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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 조정래 사진 여행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5년 8월
평점 :
나는 종종 길을 잃었다 말한다.
내가 갈 길을 잃을 때도 있고, 무엇을 위해 사는가. 로 고민스러울 때마다
낯선 길을 걸어보려 길 위에 서곤 한다.
나보다 더 어른은 생각과 표현이 많고 자연스러운 작가들도 나같은 고민을
할까 궁금할 무렵 책 한 권이 나를 찾아왔다.

"조정래 사진 여행 길 (조정래 작가, 해냄 펴냄)"

우리에게 <아리랑>과 <태백산맥>, <정글만리> 등으로 잘 알려진 조정래 작가의 길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궁금해 무작정 그 길을 향해 눈과 마음을 열어 보았다.

기록과 삶의 향기 그리고 아픔과 추억들을 살피는 첫 장에는 작가의 돌 사진이 있었다.
그 후로 아기는 아이가 되고 청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고 남편과 아버지가 된다.
학창시절 사진과 아내를 만났을 때 사진 그리고 문학과 사랑에 대한 짧은 이야기들은
우리의 아버지 이야기만큼이나 평범했고 따뜻했다.

사진 속 작가는 언제나 엷은 미소를 담은 얼굴이다. 그리고 긴 이야기를 쓰는 내내 기분이
어땠는지 자신이 이야기 속에 빠져 있는 동안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하는
방식 역시 무뚝뚝한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손자들에 대한 할아버지의 마음을 담은 '어느 날 글감옥에서.'라는 사진과 글을 읽으며 참
따뜻한 할아버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길은 문학을 향한 끊임없는 행군같아 보였다.
고단하고 때때로 주저앉고 싶을 때에도 다시 일어서 걷고 쓰는 과정을 따라가며
왜 이 이야기가 작가의 문학 자서전인지 알 것 같았다.
추억의 조각들을 짜맞추려규 해보았다는 작가의 말이 와닿았다.
조각조각 추억을 이어 나의 삶을 돌아보는 작가와 함께 길을 걸은 기분...
이 책이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