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도그 - 2023 칼데콧 대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더그 살라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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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한 가운데로 들어온 칠월의 날들은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우리를

찾아오는 중이다.

에어컨을 켜고 집 안에서 지내는 일상이 가장 안전하다 생각하는 내게

바다 바람을 몰고 온 귀엽고 발랄한 그림책이 있어 그림책 수다 시작.

2023 카데콧 대상과 에즈라 잭 키츠 상을 수상한 그림책 제목이

"핫 도그 (더그 살라티 글, 그림/보물창고 펴냄)"라고 해서 우리가

간식으로 먹는 '핫도그'라고 생각한 나는 책을 만나 표지를 보고는

혼자 한참을 웃었다.

주황색 털이 붉게 빛나도록 날리는 닥스훈트, 그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산책으로 교감을 한다. 종종 운동길에서

마주치는 그 모습들이 난 참 부러웠는데 그림책 속 개와 주인 할머니도

그런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더운 날 할머니와 개는 산책을 나온 모양이다.

이미 시작부터 개는 더위에 지쳐 걷기를 힘들어하고 할머니는 그런

개를 달래고 끌고 걸으며 도심 속을 누빈다.

그러다 할머니는 택시를 불러 세우고, 개와 함께 낯선 곳으로 향한다.

개는 낯선 길을 지나 낯선 냄새가 나는 곳에 도착해 바다를 마음껏 즐긴다.

할머니와 개는 서로를 바라보는 눈이 표정이 그저 행복하다.

한참을 바다에서 놀고 난 후 다시 사람들 속에 섞여 집으로 향한다.

떠날 때와 달리 밤이 다가 온 도시는 어둡고 시원한 공기가 있어 출발할

때보다 신나는 걸음으로 걸을 수 있었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 밤.

개는 바다 친구들과 신나는 시간을 보내는 꿈을 꾼다.

매 순간 숨이 차오르도록 걸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일상에서 벗어날

틈이 주지 않는 우리에게 일상에서 살짝 벗어나는 삶이 얼마나 여유롭고

행복한지 알려주는 그림책 덕분에 할머니와 개처럼 나도 집 밖에서

즐거움을 찾아볼까? 라는 일탈을 꿈꾸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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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 찍지 마 미래의 고전 65
장수민 지음 / 푸른책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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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날들은 종일 뉴스를 보며 빗소리에 집중을 하는 시간이다.

어디선가 무슨 일이 벌어질까 조여오는 가슴을 짓누르며 괜찮은

날들이 오기를 모두가 괜찮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무언가 감정의 환기가 필요했다.

남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내가 아닌 사람들의 일상을 보통의

날들을 엿보며 위로받고 싶었다.

그렇게 만난 동화집

"내 얼굴 찍지 마 (장수민 지음, 푸른책들 펴냄)"는 아이들의

일상이 주는 색다른 가슴이 몽글해지는 이야기 일곱 편이 담겨

있었다.

그냥 말할까 - 미술 공부를 하고 싶은 민영이는 엄마는 돈타령과 잔소리에

미술학원을 포기하지만 효원이를 기다리다 효원이네 샌드위치 가게에

면접을 보러 온 엄마를 보게 된다.

혹여 엄마가 효원이네 샌드위치 가게 연락을 기다리는 건 아닌가

걱정하지만 엄마는 민영이 덕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며

좋아한다.

거북 아빠 - 사법고시 준비로 항상 바쁜 도윤이 아빠는 도윤이의

생일날 도윤이를 의외에 장소에서 만나고 그 동안 도윤이와

서먹했던 관계 회복을 위해 용기를 내어 엄마와 조금 다른 일상에

대한 상의를 해보기로 한다.

아빠는 주말마다 도윤이와 캐치볼을 할 수 있을까?

집으로 가는 길 - 선형이는 왕따로 인해 시골로 전학을 온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선형이는 왕따가 될 것만 같은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런데 그건 선형이의 오해였다. 여기서 선형이는 친구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될 예정이다.

안녕, 첼로 - 시현이는 마지막 첼로 연주 날을 맞이했다. 시현이의

의견과 상관없이 엄마가 정한 첼로와 이별하는 날, 연주회에 온

편의점 형의 응원으로 시현이는 본인이 첼로를 얼마나

좋아하고 즐기는지 알게 된다.

내 얼굴 찍지 마 - 서윤이의 엄마는 SNS를 즐긴다. 그래서 자신에

대한 소식들을 타인에게 듣게 되기도 하는데 서윤이는 이런 상황이

싫다.

나윤, 채윤과 함께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한 날, 동네 사람들이

이 소식을 먼저 알고 있어 마음이 좋지 않은 서윤에게 파자마

파티를 촬영해 동영상 채널에 올리자는 채윤의 이야기에

혹여 친구들의 마음이 상할까 걱정하며 서윤이는 싫다고 한다.

