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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10분만 ㅣ 푸른도서관 74
조규미 지음 / 푸른책들 / 2016년 2월
평점 :
봄바람이 분다.
어디서부터 오는 냄새인지 몰라도 봄향기가 살랑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
봄향기만큼이나 두근거리는 이야기가 고파 두리번거리다 책 한권을 만났다.

"옥상에서 10분만 (조규미 지음, 푸른책들 펴냄)"
표지와 제목이 주는 느낌은 무언가 차갑고 허하다.
나는 따뜻하고 말랑하며 두근거리는 이야기에 허기진 어른인데 마치 옥상 끝에 걸터앉아
한참 밑 땅을 응시하는 듯한 여자의 모습이 위태롭다.
'내가 도와야 하는가?'
괜한 오기가 발동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5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두 번째 이야기로 읽을 수 있는 '옥상에서 10분만'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어쩐 일인지
그 이야기를 먼저 읽고 싶진 않아 차례대로 읽기로 했다.
차례
멘토 보고서
옥상에서 10분만
붉은 주먹
음성 메세지가 있습니다
너의 우산 속에서 우리는
멘토 보고서 : 구청 교육실에서 멘토와 메티로 만나게 된 강재현과 우지호.
공부를 잘하는 소위 엘리트 고등학생인 재현과 편부모 가정의 우지호는 달라도
너무 다른 환경과 입장의 아이다.
명학이의 형 오토바이를 몰래 타다 사고로 돈을 물어주게 된 지호는 엄마가 아닌
재현의 도움을 받고, 그 빚을 갚고자 재현이 시험지를 훔칠 때 지호가 함께 그 자리를
지키게 된다. 결국 자퇴한 재현과 지호는 만날 수 없게 되고 미안하다는 재현의 문자를
받고 지호 역시 혼자만의 사과를 한다.
이제 지호는 또 다른 형과 멘토-멘티로 지내며 성장할 것이다.
옥상에서 10분만 : 옥상에서 그 일이 있었던 그날 이후 지희는 현우를 볼 수 없었다.
용기를 내어 현우를 만나기로 한 지희는 현우를 기다리며 그날을 떠올린다.
커플 한 달 기념 선물을 검색하다 '키스'라는 선물을 받는 것이 좋겠다는 말에 지희는
현우에게 선물 얘길 꺼낸다. 드디어 그날... 옥상에서 현우는 지희에게 키스를 하려고 하고
이에 놀란 지희는 친구 지민에게 이 이야기를 한다. 지민은 이 사건을 선생님께 알리고, 곧
부모님들이 학교로 와 문제는 점점 커져만 간다. 지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막막하고 현우를 위해 사실을 밝혀야 하지만 그럴 수 없을 만큼 사건이 커져 버린다.
현우는 전학을 가게 되었다. 더 이상 옥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려 있지 않다. 여름 방학이
시작될 무렵 소셜 네트워크에서 현우의 이름을 발견하고 지희는 용기를 낸다.
만나서 사과를 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 지희는 현우를 기다린다.
붉은 주먹 : 복싱을 하는 양은경은 어느 날 체육관으로 찾아 온 한유리의 매니저와
따로 만난다. 관장님께 어떤 부탁을 하고 언성이 높아졌던 후라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
들어보기로 한다. 한유라와 경기 때 성형을 한 유라의 얼굴을 건들지 말아달라는 부탁과
이번 경기를 유라에게 양보해달라는 것이었다. 집세를 올려달라는 전화에 힘겨운 푸념을
내뱉으며 소주를 마시던 엄마를 떠올리니 눈 한 번 질끈 감고 한유라의 매니저 말을
들어줄까 고민이 된다.
그 돈만 있으면... 경기 내내 유라를 향해 덤비지 못하는 은경은 오래 전 자신에게
자전거를 가르치던 아빠를 떠올린다. '할 수 있어. 보여 줘!' 어디선가 아빠가 그렇게
외치는 것 같다.
마지막 힘을 짜내어 다시 일어선다. 두 개의 붉은 주먹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
음성 메세지가 있습니다 : 어느 날 공원에서 휴대폰을 주운 진수. 그 폰으로 인해 아픈
기억 하나를 떠올린다. 친구 윤.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던 윤의 얼굴이 떠올라 진수는 휴대폰 주인인 민기라는 아이가 자꾸 신경쓰인다.
윤의 문제로 학교에 불러 온 엄마는 진수에게 실망해 울먹였고, 진수는 그런 상황이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아 혼란스러웠다. 그때 윤을 돕지 못한 것이 아이들을 말리지
못한 것이 후회되는 진수는 휴대폰 주인인 민기를 돕기로 한다.
제발 늦지 않기를 바라며 진수는 뛰기 시작한다.
너의 우산 속에 우리는 : 갑자기 내리는 비 때문에 진아, 선주. 미진이는 집에 갈 일이
걱정이다.
우산 통에서 발견한 연두색 장우산을 발견하고 안도하는 아이들. 손잡이 위 버튼을
누르곤 이내 우산을 던져버린다. '손가영'이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세 아이는 두 달 전
떠난 가영이를 떠올린다.
진아를 왕따 주동자로 말한 가영이로 진아는 화를 내고, 가영이는 다음 달부터 결석을
한다.
진아와 선주가 생활지도실로 불려가 상담을 받게 되고, 가영이는 정신적 충격을 이유로
입원까지 하게 된다. 경찰까지 개입하게 되자 미진은 가영에게 진실을 밝히라 말한다.
하지만 가영이는 무엇때문인지 진아와 선주에게 무릎을 꿇리겠다 고집을 부린다. 결국
사건은 끝이 났다. 진아와 선주는 가해자라는 올가미에서 벗어났고, 가영이는 떠났다.
선주와 진아를 집에 데려다준 미진이는 가영이의 우산을 가영이의 집 문 앞에 두고
집으로 돌아간다.
5편의 이야기는 10대의 일상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보여준다.
함께 읽으며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하고,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결정했을까 라는
질문으로 등장인물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중학생 이상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가 주는 주제에 대해 이야하면 좋을 것 같다.
멘토는 고민이 없을까, 내게 이성 친구가 있을 때 장점 혹은 단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돈과 명예 중 택해야 한다면?, 왕따 없는 학교를 위한 방법에는?, 진실과 거짓으로
뒤바뀐 결말을 이어 쓴다면? 등 다양한 주제를 주어 문제제기나 대책 등을 토론하고,
글쓰기를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