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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블랙컨슈머였어! - 제12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푸른도서관 70
윤영선 외 3인 지음 / 푸른책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청소년 소설에 관심이 생기는 요즘 "나는 블랙컨슈머였어! (윤영선 외 3인 지음,
푸른책들 펴냄)"는 내게 또 다른 시각을 선물한 이야기였다.
제12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3편과 역대 수상작가 초대작 1편으로 구성 된 이 책은
청소년을 이해하고 다가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집과 학교 사이 어디쯤 - 혼자 사는 서린이는 언제나 집과 인사를 한다.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엄마, 재혼한 아빠 사이에서 서린이는 누구와도 지낼 수 없음을 안도하며
한편으로 불안해 하는 듯하다. 아이들 사이에 이런 서린의 사정이 소문처럼 퍼지고
서린은 째진 눈과 싸운다. 전교 1등의 만류로 싸움은 휴전처럼 끝나버리고, 서린은
그나마 웃을 수 있다.
터치라인 - 지구에 온 피피는 연구원 띨빵과 교감을 한다. 지구인은 모두 피피에게
무언가를 얻어내고 죽이려 하지만 띨빵에겐 다른 기운이 느껴져 피피는 띨빵에게
도움을 청한다. 띨빵 아니 박우진의 도움으로 피피는 자기 별로 돌아갈 수 있다.
터치라인을 벗어날 때 본 지구인들의 모습 그리고 박우진의 아빠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블랙컨슈머였어! - 관내 전학생 태욱은 전학 첫 날 흡연 적발을 받는다. 그리고
이전 학교와 다른 이 학교의 모습이 낯설다. 친구 아버지의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 사용한
핸드폰을 구실로 태욱은 가혹한 처벌에 시달리고 결국 퇴학 처분을 받게 된다.
태욱은 무엇 때문에 자신이 이런 상황에 몰린 건지 알 수가 없다. 아이의 부모 역시
이 상황이 황당하기만 하다. 이제 태욱과 부모는 학교를 상대로 싸움을 시작하고
관내 전학으로 사건을 마무리한다. 태욱이 진정 원하던 꿈을 향해 갈 수 있는 길을
연 기분... 태욱은 아빠에겐 오래전 일을 사과함으로 관계를 회복하고, 엄마에겐
자신의 꿈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럴 땐, 매운맛 - 중학생이 된 태하는 쌈닭 윤아와 우연한 일을 계기로 친해지고
싶어한다. 그리고 쌈닭 윤아가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마음처럼 윤아와 가까워
지지 않는다. 왜일까? 친구 우진이의 누나인 해진이 누나에게 상담을 한다. 누나의 조언
을 들으면 왠지 마음이 좀 여유로워진다. 궁중팬에 떡볶이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헤주는 누나가 있어 좀 든든하다. 윤아 때문에 힘든 마음이 매운 떡볶이를 먹을 땐 나아
지는 것 같다. 누나에게 하소연을 하며 점점 매운맛에 길들여지는 태하. 이제 태하는
해진이 누나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뻥뚫리는 매운맛이 떠오를 것만 같다.
이 책은 중학생 이상과 함께 읽으며 학교나 친구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다시 한 번
정검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야기 속 상황을 떠올리며 학생이라 아직 어려서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닌 어떤 것이 우리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며 결단인지 토론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악성 소비자라는 뜻을 가진 블랙컨슈머로 아이를 평가한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는 화가
나고 가슴이 답답했다. 마치 표본을 만들 듯 아이의 인생을 가지고 장난하는 듯한 느낌.
학교 성장을 위해 아이와 부모가 희생 당한 기분은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되었다.
하지만 아이는 달랐다.
어른인 나처럼 속을 끓이며 화를 내지 않고, 자기가 나갈 길을 찾아 자신의 길을 걷고
있었다. 태하와 책 속에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매일매일 성장하는아이들의 마음과 키를 흐뭇하게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