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네 차례야 I LOVE 그림책
맥 바넷 외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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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에 만난 그림책 한 권을 오월 첫 그림책으로 읽어 보았다.

제목과 표지가 너무나 귀여웠던

"오늘은 네 차례야 (맥 바넷 글, 보물창고 펴냄)"는 보물창고 <I LOVE 그림책> 중 하나로 사월에 나온 따끈따끈한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새 학기를 시작하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듯한 내용을

다루어 제목부터 무척 흥미로웠다.


주인공 존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금요일마다 '선물 나눔 시간'을

위한 공연이 펼쳐진다.

순서를 정해 아이들은 제각각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주며 친구들의 박수를 받거나 응원을 받는다.

그런데 그림 속 존은 다른 친구들과 달리 걱정이 많은 표정이고,

선뜻 자신을 보여줄 마음이 없는 것 같다.

아마도 존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수줍음이 많은 소년이 아닌지.

존은 자신의 차례에 대한 부담감으로 친구들의 공연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친구들의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나 역시 어릴적 존재감이 없는 아니 부끄러움이 너무도 많은

어린이였기에 존을 보는 내내 어릴적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무대 뒤 어느 구석에서 겁을 먹은 존이 공연을 보는 아이들의

눈빛을 따라다니고 있다.

과연 존은 잘 해낼 수 있을까?


드디어 존의 차례이다.

존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누르며 커튼 뒤에서 준비해 온 검은색 바지와 흰색 셔츠를 입고 큰 무대에 그것도 단독으로 공연을 하게된 자신을 예상보다 훨씬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무대에 나가 자신이 표현할 것들을 생각해본다.

발레 소년 존의 공연은 존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공연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자 친구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공연을 하기 전까지 존은 속으로 많은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노래를 부르거나 마술을 보여주는 또래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자신의 무대는 존이 자신있는 발레였지만 친구들이 보기에는

'어, 뭐야?'라며 실망을 할 수도 있었으니까.

이제 존은 환호성을 보내는 친구들 앞에서 웃을 수 있다.

타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응원하는 아이들, 개인의 열정을 높이 평가해주는 그들의 모습이 어른들에 비해 순수하고 따뜻해 봄길을 더 행복하게 걸어갈 수 있는 힘을 준 그림책이라 가슴 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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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찍 일어났을 때 I LOVE 그림책
세스 피쉬맨.제시카 배글리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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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가득해 길을 걸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월의 첫 독서는

그림책으로 시작되었다.

제목이 주는 느낌부터가 재미있고 신나는 그림책, "내가 일찍 일어

났을 때 (세스 피쉬맨 글, 보물창고 펴냄)"는 네 가지 색의 옷을 입은

아이의 다른 움직임이 책표지를 가득채웠다.

도대체 아이는 왜 이러고 있는 걸까?

곤히 잠을 자던 아이는 엄마나 아빠가 일어나기 전인 오전 6시 15분에

잠에서 깼다.

잠에서 깬 아이는 창 밖을 내다보았지만 아직 하늘은 어둡고, 가로등만이

길을 비추고 있었다.

엄마가 말한 어디선가 빛나는 해님은 언제나 나오는 걸까?

엄마, 아빠가 자고 있는 방을 들여다보니 엄마와 아빠는 아직 꿈나라다.

7시까지는 침대에 있으라고 했는데 아이는 다시 잠을 잘 생각이 없다.

아이는 하는 수 없이 하루의 시작을 혼자 어떻게 보낼지 상상해본다.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각기 다른 색으로 분류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아침 식사를 준비할까? 크레파스를 꺼내 도시를 건설해볼까?

킥보드를 다고 골목을 내려가볼까?

정원에서 엄마의 삽으로 땅을 파고 놀까?......

아이의 상상은 네 가지 선택으로 나뉘고 각각 다른 색으로 표현해 펼쳐진다.

