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문턱에서 만난 그림책 한 권.
"이만큼 컸어 (정호선 글/그림, 한솔수북 펴냄)"가 바로 그 책인데 표지부터 봄빛을
닮았다.
자고 일어나니 봄이 왔고, 아이는 무거운 눈꺼풀을 비벼 뜨며 아침을 깨운다.
전에 혼자 하지 못했던 옷입기를 시작한다.
이제 엄마 도움없이도 아이는 옷을 입을 만큼 자란 모양이다.
분명 꼭 맞았던 옷이 작아진 것을 보고 아이는 당황하지만 이내 혼자할 수 있는 다른
일들에 마음을 빼앗긴다.
거울을 보고 머리를 빗고 현관문을 열고 나갔을 때 밖은 이미 봄이다.
겨울을 지나는 동안 아이는 놀란 만큼 자랐고, 자신의 성장을 느끼는 아이는
행복하다.
강아지와 산책을 하며 봄을 느끼는 아이의 표정은 봄꽃 만큼이나 화사하다.
키 큰 화분보다 자신이 더 크다고 까치발을 하는 아이.
아이는 지난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에 비해 이만큼 컸다.
봄을 닮은 성장 그림책을 보니 새삼 봄이 아름답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