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 - 장영희의 열두 달 영미시 선물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마음이 널을 뛴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들과 나에게 닥친 상황들로 나는 길을 잃은

사람처럼 주저앉아 엉엉 소리를 내서 울 때가 있다.

한참을 울다 저린 다리는 일으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내 길을 찾아나선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어른이 되고, 생활인이 되어간다.

위로가 필요했다.

누군가가 내 등을 토닥이며 '괜찮다, 잘했다'말해주길 간절히 바랬는지

모른다.

그러다 "다시, 봄 (장영희 쓰고 김점선 그림, 샘터 펴냄)"을 만나게 되었다.

노란 꽃이 가득한 표지를 보며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났다.

'내 인생의 봄이 언제였지?'

달력에 적힌 빼곡한 숫자들 사이를 더듬에 봄의 수를 찾아내고, 꽃이 피고

바람이 달콤해졌던 그날들을 떠올려 본다.

그리고 고인이 된 두분의 글과 그림에 빠져 들어 다시 봄을 만나러 갔다.

장영희 교수님의 열두 달 영미시는 낯설고, 간결하며 내 마음에 위로를 주었다.

시 위에 덧입혀진 글을 읽으며 더불어 김점선 화가님의 그림을 곁눈질하며

나는 잊고 있던 나의 봄을 찾아 헤맸다.

1월부터 12월로 가는 시들은 내게 생각과 눈물, 위로를 주며 흘러갔다.

그녀들의 글과 그림도 함께.

8월의 시에서 <삶이 늘 즐겁기만 하다면> 이라는 주제로 소개된

<하늘이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 - 헨리 밴 다이크>의 시를 읽으며

요즘 나를 힘겹게 하는 나의 슬픔들을 떠올려 보았다.

'내가 행복했던 적이 있었던가?'

 

'하늘에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우리 얼굴은/시원한 빗줄기를 한 번 더

느끼기를 원할 겁니다./세상에 늘 음악 소리만 들린다면/우리 마음은

끝없이 이어지는 노래 사이사이/달콤한 침묵이 흐르기를 갈망할 겁니다.

삶이 언제나 즐겁기만 하다면/우리 영혼은/차라리 슬픔의 고요한 품 속

허탈한 웃음에서 휴식을 찾을 겁니다.' 

 

짧은 시에서 주는 위안은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다.

'시련도 축복이다.'라는 말을 누군가에게서 들었을 때 나는 크게 화를

냈었다. '그 축복 너나 가져!'라며.

슬픔이 계속되는 지난 몇 년이 내 인생의 겨울이라면 이제 봄이 올 일만

남았구나 싶어 살짝 기대를 해본다.

다시 봄이 왔으면 좋겠다 혼잣말을 한다.

나는 봄이 그립다.

춥고 얼어붙은 내 마음에 위안을 준 <다시, 봄>으로 나의 봄을 상상하며

즐거운 삶을 기다려본다.

이제 다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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