃털이 부러웠다. 까마귀는

백조의 흰 깃털이 항상 목욕하고 수영하는 물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까마귀는 제물로 바친 고깃점을 주어 먹으며

생활하던 제단 근처를 떠나 연못과 냇물 사이로 이사를 갔다.

그리고 하루에 여러 차례 목욕을 하며 깃털을 빨았다.

하지만 깃털은 하얗게 변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까마귀는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굶어 죽고 말았다.

*인간의 습성은 바꿀 수 있지만 본성은 절대로 바꿀 수 없다."

-p.90 <까마귀와 백조>


살아가며 학습되어진 것들을 바꾸기는 쉽지만 내가 가진 고유의

성질을 바꿀 수는 없다. 환경으로 인해 바뀌고 다듬어진 모습들은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본 모습을 내비치고 단단하고 자신을 포장

했던 포장지가 벗겨져 본질과 마주하기 마련이다.

작가의 시대에 이솝 우화는 어쩌면 사회와 정치를 풍자하기 위해

쓰여졌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솝 우화는 삶을 살아내기

위한 지혜를 제공하고 사람과 환경에 의해 흔들리는 나 자신을

다시 세우는 쓰임이 있는 것 같다.

삶에 있어 정답이란 없다.

주어진 환경과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잃지 않고 방향성을

가지고 걷는 것.

그 걸음에서 혹여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 내 몫의 걸음을

걸어내는 것이 나의 본질을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유연하게 나를 다듬을 수 있는 교훈이 가득한 이야기들로

여름 밤이 또 하루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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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들어간 날 I LOVE 그림책
그레이스 린.케이트 메스너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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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그저그런 여름 날이다.

무얼해도 흥이 넘치지 않아 며칠 전 도착해 덩그러니 신발장 앞에

앉아있는 책꾸러미를 풀어 그림책 한 권을 꺼냈다.

피곤하고 지루한 날들이 주는 고단함을 녹여내는 묘약은 남이 쓴

이야기를 아껴먹듯 야금야금 읽어내는 것.

도착한 책들 중 가장 크고 화려한 그림책을 발견하고 이런 무늬가 새겨진

원피스를 입고 바다를 향해 걸어가고 싶다 중얼거렸다.

"책 속으로 들어간 날 (그레이스 린 글/그림, 보물창고 펴냄)"은 책 표지가

너무 화려하고 책 속으로 막 들어가려고 하는 아이의 옷 조차 책의 한

페이지 같은 느낌이 들어 저 아이가 책 속에 들어가 책이 되는 건가?

라는 엉뚱한 상상을 하게 했다.

주인공 앨리스는 눈 쌓인 창 밖을 내다보며 살짝 심술이 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마도 추운 날 집에 갇혀 있다는 생각에 짜증도 나고, 할일 없이

서성거리는 시간이 참기 힘들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심술이 난 앨리스가 집안으로 서성거리다 바닥에 놓인 책을 발견한다.

책은 마치 자신을 읽어달라는 듯 앨리스의 눈 앞에서 팔락거렸고,

앨리스는 책을 펼쳐 넘기기 시작했다.

책 속에 소녀는 마치 자기와 같은 느낌이 들었고, 소녀처럼 앨리스도

책 속으로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자 마법처럼 책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생겼으며 이어 상상치 못한 여행길로 오른다.

열대 우림으로 향한 앨리스는 화려한 꽃과 새들을 만나고 다른 장을

넘겨 사막으로 들어가 낙타를 타고 사막을 지나기도 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장소와 그 장소에 있을 법한 것들이 등장해

새로움을 선사한다.

곧 앨리스는 집에서 느꼈던 지루함 대신 색다른 즐거움을 느낀다.

하늘을 날기도 하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 물고기들과 헤엄을 치며

앨리스는 책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에 더 깊이 빠져드는 동시에 책

속에 있던 소녀가 너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시 넘겨진 책은 아늑한 공간이다 마치 앨리스의 집처럼.

엄마는 앨리스에게 페이지를 넘기라 말하고 앨리스는 페이지를 넘겨

다시 아늑한 집, 엄마와 아빠가 있는 주방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책 속으로 향했을 때보다 훨씬 밝고 표정으로 책 속에서 경험

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제 앨리스는 지루하거나 심술이 나지 않을까?

토끼를 만나 이상한 나라를 여행한 앨리스 그리고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난 또 다른 앨리스처럼 이상과 다른 현실을 살아내는 우리에게 또

다른 도피처이며 흥미진진한 여행지는 결국 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그림책이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책 속에 등장하는 장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고르기와 그 곳에 들어가면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왜 그 속에 들어가고

싶은지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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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정원에서 I LOVE 그림책
캐린 버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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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잠을 자고 일어난 날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한 오월이다.

어쩌다 설핏 잠이 들었다가도 창문을 넘어 들어오는 소리들에

집중해 나도 모르게 스르륵 눈을 뜨고 밤을 잊고 반짝이는

불빛들을 멍하니 바라볼 때가 있다.

갱년기 불면증때문일 거라 치부했던 이런 증상들이 알고 보니

어린 아이들도 종종 겪는 수면장애의 일종이라고 한다.

한 번 깬 잠은 다시 찾아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그렇다면 멍하니 있지 말고 일어나 책이라도 읽어야지....

무심하게 집어든 그림책은 I LOVE 그림책 신작으로

제목부터 너무 예뻤다.

"밤의 정원에서 (캐린 버거 글/그림, 보물창고 펴냄)"는 제목이 주는

묘함과 더불어 독특한 표지를 가진 그림책이었다.

책을 펼치면 밤의 정원을 함께 거닐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살금살금

짙푸른 밤을 향해 걸어 들어간다.

이 책은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여 풀칠해 덧바른 듯 밤의 정원을

표현해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밤나팔꽃은 밤이 되자 활짝 피어나 밤을 향기로운 빛으로 가득

채우고 그 곁을 지나는 검은 고양이를 따라 밤의 정원을 누벼본다.

밤의 정원에서 바라보는 별, 언제부턴가 하늘을 볼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어 짙푸른 밤하늘에 수놓은 별들을 볼 수가 없었다.

무수히 많은 별들을 바라보는 시간, 소녀는 고양이와 더불어

행복한 밤이 되었을까?

지붕 위를 살금살금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고양이는 밤에 움직이는

박쥐와 초승달을 은은한 빛을 내는 밤을 지나기도 하고, 둥근

보름달과 마주하기도 한다.

달이 사라져 앞이 보이지 않는 밤도 있었지만 고양이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사이를 걸어내며 귀를 기울이면 낮동안 느끼지 못했던

소리들에 집중하게 되고 어느 순간 소리에 익숙해져 스르륵 잠이

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

잘자요. 라는 인사가 주는 평온함에 신비롭고 아름다운 밤의

정원을 걸어낸 기분좋은 피로감이 몰려오면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또 다른 밤의 정원, 꿈 속에 빠져든다.

이 책은 어른이나 어린이의 잠자리 그림책으로 좋을 것 같다.

일상에서 밀려오는 피로와 공허가 동시에 밀려오는 밤, 우리는

뒤척임이 당연한 수순처럼 자리잡은지 오래다.

그럼에도 내일을 위해 억지로 잠을 청해야 할 때 꺼내보며

고양이와 함께 밤산책을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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