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보급판 문고본)
정채봉 지음 / 샘터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왜 나만 아픈 거냐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행복한데 왜 나만 이런 거냐고 나 자신과

세상을 향해 아픈 말을 쏟아내며 나를 괴롭혔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서 갈 길을 잡지 못해 분주히 몸을 움직여보지만, 터널

끝에서만 볼 수 있는 빛줄기가 보이지 않는 기분... 나는 항상 이런 불안함에 고통

스러워하며 좌절했었다.

그 때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정채봉 지음, 김덕기 그림, 샘터 펴냄)"를

만났다.

 

 

책제목에서 나는 날고 잇는 새인지, 멈춰서 갈 길을 찾고 날아오르지 못하는 새인지

생각했다. 나는 아마도 날아오르기 전 고민하는 새가 아닐까?

잠언집이라는 또 다른 이름답게 작가는 내게 조근조근 이야기를 하고, 내가 생각할

시간을 잠깐 내준다.

그리곤 내가 느끼는 고통과 우울, 공포와 슬픔, 부정적인 사고에 대해 꾸짖듯 하나하나

설명을 한다.

 

"사람들은 모두 저기가 만든 환경에서 살아가게 마련이라네. 자기 마을을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이 마을에 와서도 역시 좋을 리 없지.

그러나 자기가 살던 곳을 아름답게 생각하는 사람은

이곳 역시도 아름답게 가꿀 수 있지.

명심하여야 하네. 타인이란 각자가 마음속에

생각하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기 앞에 나타난다는 것을." -p.17

내게 주어진 환경에 얽매여 나는 내 주변을 타인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내게 닥친 것들이 세상인 양 때론 우울하고 때론 아프게만 봤을 뿐 단 한 번도

본질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못했다.

 

"-실수하지 말라. 이건 연습이 아니다.

 -자만하지 말라. 언제 퇴장 명령이 내릴는지 모른다." -.69

삶이라는 극장 주인은 나이고, 인생이란 무대 주인공도 나인데 나는 내 연극에

충실하지 못했다. 실수도 자만도 내가 아닌 타인에 의해 생긴 거라 나 자신을 탓하기

이전에 타인을 탓할 때가 많았다. 어리광인지 어리석음인지 알 수 없는 이 투정을 이젠

그만 둬야할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실컷 울고 난 다음처럼 후련하고, 요동치던 마음이 조금씩 자리를

잡고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나는 누군가에게 위안을 받고 싶었던 모양이다.

삶의 고통을 슬픔을 위로받은 싶은 시간이면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꺼내

습관처럼 읽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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