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마 걱정 마 마음을 챙겨요
엘리자베스 버딕 지음, 마리카 하인렌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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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서도 나는 아직 걱정인형이 필요할 만큼 걱정이 많다.

어릴적에도 나는 겁이 많은 아이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

학기가 시작되거나 새로운 학원에서 첫 수업....

그런 걱정을 위한 처방전 같은 그림책을 만났다.

그때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해줬더라면 내가 조금은 더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어른이 되지 않았을까?

"걱정마 걱정마 (엘리자베스 버딕 글, 보물창고 펴냄)"는 매일이 다르게

자라는 아이들의 자라지 못한 마음을 위로하는 그림책이다.

어린이 집, 유치원, 초등학교... 연령에 따라 집단이나 무리가 달라지는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놓이는 매 순간이 스트레스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접하는 세상은 때때로 즐겁고 때때로 두렵기도 하다.

기쁨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세상....

그 속에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어 크고

작은 마음의 병을 얻는다.

그리고 어른으로 성장하며 그 두려움이 트라우마로 남아 병이 되기도

한다.

아름다운 세상에서 매일이 도전인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 바로

이 책인 것 같다.

불안한 생각, 감정이 찾아올 때 아이들은 당혹스럽다.

화가 나고 무섭고 마음 아픈 감정들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아이들에게 걱정의 크기보다 네가 더 큰 존재라 이야기한다.

걱정거리를 작게 만드는 방법을 나열하며 주위 사람들이 너를 위해

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거라 말을 하는 부분에서 괜히 위로가 되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이야기 하기, 활기차게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장난감 만지기, 심호흡 하기 등으로 걱정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아이도 어른도 자신의 상태나 감정을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그림책은 나를 이해하고 나의 감정을 들여다볼 시간을 제공하는

이야기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마음이 불편할 때 위로가 되는 나만의

방법을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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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기다림 기다림 마음을 챙겨요
엘리자베스 버딕 지음, 마리카 하인렌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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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간들은 언제나 기다림의 연속이다.

시월에 만난 그림책은 이런 우리의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다림 기다림 기다림 (엘리자베스 베르딕 글, 보물창고 펴냄)"은

기다림 끝에 올 행복을 그림으로 그려낸 이야기이다.

우리의 매일은 기다림이다.

아침에 눈을 떠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로 이동하는 것부터 시작해

다양한 기다림을 설명한다.

이 기다림은 인생에 있어 매순간 펼쳐진다.

때때로 그 기다림이 지루하게 여겨지거나 기다림 속에서 유쾌하지

않은 사건이 생기기도 한다.

아이들은 이 기다림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엄마, 아빠 또는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바로바로 해결하길 원한다.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아이들은 울음이라는

카드를 쓰는데 익숙하지 않은 기다림을 그 길고 지루한 시간을

견디는 방법을 제시해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 격려를 한다.

기다림을 즐기는 방법은 의외로 다양하다.

보고 듣고 생각도 하고 각자가 원하고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해도

좋다.

이 그림책은 기다림은 그저 지루한 시간 낭비가 아니라 그 끝에

찾아올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그리고 기다림이라는 시간을 혼자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어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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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마음 작은 아이 미래의 고전 64
김윤배 지음 / 푸른책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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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 시작되며 기온이 뚝 떨어져 겨울인가 싶은 날들이

이어진다.

산책길에서 만난 나무들이 옷을 갈아입는 시간, 울긋불긋

예쁜 나무의 색에 비해 내 마음은 헐벗은 느낌이다.

이럴 땐 따뜻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내 필요와 딱 맞는 이야기를 만났다.

"큰 마음 작은 아이 (김윤배 지음, 푸른책들 펴냄)"는 표지부터 가슴이

따뜻해진다.

아빠의 어깨에 앉은 아이와 함께 별을 보는 아빠의 뒷모습은 앞으로 가서 그들의 표정을 보지 않아도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상상이 된다.

작지만 큰 마음을 가진 아이, 두노는 차령산맥 아래 산골 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대부분 이 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들이다.

외지에서 온 두노네를 제외하고 말이다.

어느 날 친구 정이의 집 인삼밭에 도둑이 든다. 깊은 산골에

있는 인삼밭까지 와 도둑질을 해갔다는 건 분명 여기를 잘 아는

사람이 저지른 일이라 정이 아빠와 동네 사람들을 입을 모은다.

