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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옳다
길리언 플린 지음, 김희숙 옮김 / 푸른숲 / 2015년 11월
평점 :
어설픈 첫눈에 이어 두 번째 눈이 내리던 날 그녀를 만났다.
조금은 색다른 직업에 종사(손일, 수음)하는 그녀는 지난 3년간 자신에
일에 충실했던 이유로 손목 통증에 시달린다. 그러다 문득 어린 날 엄마와
둘이 살던 때가 떠올라 혹여 또 그렇게 의미없고 거지같은 생활을 하게 될까
겁을 낸다.
그런 그녀에게 고용자인 비베카는 또 다른 제안 하나를 한다.
업소의 앞과 뒤쪽을 누비며 일을 해보라고.
단골 손님 마저 뿌리칠 수 없는 그녀는 업소에 앞과 뒤를 누비며 두 가지 일을
시작한다. 그녀가 앞에서 하는 일은 다름 아닌 점쟁이.
손님과 토론을 할 정도로 책을 읽는 그녀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동원해 길 위에
생활 대신 운세를 점치는 사람으로 이중 생활을 한다.
자신의 운세를 점치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여자들은 대부분 상위 중산층이나
하위 상류층으로 적당히 비위를 맞추며 상담을 해나가면 그만이다.
그 중 하나 수전을 만난다. 그녀는 불안과 뭔지모를 묘한 분위기를 가진 여자이다.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를 바라는 수전은 어느 날 그녀에게 간곡한 부탁을
한다. 그녀는 수전의 부탁을 받아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수전의 집을 방문하고
집을 둘러 보며 이상한 일이 무엇때문에 일어나는지 고민한다.
그녀 역시 수전의 집이 이상하고 무섭게 느껴지지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수전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요량으로 종종 그녀의 집을 방문에 의식같은 청소와
정리를 하고 근사한 서재에서 책을 읽기도 한다.
남편의 아들인 마일즈와 관계가 좋지 않음을 느꼈지만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않는다.
그녀의 방문에 마일즈는 싫은 내색에 이어 협박이 이어진다.
그녀는 점점 수전의 집이 무섭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일즈는 수전이 그녀를 죽이고 자신
역시 죽이려 한다며 그녀에게 함께 도망치자 말한다.
그녀는 마일즈와 수전 중 누구를 믿어야할지 결정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수전의 남편이 자신이 일하는 업소에 단골이라는 것과 수전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
그리고 전처 아들인 마일즈를 미워한다는 것.
그녀는 마일즈와 수전의 집을 나와 무작정 달린다.
음산한 느낌을 풍기는 마일즈는 묘한 말로 그녀를 또 한 번 협박하며 유령대회에 데려가
달라 말한다. 그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잡혀 유괴범이 되느니 마일즈와 유령대회에
가기로 하고 모텔에서 잠을 청한다.
"살면서 수많은 일들을 믿도록 했지만, 이번만큼은 내 생애 최고의 업적이 될 참이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합리적이라고 나 스스로 믿도록 하는 것!" - 본문 중에서
그녀의 독백같은 문장에 자꾸 눈이 간다.
'나는 언제나 옳다'... 수많은 선택 앞에서 내 선택이 옳다고 자신있게 생각하고 말한 적이
없었던 내게 잘하고 있다 말해주는 것만 같아 읽고 또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선택이 옳았다고,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