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 - 반짝하고 사라질 것인가 그들처럼 롱런할 것인가
이랑주 지음 / 샘터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만나고 한동안 바라보기만 했다.
나는 살아남은 것들에 대한 관심따윈 없는 사람이니까.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시장, 마켓 이야기라는 솔깃한 표지 설명에
나는 서둘러 책을 읽기 시작했다.
과연 재미있다... 뭐랄까... 재래시장 어느 아주머니의 상점처럼
정겨웠다.
살아남은 살아있는 그들의 오랜 전통이 부럽고 따라하고 싶어졌다.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 (이랑주 지음, 샘터 펴냄)"은 그렇게 정겨운 우리네 이야기
처럼 시작된다.
VMD(비주얼 머천다이저)라는 어려운 이름보다 '상품가치 연출'이라는 해석으로
그녀는 시장과 상인의 마음을 움직이려 애쓰는 사람이다.

재래시장에 갈 때마다 나는 신세계 또는 놀이터같은 느낌을 받는다.
종종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나 정리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장을 보곤 한다.
40년 가까이 재래시장 상인이었던 할머니의 영향때문인지 마트나 백화점에서 장을
볼 때보다 정겨워 나는 재래시장을 좋아한다.
딱 하나 그녀가 언급한 상품의 배치나 세트 구성, 래시피, 1인 혹은 2인 가구를 위한
패키지 제품들이 없음이 아쉬울뿐.

그녀가 소개한 여러 나라의 마켓들은 우리의 것보다 오래되었지만 진부하거나
촌스럽지 않았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고, 트랜드를 정확하게
읽되 전통을 버리지 않은 연출로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사랑을 받는 곳들이었다.
재래시장이 죽어가는 요즘 우리에게도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
내가 사는 곳에 지하상가 역시 빈 상가가 부쩍 늘어났다.
각 열마다 비슷비슷한 구조를 가진 옷가게와 휴대폰 매장만 늘어져있을 뿐
부가적인 어떤 업종이 없어 쇼핑시 지하와 지상을 오고가는 불편함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녀가 말하는 조화와 연출 등을 떠올려 볼 때 상호보완적인 업종끼리 모여 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단순히 제품을 파는 곳이 아닌 고객의 마음을 읽고 감동을 주는 경영이
살아남은 그들의 비법인 것 같다.
'길의 여왕' 이랑주가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가 더 넓게 더 멀리 세상을 본 것
역시 그녀 자신을 위한 새로운 경영이 아닌가 싶다.