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7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5월 무더위에 이어 본격적인 더위에 발을 내딛는 6월에 만난 샘터 7월호.

꽃우산은 쓴 아이의 모습에 괜히 웃음이 나는 표지를 한참이나 들여다

봤다. 견우직녀달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7월의 긴 밤 이야기가 펼쳐진다.

떡볶이 고수 감관훈씨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만난

학교 앞 문구점에 있던 이름도 없는 떡볶이 집을 떠올렸다.

간식을 만들어 주시던 엄마는 절대 그 집에서 떡볶이를 사먹지 못하게

했고, 불량식품을 먹지 말자는 학교의 표어 때문인지 언니, 오빠들도

눈치를 보며 그 집 떡볶이를 먹던 기억이 난다.

어느 비내리는 날, 학교에 온 엄마 손을 잡고 무작정 우겨대며 그 집

떡볶이를 맛본 후 나는 30년 넘게 떡볶이를 사랑하는 어른이 되었다.

간장 떡볶이만 주로 만들어주시던 엄마도 그 이후 고추장을 넣은 혹은

고춧가루를 넣은 빨간 떡볶이의 달인이 되셨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빠져들어 그 일을 사랑하는 그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가 부러웠다.

할머니의 부엌수업에 등장한 김복희 할머니의 요리 중 외할머니의 밥상에

여름이면 오르던 꽈리고추 무침을 만나 무더운 여름 어느 날 동그란

외할머니의 점심 밥상을 떠올라 흉내라도 내어 만들어 볼까 고민을 한다.

나는 요리를 글로 배우는 여자니까.

샘터 7월호에서 나의 눈을 사로잡은 건 <특집 여름 밤의 야식>이었는데

긴 밤... 더위와 불면을 채워주고, 고민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위로의

시간이 야식을 먹는 시간이 아닌가 싶어 다른 이들의 야식을 엿보았다.  

지친 삶의 무게는 해가 넘어가며 더 더욱 우리의 등을 짓누른다.

삶의 무게에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찾아나선 여름 긴 밤의 야식은 그 어떤

비타민보다 그들을 위로하고 힘을 주었을 것이다.

일에 지쳐, 가족을 잃고, 소통의 부재로, 터놓고 말할 수 없어 아팠던 마음에

든든한 힘을 채워준 그들의 야식을 기억해 어느 밤 나에게 필요한 야식을

하나하나 골라 먹어볼 예정이다.

훌쩍 떠나고 싶다.

2014년의 반을 살아내며 지친 마음에 위로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밤

샘터와 함께 즐거운 추억을 꺼내보았다.

다시 기운을 얻어 걸어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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