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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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이 이야기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었다.

나는 또 눈이 큰 남녀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를

보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었다.

그렇게 나는 2016년 유정과 윤수를 다시 만났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장편소설, 해냄 펴냄)"

 

잘나가는 집안에 유정은 돌연변이같은 존재였다.

삶을 포기하기 위해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행동들.

하지만 그 행동의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가슴이 저렸다.

또 한 번 유정은 자신의 삶을 내던지고 싶어 했고, 병원에서 할 수 있는 마음의 치료 대신

유정과 같은 돌연변이 취급을 받는 모니카 고모를 따라 다니며 치유를 받기로 한다. 

그렇게 유정은 푸른 죄수복을 입은 윤수를 만나게 된다.

세상에 대한 반감과 외로움, 버려졌다는 생각에 냉소적으로 변해버린 윤수는 사형수이다.

고모는 윤수를 살갑게 맞이하지만, 윤수는 고모의 친절이 가식이라 여기며 속내를 꺼내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며 시간 때우기식 방문이 호기심으로 관심으로 사랑으로

변해가며 유정은 윤수를 이해하고, 안아주려 다가선다.

이제 그들이 마주한 방은 온기로 가득하다.

윤수의 날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건 유정도 윤수도 고모도 알고 있다.

열일곱 유정이 사촌 오빠에게 강간을 당했을 때 자신을 탓하던 엄마를 용서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윤수만 곁에 둘 수 있다면...

모니카 고모의 시간도 끝을 향해 가는 듯하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그들은 자신에게 남아있는 가장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것을 행복이라 말하며.

 

 

윤수가 동생 은수를 보내고,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자살을 하고, 엄마가 떠났을 때 느꼈던

공포와 고독을 이제 유정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알릴 때 윤수는... 가여운 윤수는 모든 죄를 자신이 저질렀다

말하지만 실은 모두 그가 저지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도 그 속에 있었음에 그는 죄인이라 말한다.

그들의 범죄 현장에서 죽은 여인의 어머니가 윤수를 용서하겠다 나선다.

모니카 고모도 윤수도 유정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윤수를 심하게 앓는다.

.

.

윤수를 다시 만났을 때 유정은 마음이 조급해진다.

이제 윤수를 만나지 못할 것만 같은 불안함에.

윤수의 형이 집행됐다. 윤수는 살고 싶다 말했다.

어쩌면 태어나 처음으로 느껴보는 따스함에 그의 마음이 움직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유정은 윤수가 하고 싶었던 일을 마무리한다.

모니카 고모가 마지막 인사를 한다.

모든 이들의 어머니로 지내던 고모에게 사랑한다는 인사를 한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읽는 내내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그리고... 용서와 사랑이 메마른 가슴에 온기를 주고,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내게도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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