빨강, 노랑, 초록, 보라색으로 표현되는 아이의 상상은 때때로 재미있고,

때때로 창의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아이의 상상은 페이지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지고 고유한 색을 따라가면

아이의 상상 중 하나가

완성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럼에도 아이는 상상 속에서 자신의 행동들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아는 듯 싶다.

6시 15분에서 7시가 되기 전까지 아이의 상상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자기 방을 나서 엄마 아빠가 잠든 방으로 향하는 아이는 엄마 아빠 사이에

누워 다시 잠을 청한다.

7시가 되면 모두 일어나 아침을 맞이하겠지?

아이의 상상은 현실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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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들 I LOVE 그림책
므언 티 반 지음, 빅토 가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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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 독서 중 만난 그림책 한권이 주는 묵직한 여운은 오래 나의

밤들을 빛내줄 것만 같았다.

"소원들 (므언 티 반 글, 보물창고 펴냄)"을 처음 만나곤 짙푸른 밤하늘

아래 반짝이는 바다를 유영하듯 떠가는 배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참으로 낭만적인 표지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배 안에 탄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춥고 외로워보였으며 주인공인 듯한 아이의 표정이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전한 곳, 험난한 여정, 꺼트릴 수 없는 소망의 불빛...

작가의 말을 먼저 읽어 보았다.

베트남에서 홍콩으로 이동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야했던 작가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만들어진 그림책이라

생각하니 읽기도 전에 마음이 시려왔다.

그때 혹은 지금 자유와 희망을 찾아 자신의 나라를 떠나는 난민들의

소원이 모두 이루어지길, 안전과 평온이 그들과 함께 하길 기도하며

주인공인 소녀를 따라 이야기 속으로 향했다.

고요한 밤을 소원하던 소녀는 짐을 꾸리며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잠에서 덜 깬 동생을 보며 소원한다.

제발 우리의 새로운 집을 찾기를.

마지막으로 할아버지와 인사를 나누며 이 시간이 좀 더 늦게 가기를

기도하며 작은 배를 향해 걷는다.

떠나는 사람들에 비해 배는 너무도 작고 형편없었다.

그저 폭풍우치는 바다가 자신들을 버리지 않고 건너 목적지에 닿기를

긴 여정으로 지친 마음이 더 이상 힘들지 않기를 소원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그들은 그저 배 안에 앉아 자신들의 운명이 희망적

이기만을 바란다.

폭풍우와 뜨거움, 피로와 공포를 견뎌낸 그들은 드디어 안전하게 바다를

건널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이 찾던 새로운 집에 도착한 모양이다.

난민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고 미래를 위해 자녀를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한다.

어쩌면 낯선 곳에서 그들은 더 위험할지 모르지만, 소망의 불빛을

향해 오늘도 걷는 그들을 응원하고 평화가 그들과 함께 하길 기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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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힘이 세다 - 김시습의 금오신화 1218 보물창고 23
강숙인 지음, 김시습 원작 / 보물창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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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날이 지나가고, 바람이 또 한숨 꺾여 청명한

느낌을 주는 날들이 이어져간다.

봄을 기다리는 밤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불면이 나를 괴롭히고, 그런

괴롭힘에도 위안이 되는 건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월이 시작되며 만난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 교과에서 소개되었던 김시습의

금오신화를 쉽게 쓴 책이었다.

"이야기는 힘이 세다 - 김시습의 금오신화 (강숙인 지음, 보물창고 펴냄)"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선행과 설잠 스님의 만남부터 시작되며 시를 쓰고

싶은 선행이 설잠 스님에게 더 많은 시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싶지만

엉뚱하게 스님은 자신이 쓴 이야기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한다.

그렇게 첫 번째 이야기 만복사저포기 - 양생, 만복사에서 저포놀이를

하다. 로 선행의 독서가 시작된다.

만복사저포기에 이은 이생규장전 - 이생, 담 안을 엿보다. 첫 번째

이야기에 연속같다.

노총각이 귀신과 사랑을 하고 죽은 아내의 혼이나마 함께 하고파

하니 말이다.