종종 두노 아빠가 인삼밭에서 일을 했고, 외지 사람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을 두노 아빠를 의심한다.

두노네 엄마는 2년 전 아빠와 다투고 집을 나갔다. 아마도 이런

결핍으로 아이들은 두노를 함부로 대했는지도 모른다.

두노 아빠 역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싶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 안좋은 소문이 날 거라는 걸 아빠는 알고 있다.

팔, 다리가 깡마른 아빠를 두고 거미 인간이라 놀리던 아이들 사이에도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고 두노는 억울해 자꾸 화가 난다.

'아빠가 화가였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두노는 화가 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그저 슬프기만하다.

미술반 다람이 선생님이 몸짱 선생님에게서 두노네 이야기를

듣고 돕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지만, 아빠는 두노와 자신이

누군가에게 의지하게 될까 겁이 난다.

두노를 통해 두노의 아빠가 화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람이

선생님은 아빠에게 두노를 위해 다시 그림을 그리라 말하고

두노와 함께 종종 따뜻한 밥을 나눈다.

두노와 집을 나간 아내를 떠올리며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아빠는 아내에게 모든 걸 맡기고 그림에 전념했던 날들, 그 시간들을

아프게 떠올린다.

인삼밭 도둑을 잡았다. 전과가 있다는 이유로 아빠를 의심했던

경찰도 정이 아빠와 이웃들은 두노 아빠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2년만 고생해 목돈을 만들어 다시 아빠에게 그림을 시작하라 말하고

싶었던 엄마는 병을 얻어 집으로 돌아왔다.

아빠와 엄마는 화해를 하고 두노는 도시로 떠난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두노의 자리를 찾아서.

아빠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다던 아이는 어떤 그림으로 세상을

그려나갈지 궁금하고 어른보다 작은 아이지만, 어른보다 큰 마음을

가진 두노를 응원한다.

편견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찾아보고, 함께 읽으며 두노를 향한

편견과 오해의 원인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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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별이에게 꼬마도서관 18
한정영 지음, 남성훈 그림 / 썬더키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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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역사 속에서 피어난 별이와 나무 이야기"

그림책 표지 속 문구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저 문구를 읽지 못했다면 표지 속 아이는 그저 나무를 좋아하는 해맑은

말썽꾸러기로 보인다.

그런데 격동의 역사라니...

격동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아함과 궁금증에 그림책 속 그림을 먼저

보고 내용을 유추해보았다.

그리고... 가슴이 먹먹해 그림을 설명하듯 써내려간 이야기를 읽을

자신이 없어졌다.

난 의외로 소심한 어른이니까.

"나무가 별이에게 (한정영 글, 썬더키즈 펴냄)"는 나무의 친구 별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마에 별모양 흉터가 있는 아이, 나무는 그 아이를 별이라 불렀다.

아이의 집은 나무가 자리한 근처에 그림처럼 놓여 있었고, 봄이면 개나리가

피어 집을 노랗게 물들인다는 나무의 설명에 절로 가슴이 콩닥거려졌다.

별이에겐 누나가 있었다.

논밭으로 일을 나간 부모님 대신 누나는 별이를 업고 다니며 엄마처럼

돌봤다.

항상 나무는 별이를 보기 위해 목을 길게 빼고 살폈지만, 여섯 살이 된

별이는 나무가 궁금해하기 전에 나무를 찾아와 놀곤 한다.

누나 등에 업혀 밤하늘을 바라보던 아이는 이제 혼자 걷고 뛰며 자라

있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별이는 인생 첫 이별을 경험한다.

낯선 일본군에게 끌려가던 누나는 별이에게 돈을 벌어오겠다 안심

시키지만, 어쩐지 별이는 누나를 보내고 싶지 않아 울고 또 울었다.

매일 별이는 누나를 기다린다. 나무에 기댄 채 혹은 돌탑을 쌓으며 홀로

누나를 기다리던 별이에게 또래 친구가 생긴다.

나무는 별이처럼 그 아이의 이름 역시 그저 진달래처럼 예쁘다 하여

달래라고 부른다.

