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클래식 보물창고 35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아영 옮김 / 보물창고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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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종종 받고 또는 되묻곤 한다.

본질과 의미를 알 수 없던 봄,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아영 옮김,

보물창고 펴냄)"을 만났다.

 

 

책표지를 보는 순간, 나는 이 책을 읽어야 할지 망설여졌다.

등을 보인 남자의 몸과 얼굴을 뒤덮은 요상한 색들이 내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서문에 등장한 사진 세 장을 두고 한 설명이 궁금해 책을 읽기로 결심을 하곤

요조가 적어 내려간 세 번째 수기까지 읽고는 표지 속 남자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었었다.

 

"수치스러운 일이 많은 생애를 살아왔습니다." -p.11

첫 번째 수기를 읽으려던 찰나, 첫 줄에 등장한 이 문장에게 그의 진심이 묻어났다.

인간의 생활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그 남자, 요조는 부유한 가정의 아이로 천진난만

하게 성장만 하면 되는 처지였다. 그럼에도 그는 누군가를 끊임없이 웃게 하고 싶었고,

말이나 행동을 우스꽝스럽게 하여 소위 장난꾸러기 정도로 보여지길 원했다.

하지만 요조는 그런 상황들 속에서 인간에 대한 신뢰와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해나간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은 반면 인간이 가진 이중성에 대해 고민을 하며 말이다.

 

어느 날 요조는 자신이 그린 자화상을 보며 흉측하고 비참한 그림 속에서 자신을 찾아낸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자신이 품은 음울함을 발견한 요조는 누군가 자신이 가진

다른 감정들을 알아차릴까 두려워한다.

그 후 요조는 자신을 감추기 위해 때론 철없고 때론 겁쟁이같은 모습으로 자신을 포장하며

삶을 유지한다. 그가 말한 수치스러운 일이란, 자신을 가면 속에 감추고 다른 모습을 갖추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것들이 아닌가 싶다.

호리키와 친구가 되면서 요조는 그에게 의지를 한다. 하지만 호리키 역시 인간이기에 항상

같은 모습을 보이진 않고 이내 요조는 실망시킨다.

수기가 이어지는 내내 요조는 인간의 생활을 모르겠다 말하지만 요조 역시 느끼고 있었을 것

이다. 어느 누구보다 인간의 모습과 생활이 어떠한지 잘 알고 있기에.

자살 미수, 동거, 알콜 중독.. 급기야 모르핀 까지.

요조는 술과 여자, 방황, 자살 시도 등을 거듭하며 피폐해져 간다.

폐에 생긴 병이 깊어감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릴적 요조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없음에 자신과

행복 따윈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자신이 얼마나 재능있는 사람인지 조차 알지 못하고

스스로 인간 실격이라 말한다.

가족에게 조차 인정받지 못한 그는 서서히 병들고 늙어 간다.

 

"점점 더 모든 일에 자신감을 잃고, 점점 더 사람을 끝없이 의심하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일체의 기대, 기쁨, 감동으로부터 영원히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p. 111

인간의 본질과 의미, 진실을 찾아 가는 길.. 거기에 요조가 있었다.

자신을 인간 실격이라 울부짖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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