그 다음 선녀와 밤새 시를 나누는 취유부벽정기 - 홍생, 흥에 취해

부벽정에서 노닐다. 로 이어지며 선행과 설잠 스님의 수업은

계속된다.

나머지 두 편의 이야기 남염부주지 - 박생, 염라대왕과 독대하다.

용궁부연록 - 한생, ㅇ용궁잔치에 초대되다. 는 환타지처럼 펼쳐지는

저승와 용궁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의 현실과는 전혀 다른 세계는

넘나드며 펼쳐진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등장인물도 배경도 그 시대에 사람이 상상하여

지어낸 이야기가 맞는 건지 의문스럽기까지 했다.

아마 조선 전기 천재 문인인 김시습이 사회 부조리와 문인으로

문제점을 꼬집고 싶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이용해 사회를

비판하고자 쓴 것인지도 모르겠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들, 환상과 현실오가며 그가 말하고픈 건

무엇이었을까?

그의 영특함과 뛰어난 글재주는 난을 일으켜 왕의 자리를 뺏고

차지하는 것을 보며 환멸을 느꼈을지 모른다.

"이야기를 짓는 동안 나를 돌아보면서 초심을 되찾았고 내 신념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으니 말이다. 사람은 결국 자신의 신념대로

살 수 밖에 없고 그렇게 사는 게 행복한 법이다. 그게 가장 나다운

삶이고 또한 내가 쓸 수 있는 최선의 이야기지. 사람의 삶이란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나가는 과정인 거다. 잘 살아야만 제대로

된 이야기가 써지는 것이고. 내가 지금까지 제대로 된 내 이야기를

써왔다는 것을 알았기에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나답게 살아갈

작정이다. 먼 훗날 내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누군가가 이 시대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겠다고 나선다면, 내 삶이야말로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

- p.234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는 이야기, 그래서 이야기는

그 어떤 행동보다 힘이 센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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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상자 - 애도에 관한 책 I LOVE 그림책
조애너 롤랜드 지음, 테아 베이커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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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 독서는 그림책 읽기로 시작했다.

죽음, 슬픔, 이별.... 에 대한 이야기라는데 주제와 달리 표지와

제목이 너무 예뻐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었다.

"기억 상자 (조애너 롤랜드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애도에 관한 책>

이라는 또 다른 제목이 붙어있다.

날아가는 풍선을 잡으려 손을 뻗은 소녀는 다른 한 손으로 메모리라고

쓴 상자를 꼭 잡고 있다.

마치 기억을 담아 잊지 않으려 잡아둔 것처럼.

소녀는 풍선과 이별 후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살아가면서 우리에게는 수많은 이별이 있다. 그 대상이 사람이나 물건

또는 반려 동물일 수 있는데 그때 느끼는 감정은 남겨진 자가 짊어져야

할 무겁고 어두운 슬픔이다.

작가는 아이들이 죽음을 경험했을 때 감정을 해소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담담하게 설명한다.

상실이라는 감정에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기억 상자를 만들어

즐거웠던 기억을 담아두며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갖는 이야기 속

소녀를 따라가다 보면

"당신을 잊을까 봐 두려웠어요, 하지만 그러지 않을 거예요."라는

문장과 만나게 된다.

나 역시 남겨진 이가 되었을 때 떠나간 이가 너무 빨리 잊혀질까

두려웠던 적이 있다.

그리고 몸이 기억하는 슬픔의 시간들이 아주 오래 나를 괴롭혀

잊혀질만하면 다시 떠오르는 슬픔을 겪어야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하늘나라로 떠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죽음을 마주했을 때 우리의 슬픔이 더욱 커진다.

이야기 속 소녀 역시 그것을 알기에 풍선을 잃었을 때와 달리 더 큰 슬픔을

느꼈는지 모른다.

소녀는 가족들과 함께 추억의 시간들을 정리해 차곡차곡 기억 상자를

채워간다.

그리고 소녀는 이제 기억 상자를 통해 슬픔을 극복하는 법을 찾은 듯하다.

기억 상자에 지금은 이 자리에 없는 가족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저장해두고

소녀는 다시 매일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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