오해가 생길 상황에서 나윤은 서윤의 의견을 존중해준다.

나만 몰랐던 것 - 서현이는 방과 후 논술 수업을 함께하는

민성이에게 짝사랑을 고백할 생각이다. 그런데 그런 서현이를

응원해주던 아영이와 민성이가 커플이 되자 서현이는

갑자기 멍해진다.

서진이와 비를 맞으며 들어선 편의점, 남매는 비오는 월요일이

너무 싫다.

노란 별빛과 마주치다 - 갑작스런 이사로 이전 집과 새 집 입주

날에 엉켜 가족이 각자 머물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찬형이네는 할머니가 일하는 집에 피아니스트 정선생님의 초대로

음악회에 오게 된다. 그곳에서 예지를 만나게 되고 예지의 다이어리

표지와 정선생님의 방에서 본 고흐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에서

묘한 감정을 느낀다.

찬형이의 특별한 경험.... 그림 속 노란 별빛처럼 찬형이도 빛을

내겠지?

아직 빛나지 않은 수많은 별들을 지닌 아이들의 일상을 엿보는 동안

잠시 고민과 걱정을 내려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야기 속 아이들의 일상이 주는 즐거움에 감정의 환기와

더불어 그 아이들의 내일을 응원해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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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같이 뛰어내려 줄게 (여름 낙서 에디션) - 씨씨코 에세이
씨씨코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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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나는 매순간이 아슬아슬하게 벼랑

끝에서 발을 내딛는 기분이다.

내 몫의 걸음을 걸어내야 한다는 압박감과 누군가의 보호자로 살아내야

한다는 강박은 나를 추락시키기에 충분한 이유였고, 9년 연속 가족들의

병간호를 하다보니 그저 나는 간병인의 삶을 살아내려 여지껏 버텨냈

구나라는 허탈감에 허덕이게 되었다.

나란 존재는 그저 누군가를 일으키기 위해 나 자신을 갈아넣는 재료

같았다.

그런 생각들이 커지며 우울감이 나를 잡아먹을 듯 달려들었고,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었다.

그러다 문득.... 왜 그 누구도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지 않는 걸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그 누구에게도 나를 위해 무엇을 해달라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럼 지금 이 우울감은 나 때문인가?

생각의 갈피를 잡지 못하던 어느 날, 이런 내 마음을 읽은 듯한 에세이

한 권이 나를 찾아왔다.

"내가 같이 뛰어내려 줄게 (씨씨코 글, 그림 / 다산북스 펴냄)"를

만난 날, 섬뜩한 제목과 달리 표지가 너무 귀여워 피식 웃음이 났다.

버릇처럼 목차를 읽어내리는데, 일상을 그대로 펼쳐놓은 듯한 소제목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위로는 내가 남에게만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위로는 내가 나에게도 해줄 수 있다.

.

.

내가 어려울 때 내가 나를 위로해 주어야 하는 것 같다."

- p.134 난 나한테 위로받았다

읽어내리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툭 터진 문장.... 나는 타인을 위로하는

일에는 익숙하나 나를 위한 위로는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왜인지 몰라도 그러면 안되는 줄 알았다.

지난 시월부터 나와 그는 터널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

그는 9년 차 암환자이고, 나는 9년 차 간병인 겸 보호자로 살아내고

있는데, 때때로 돌발행동을 하는 암이라는 녀석때문에 나는 소리죽여

는 날들이 늘었었다.

사람들은 내게 울지말라고, 힘을 내라고 얘기하지만 그게 내 뜻대로

쉽게 되는 건 아니다.

"울고 있는데 울지 말라고 위로하지 않고

힘든데 힘내라고 위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프면 좀 울어도 된다고 하고

힘들면 좀 힘들어해도 된다고 하면 좋겠다.

그러면 언젠가 괜찮아질 때쯤 괜찮아지겠지."

- p.160-161 울지 말라고 하지마

이 페이지를 읽는 동안 무뚝뚝한 위로를 받은 기분이었다.

실컷 울고, 힘들다 말하고 내가 다시 걸을 수 있을 때 걸으면 된다고

내게 말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정말 나를 위한 위로라고 생각되는 페이지를 만났다.

"만약 너무나 처참한 날이 온다면,

모든 게 망해버려서 끝내고 싶다면,

그냥 그때 가서 난 미련 없이 스스로 끝내버리겠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산다.

지금이 처참하다면 이 처참함을 견뎌낸다.

견뎌내고 이 터널 끝에 다다랐을 때 빛이 안 보인다면

그때 가서 끝내도 늦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터널을 저벅저벅 걸어간다.