둘은 나무 근처에서 놀며 누나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만세를 부르며 잔치가 벌어진 것 같은 날이 지나고, 누나와 같이

떠났던 다른 이들은 하나, 둘 집으로 돌아오는데 누나는 돌아오지

않는다.

총소리가 이어지는 날에도 별이네가 집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누나때문이었지만 이제 더 이상 별이네 가족은

집을 지키고 있을 수가 없었다.

나무 역시 총알이 불덩이가 떨어져 예전같은 모습이 아니다.

반쯤 허물어진 별이의 집 앞에 달래가 찾아와 나무를 쓰다듬으며

별이의 집을 한참이나 보고 또 보고 사라졌다.

별이네가 다시 돌아와 집을 치우고 예전 모습을 찾아가지만 별이가 나무

곁에 올 순 없었다.

남과 북으로 나누어진 그 사이 어딘가에 나무는 아직 그대로 서있기

때문이다.

갈라진 땅의 사람들은 이제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좀처럼 만나기는

쉽지 않다.

눈이 펑펑 내리던 날, 나무는 별이에게 이야기를 한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책 속 누나 등에 업힌 별이의 모습에서 박수근 선생님의 '아기 업은

소녀'가 떠올랐다.

뒤이어 내용이 전개될 수록 몽실언니와 노근리가 떠올랐지만, 그것들과

달리 잔잔한 전개와 나무가 사람에게 전하는 미묘한 감정들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아직 우리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또 누군가를 기억 속에 묻고 있는지

모른다.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100여 년을 그 자리를 지켜낸 나무가 있을

그곳에도 곧 낙엽이 지고, 눈이 내릴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시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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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작은 부엌 - 2021 아이스너 상 수상 I LOVE 그림책
질리안 타마키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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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고 이후, 나는 주부의 삶을 사는 중이다.

이렇게 전투적으로 밥을 하고, 청소를 하며 장을 보았던 적이 있었나? 싶게 바쁜 하루를

보내던 중 재미있는 제목을 가진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아마도 요즘 내가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부엌이라는 장소가 주는 공통점때문일지 모르는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너희들의 작은 부엌은 어떠니?'

"우리들의 작은 부엌 (질리안 타마키 지음, 보물창고 펴냄)"은 표지부터가 아주 재미있다.

온갖 식재료가 각기 다른 사람들 곁에 있고, 재료를 다듬거나 맛을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화분과 밭에서 나온 식재료도 등장한다.

표지 다음 장부터 조리법을 단계별로 정리해 누구나 야채 수프를 끓여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우리들의 작은 부엌이라는 제목만으로는 혹시 쉐어하우스의 부엌에서 일어나는 일인가 싶었는데

그것은 나의 착각.

매주 수요일, 작은 부엌은 시끌벅적하다.

곧 손님이 들이닥칠 예정이라 부엌에 있는 모두는 정신이 없다.

주중 하루만 영업을 하는 식당은 아닌 것 같고, 이 부엌에서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부엌에는 한 끼 식사를 위한 식재료가 온 경로와 다양하지도 넉넉하지도 않은 식재료로 만들어낼

메뉴가 한정적임에도 힘을 합쳐 정성 가득한 밥상을 만드는 이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들은 이 부엌의 주인이 아닌 자원봉사자들이다. 처음에는 대가족이거나 먼 친척들인가 싶었는데

지역사회 사람들에게 대접할 소중한 한 끼를 만들어내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준비된 재료들을 섞어 평범하지만 따뜻한 밥상을 차려내고 밥상의 주인들이 하나, 둘 부엌에 도착하면

주린 배와 더불어 그들의 마음까지 든든하게 채워준다.

모두가 식사를 끝내고 나면 부엌에 남은 이들은 다음 주를 위해 설거지를 하고 정리를 한다.

아이너스 상을 수상한 이 책은 읽으면서 묘하게 마음의 허기가 사라지는 책이었다.

작은 공간에서 더 빈약한 재료들로 만들어낸 식탁이지만, 그 어떤 음식보다 따뜻하고 든든한 한 끼를

만들어 먹는 이의 육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것 같다.

이들의 작고 보잘 것없는 부엌, 그 부엌에서는 그 어떤 곳에서도 맛보지 못한 희망이라는 특별식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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