이 터널에 끝이 없어도

그렇게 죽을 각오로 저벅저벅 걸어가다 보면

삶은 나를 그렇게 쉽게 죽도록 내버려두지 않아서

꼭 빛이 보인다."

- p.279-280 이 터널을 걷다보면

빛이 보인다는 말, 아직 빛나지 못한 나의 별이 빛을 낼 시간을

기다리라는 말같아 하찮은 내 인생이 아직은 끝이 아니라고 외치는

것 같아 괜히 위로가 되었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 빛나고, 새벽이 빨리 온다는 말처럼 지금 갇힌

어둠의 터널을 걸어 빛의 편으로 가야 하는 이유를 담담하게 얘기해

주는 것 같아서 사는 동안 위로가 필요한 날마다 꺼내 읽어볼 것만

같은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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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색깔들 I LOVE 그림책
조 위테크 지음, 크리스틴 루세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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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 생각들이 꼬리를 물면 기분이 나빠지기도 하고,

좋아지기도 할 때가 있다.

어른인 나도 감정의 변화가 때때로 낯설고 어색한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아이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그림책을 여러 번 만났는데 이번에

만난 그림책은 재미있으면서도 기발해 절로 웃음이 났다.

"내 마음의 색깔들 (조 위테크 글, 보물창고 펴냄)"은 기분에 따라 다양한

색을 지닌 감정들을 하트에 담아두었다.

첫 장을 펼치고 보니 아이의 마음이 참으로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색색으로 펼쳐진 마음의 색깔들, 우리의 마음도 이렇겠지?

아이는 마음 속에 숨어있는 무언가를 찾기위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런데 마음이 너무 뒤죽박죽이라 슬픔, 기쁨, 떨림 등 다양한 감정에

따른 마음의 색깔을 보물 창고같다 얘기한다.

때때로 마음은 펑하고 터지기도 해서 감당하기 힘들기도 하지만, 아이는

추스리기 힘든 감정까지 이름을 붙여 마음의 색깔을 알아보려고 한다.

뒤로 갈수록 아이의 마음, 하트의 크기가 점점 작아진다.

마치 무지개처럼 펼쳐진 아이의 마음을 색깔들은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이 상황에 따라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게 된다.

이제 아이는 마음 속 감정들을 차분히 정리하며 우리를 향해 이야기를

한다.

자신의 색깔들이 보이냐는 아이의 질문에 나 역시 내 마음을 들여다볼

용기가 생겼다.

서툴지만 분명 나의 마음인 다양한 감정들, 그 감정이 주는 변화의

색을 찾아보고 귀를 기울이는 시간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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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들도 실수할 때가 있다 I LOVE 그림책
셸리 베커 지음, 에다 카반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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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크고 작은 실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실수를 인정하고 제대로 수습하고,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 그게 우리가 아닐까?

최근에 만난 그림책 중 하나는 그런 실수를 현명하게 대처하고 인정하는

슈퍼히어로들의 이야기라 흥미로웠다.

"슈퍼히어로들도 실수할 때가 있다(셸리 베커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표지 가득 슈퍼히어로들이 등장한다.

우리가 알고 있던 히어로의 모습은 아니지만, 사소한 실수들이 연결된

우리의 모습을 닮아 친근한 모습이다.

지구를 지키는 영웅 - 비스티, 찡, 스래시, 레이저맨, 마니맨, 태푸니, 소리질러, 끈끄니키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영웅의 모습보다는 우리가 일상에서 저지르는

실수들을 같이 경험하는 모습으로 가득하다.

우리가 실수를 저지르고 '아, 바보같이~'를 연발할 때와 매우 흡사한 모습으로.

어딘가 숨고 싶고, 얼굴이 빨개지고, 손이 달달 떨리는 경험으로 우리는

실수에 대한 면역을 키우는지도 모르겠다.

골동품 가게에 든 도둑들에게 결박을 당하고, 슈퍼 케이크를 만든다며

설탕 대신 소금을 넣고, 은행 강도를 잡으려다 엉뚱하게 경찰관을 잡는....

슈퍼히어로들을 실수는 참으로 다양하게 펼쳐지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려고 하거나 숨어서 시간을 벌 생각 대신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고 자신들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 대처할 방법들을 생각해낸다.

어쩌면 그들의 대처법이 최선의 해결법이었는지 모른다.

우리는 실수를 하고 나면 변명을 하고, 남탓을 하기도 한다.

그도 마땅치않을 땐 실수가 들키지 않도록 숨길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수퍼히어로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사과를 했다.

그리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무도 그래서 그들이 슈퍼히어로들인 것 같다.

우리도 가끔 그렇다. 실수를 반복하며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실수에 대한 현명한 대처법을 터득하는 것, 그것이 우리를 진정한 수퍼히어로

로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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